금융업계, 결제 플랫폼 경쟁... 승자없는'페이' 시장서 한판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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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계, 결제 플랫폼 경쟁... 승자없는'페이' 시장서 한판승부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5.03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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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통합 결제플랫폼 구축·페이 서비스 고도화
코로나19로 비대면거래 급증…지급결제 성장 잠재력 높아
상위 3개사가 독점하고 있는 페이 시장 개척은 숙제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빅테크가 주도하던 간편결제 시장에 금융지주사들이 속속 뛰어들면서 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은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계열사를 강점으로 통합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자회사인 우리은행, 우리카드와 함께 그룹 통합결제 플랫폼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 '개방형 플랫폼', 신한금융 '연결성' 강조

우리금융이 이번에 구축하는 플랫폼은 우리은행 계좌나 우리카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타 금융사 고객까지 이용 가능한 개방형 플랫폼이다. 

이외에도 우리카드는 페이먼트 고도화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우리카드 앱인 '우리페이'에 삼성페이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결제, 타은행 계좌결제, 교통카드 결제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우리은행 앱 원(WON)뱅킹 내에 우리카드의 '우리페이'를 구현하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타 금융그룹도 나섰다. 앞서 신한금융그룹은 지난달 20일 그룹사 통합 간편결제 서비스인 '신한페이'를 출시했다. 

신한페이는 신용·체크카드 결제와 계좌결제, 선불결제 등을 신한카드의 모든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다. 기존 신한카드의 '신한페이판'을 업그레이드해 출시했다.

신한금융은 향후 신한페이 계좌결제 서비스를 신한금융투자·제주은행·신한저축은행 계좌 보유 이용자로 확대할 예정이며, 신한쏠(SOL)등 그룹사 대표 앱과 연결성을 강화해 소비자 편의성을 지속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신한페이 이용자에게 송금·ATM출금·환전·해외송금 등의 뱅킹 서비스와 리워드·쿠폰 등 다양한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은행 계좌가 없거나 계좌 개설이 어려운 소비자를 위해 별도의 결제수단을 제공해 신한페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다. 

KB금융은 지난해 앱카드의 기능 개선을 통해 결제 편의성과 확장성을 높이고 송금, 환전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와 멤버십 기능을 추가한 종합 금융 플랫폼 'KB페이'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기존 KB국민카드가 발행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만 등록해 사용할 수 있었던 앱카드의 결제 수단을 은행 계좌와 상품권 등으로 다양화했다. 

온·오프라인 가맹점 결제 편의성도 한 단계 높여 실물 플라스틱 없이도 MST, 무선마그네틱통신(WMC), 근거리무선통신(NFC), QR코드, 바코드 등의 결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와 거래 급증…지급결제 성장 잠재력 높아

이처럼 금융그룹이 지급결제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성장 잠재력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2020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비대면 방식의 온라인 소비와 금융거래가 급증했다. 

2019년 1조4810억원이던 일평균 신용카드·체크카드 대면 결제액은 2020년 1조3980억원으로 5.6% 감소했다. 반면 비대면 결제는 7260억원에서 8490억원으로 16.9% 급증했다. 

일평균 간편결제 이용금액 역시 2019년 3171억원에서 2020년 4492억원으로 급등했다. 같은 기간 간편송금 액수는 2346억원에서 3566억원으로 증가했다. 

간편결제 이용 상위 3사에 편중…락인효과 풀 수 있을까

다만 금융권이 빅테크에 맞서 '페이 전쟁'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은에 따르면 간편결제 이용금액 증가는 일부 대형업체에 편중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해 중 전체 전자금융업자의 간편결제 이용금액 가운데 상위 3개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대비 약 10%포인트 확대(55.7%→65.3%)되는 등 간편결제 증가가 주요 빅테크 기업에 집중되는 쏠림현상이 심화됐다. 

한은은 이것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락인효과에 영향을 받은 것이며, 향후에도 이러한 추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빅테크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매일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 네이버페이 포인트 1만6000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시행 중이다.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받기 위해서는 네이버페이 가입자여야 한다. 이에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자사의 페이 서비스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이러한 이벤트를 시행했다고 분석한다. 또한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을 분석해 MZ세대의 생활과 소비 데이터를 알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금융그룹은 이에 대항해 개방형 플랫폼을 바탕으로 사용자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금은 은행이나 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그룹 내 계열사에 대해서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우리은행 계좌나 카드를 보유하지 않은 사람까지 확보해 접점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휴처를 확대해 개인뿐만 아니라 기관을 통한 접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병원이나 학교 등을 우리페이의 제휴처로 확보해서 거기 맞는 페이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한다"며 "개인을 직접 소비자로 확보할 뿐만 아니라 기업까지 대상으로 해서 우리페이 사용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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