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카드' 대신 '맞춤카드'…카드사는 PLCC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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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카드' 대신 '맞춤카드'…카드사는 PLCC 전쟁 중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4.30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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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광범위한 할인 대신 좋아하는 브랜드의 맞춤 서비스 선호"
현대카드 필두로 다양한 카드사들이 브랜드 PLCC 출시
"향후 제휴사-카드사 간 데이터 확보로 마이데이터 사업 가능"
신한카드는 30일 골프 특화 카드인 '라베'를 출시했다. 사진제공=신한카드
신한카드는 30일 골프 특화 카드인 '라베'를 출시했다. 사진제공=신한카드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카드사들이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과당 경쟁을 벌이는 것을 막기 위한 '수익성 분석체계 가이드라인'이 실행된 지 1년 여가 지나면서 연회비에 비해 많은 할인이나 기능을 제공하던 '알짜카드'가 점점 사라지는 추세다. 

대신 카드사들은 특정 업체와 제휴해 할인을 몰아주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와 맞춤형 카드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먼저 30일 신한카드는 골프 특화 카드인 '라베(LABE)'를 출시했다. 골프 관련 비용부담을 줄이면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골퍼들의 이동경로와 소비행태를 반영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 카드는 ▲국내 골프장과 골프연습장 10만원 이상 결제 시 5만원 할인(연 3회) ▲골프존 모바일 골프문화상품권(17만원, 연 1회) ▲부쉬넬 골프 거리측정기 바우처(20만원, 연 1회)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또한 골프존 GDR 아카데미에서 골프 레슨을 받거나 온라인 쇼핑몰 '골팡'에서 골프 용품을 구입할 때 10% 할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골프장 이용 시 커피 지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카드는 29일에도 이케아와 제휴한 PLCC 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국내 이케아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5만원 이상 이용하면 10% 할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케아 오프라인 매장 내 전 식품매장 할인, 전월 30만원 이상 이용 시 월 최대 3만원의 이케아 특별 할인도 제공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최근 카드 이용자들의 소비 성향을 분석하면 광범위한 할인을 받는 것보다 자신이 많이 쓰는 브랜드에서 할인이나 서비스를 받기를 더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특정 분야에 특화된 카드나 PLCC 출시 역시 이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월 말 과도한 할인이 들어간 카드의 출시를 막는 '수익성 분석체계 가이드라인'을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가이드라인의 주 내용은 카드 이용자에게 들이는 '부가서비스 비용'이 '판매수익'을 넘지 못하게 설계하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적자카드를 내지 말라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규제가 있다 보니 예전만큼 할인이 광범위하게 제공되는 카드를 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카드업계에서는 PLCC 출시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PLCC란 카드사와 기업이 협업해 만든 카드를 의미한다. 카드사가 아닌 제휴사 브랜드를 앞세워 홍보하고, 상품 설계도 제휴사 주도로 설계된다. 

단순히 제휴사가 여러 카드사에 할인을 제공하면 카드사가 상품 출시와 마케팅을 제공하는 제휴카드와는 다르다.

현재 PLCC 출시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는 현대카드다. 현대카드는 무신사·쏘카·배달의민족·스타벅스·대한항공·기아·GS칼텍스·쓱(SSG)닷컴·이마트·코스트코·현대자동차·스마일카드(이베이) 등 12개 브랜드와 제휴를 맺고 PLCC를 선보이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네이버와의 PLCC 출시도 앞두고 있다. 

현대카드가 PLCC 시장에서 선두 입지를 굳히고, 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메리어트와 이케아 등의 브랜드 PLCC를 출시함에 따라 다른 회사들도 적극적으로 PLCC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KB국민카드는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SPC그룹과 손잡고 올해 하반기 '해피포인트 PLCC'를 출시한다고 27일 밝혔다. 전월 실적에 따라 할인을 제공하는 '커피빈 PLCC'를 지난달 내놓은 지 한 달 만에 또 PLCC를 출시한 것이다. 

롯데카드도 지난달 뱅크샐러드와 손잡고 '빨대카드'를 선보였다. 이 카드는 지난해 뱅크샐러드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지출한 커피·배달앱·스트리밍·편의점 등 상위 5개 카테고리 영역에 집중해 할인을 모은 것이 장점이다. 롯데카드는 다음달 핀테크 업체인 핀크와도 공동으로 PLCC를 출시할 예정이다. 

우리카드 역시 AK플라자, 갤러리아와 제휴를 맺어 PLCC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PLCC를 통해 데이터 사업까지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사의 결제 데이터에 제휴사의 데이터를 더하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령 통신사와 카드사가 제휴를 맺는다고 가정하면 이동 데이터와 소비 데이터를 합쳐 소비자의 성향을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며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마이데이터 서비스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다. 카드업계 다른 관계자는 "PLCC는 특화 카드이기 때문에 팬덤이 있는 브랜드에서 많이 출시가 되고 그러다보니 제휴사와 카드사 모두 매출이 증대되는 효과가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향후에는 양 사의 데이터가 쌓여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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