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귀국…'국민대통합' 걸고 대선출마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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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귀국…'국민대통합' 걸고 대선출마 선언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01.12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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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교체 아니라, 정치교체 해야"…10년만의 금의환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0년에 걸친 유엔 사무총장을 마치고 1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가 공항에서 한 연설의 골자는 국민대통합이다.

그는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을 역임한후 자연인의 신분으로 귀국했다.

반 전 총장은 공항에서 귀국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유엔 사무총장으로 겪은 여러 경험과 식견을 갖고 젊은이의 보다 밝은 미래를 위해 길잡이 노릇을 하겠다"며 "저는 분명히 제 한 몸을 불사를 각오가 돼 있다고 이미 말씀드렸고 그 마음에 변함없다"고 대선 출마를 분명히 했다.

그는 현재 한국 상황을 총체적 난관이라고 규정한 뒤 "부의 양극화, 이념, 지역, 세대 간 갈등을 끝내야 한다"며 "국민 대통합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또 "패권과 기득권은 더이상 안된다"며 "우리 사회 지도자 모두 책임이 있다. 이들 모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 그리고 희생정신이 필요하다"고 이어 나갔다.

그는 "남을 헐뜯고 소위 무슨 수를 써서라도 권력을 쟁취하겠다, 그런 것이 권력의지라면 저는 권력의지가 없다"며 "오로지 국민과 국가를 위해 몸을 불사를 의지가 있느냐, 그런 의지라면 얼마든지 저는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제 우리 정치 지도자들도 우리 사회의 분열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에 대해서 그 해법을 같이 찾아야 한다"며 "정권을 누가 잡느냐, 그것이 무엇이 그렇게 중요한가"라면서 "정쟁으로 나라와 사회가 더 분열되는 것은 민족적 재앙이다. 우리에게는 더이상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라며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교체가 이뤄져야 될 때"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유감스럽게도 정치권은 아직도 광장의 민심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이해관계만을 따지고 있다. 정말로 개탄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촛불시위와 관련해 "역사는 2016년을 기억할 것이다. 광장의 민심이 만들어낸 기적,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하나가 됐던 것을 기억할 것"이라며 "광장에서 표출된 국민의 여망을 결코 잊으면 안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행보에 대해 "귀국후 국민 여러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기회를 갖겠다고 늘 말씀드려왔다. 내일부터 그 기회를 갖겠다"며 "겸허한 마음으로 제가 사심없는 결정을 하겠다. 그 결정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끝으로 “국민 여러분, 용기를 잃지 마십시오. 용기를 가지십시오. 우리 하나가 될 수 있다. 힘을 합치면 불가능은 없다”며 긍정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송현 기자

▲ /반기문 대통령만들기 팬클럽 페이스북

 

반기문, 귀국 연설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직을 마치고 그토록 그리워하던 고국의 품에 돌아왔습니다. 따뜻하게 환영해주셔서 거듭 감사드립니다. 저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인류의 평화와 약자의 인권 보호, 가난한 나라의 개발, 기후변화 대처, 양성평등을 위해서 지난 10년간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지난 10년은 저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전쟁의 참화를 통해서 우리의 안보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꼈고 또 이런 것이 국민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몸소 터득했습니다.

성공한 나라는 왜 성공했는지 그리고 실패한 나라는 왜 실패했는지, 그런 걸 제가 가까이에서 지켜보았습니다. 지도자의 실패가 민생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 것도 제가 손수 보고 느꼈습니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우리의 안보, 경제, 통상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해서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를 더욱더 공고히 해서 여기에 따르는 우리가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습니다. 10년 만에 고국에 돌아와서 이 조국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고 저의 마음은 대단히 무겁습니다. 가슴이 아픕니다. 그동안 우리가 이룩한 국제적 위상 뒤에는 그만큼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가 누워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라는 갈가리 찢어지고 경제는 활력을 잃고 사회는 부조리와 부정으로 얼룩져 있습니다. 젊은이의 꿈은 꺾이고 폐습과 불의는 일상처럼 우리 곁에 버티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총체적인 난관이라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민생이 흔들리는 발전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부의 양극화, 이념, 지역, 세대 간 갈등을 끝내야 합니다. 국민 대통합을 반드시 이뤄내야 합니다. 패권과 기득권 더 이상 안 됩니다. 우리 사회 지도자 모두가 책임이 있습니다. 이들 모두 이제는 책임감,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 그리고 희생정신이 필요합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희망을 가지고 자신감을 가지고 미래의 진정한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우리가 노력하고 제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겪은 여러 가지 경험과 식견을 가지고 젊은이의 보다 밝은 미래를 위해서 길잡이 노릇을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힘을 합친다면 반드시 이 난국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슬기와 용기, 단합된 힘으로 이겨낸 그런 유전자가 우리 몸에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간 저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쌓아온 국제적 경험과 식견을 어떻게 나라를 위해서 활용할 수 있을까, 진지하게 성찰하고 고뇌해 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에게 권력 의지가 있느냐 이렇게 물어봤습니다. 그분들이 말씀하신 권력의지가 이 분열된 나라를 하나로 묶어서 다시 세계 일류 국가로 만드는 데 노력을 하는 그런 의지가 있다면 저는 분명히 제 한 몸을 불사지를 각오가 돼 있다고 이미 말씀을 드렸고 그 마음에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이 말씀하시는 권력의지가 소위 남을 헐뜯고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정권을 쟁취하겠다, 권력을 쟁취하겠다, 그런 것이 권력 의지라면 저는 권력 의지가 없습니다.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한 몸을 불사를 용의가 있느냐, 그런 의지라면 얼마든지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그간 지극히 편파적인 이익을 앞세워서 일부 인사들이 보여준 태도, 유엔과 제 가슴에 큰 상처를 안겨주었습니다.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헌신하고자 하는 저의 진정성, 명예 또 유엔의 이상까지 짓밟는 이런 행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 10년간 세계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가난하고 병들고 악재에 시달리는 수많은 사람의 인권과 존엄을 보호하면서 약자를 대변하고 그들의 목소리가 되기 위해서 노력을 했습니다.

힘이 없어 자기 자신을 보호할 수 없는 사람의 보호자가 되었고 목소리가 없는 사람의 목소리가 되어 왔습니다. 어디를 가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그 사회의 지도자가 마땅히 해야 될 일을 제가 늘 촉구했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 지도자들도 우리 사회의 분열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에 대해서 해법을 같이 찾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권을 누가 잡느냐, 그것이 무엇이 그렇게 중요합니까? 다 우리 대한민국 한나라, 한민족입니다.

전쟁으로 나라와 사회가 분열되는 것은 민족적 재앙입니다. 우리에게는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닙니다.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교체가 이뤄져야 될 때라고 생각을 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정치권은 아직도 광장의 민심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이해관계만을 따지고 있습니다. 정말로 개탄할 일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의 귀국 즈음해서 제 개인에 대해서 여러 이야기들이 떠돌고 있고 또 방송이나 신문에 보도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진실과는 전혀 관계없다, 그동안 저의 경험과 식견을 정치 참여를 통해서 조국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저의 순수하고 참된 소박한 뜻을 왜곡·폄훼하는 내용들이었습니다.

지난 50여 년간 대한민국에서 그리고 유엔에서 국가와 민족, 세계 일류를 위해서 공직자로서 일하는 가운데 양심에 부끄러운 일이 없다, 이런 점을 제가 다시 한 번 명백하게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그동안 귀국 후 국민 여러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기회를 갖겠다고 늘 말씀을 드려왔습니다. 내일부터 그 기회를 갖겠습니다. 그리고 겸허한 마음으로 제가 사심 없는 결정을 하겠습니다. 그 결정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역사는 2016년을 기억할 것입니다. 광장의 민심이 만들어낸 기적,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하나가 됐던 좋은 국민을 기억할 것입니다. 광장에서 표출된 국민의 여망을 결코 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정유년 새해 우리의 의지는 희망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 누구도 그 어떤 나라도 아닌 진짜 좋은 나라, 진짜 좋은 국민을 위해서 우리 같이 노력합시다.

저는 아까도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한국 국민이 과거에 수많은 위기를 당하면서 그때마다 우리 국민 특유의 저력, 용기를 발휘한 것을 보아왔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국민의 애국심을 깊이 믿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을 저는 그렇게 비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습니다. 한국 국민이 잠시 서로 이견이 있고 또 다툼이 있지만 이런 정쟁을 중단하고 우리 국민 본래의 뜻과 결의 그리고 애국심을 발휘한다면 마치 아침 새벽의 태양이 어둠을 뚫고 솟아나듯이 다시 밝은 새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국민 여러분, 용기를 잃지 마십시오. 용기를 가지십시오. 우리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힘을 합치면 불가능은 없습니다.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따뜻하게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반 전 총장께서 여러 차례 말한 바 있다.

▲ 박근혜 대통령님과 전화 통화한 내용에 대해서 많은 여론이 있고 또 비판도 있고,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분쟁이 있는 당사국 간에 협상을 통해서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이런 노력, 그리고 어떤 완벽한 결론은 아니더라도 중간단계라든지, 그래서 양국 간에 합의가 이뤄지는 경우에 저는 늘 그런 협상을 통한 합의를 환영하고 격려해왔다.

그런 면에서 제가 한일 양국 간에 오랫동안 현안이 됐던 이 문제에 대해서 합의가 이뤄진 데 대해 환영을 한 것이다. 다만 궁극적인, 완벽한 합의는 그것이 우리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줄 수 있는 이런 수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부산의 소녀상 건립 관련해서 일본 정부로부터 여러 가지 이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너무 근시안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과거를 직시한 바탕으로서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이 문제가 더 발전되고 합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 유엔 사무총장은 선출직에 출마하지 않도록 권고하는 유엔 조항이 있다.

▲ 1946년 유엔총회에서 결의가 채택된 건 여러분 잘 아시리라 생각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 아주 유권적인 답변은 유엔 당국에서 할 것으로 저는 생각한다. 그러나 공식적인 것보다 개인적으로 해석한다면 그 문안을 읽어보시면 그 문안의 해석에 여지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래서 공식적인 말씀은 제가 여기서 안 드리겠지만, 그것이 저의 어떤 정치적인 행보, 특히 선출직과 관련된 정치 행보를 막는 그런 조항은 아니다. 그러나 공식적인 답변은 제가 여기서 하는 것이 적절치 않고, 유엔 당국에서 할 것으로 저는 기대한다. 제가 아직까지 어떤 출마를 하겠다 하는 발표를 한 것은 아니니까 그런 점 양해 바란다.

- 국내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에 대해.

▲ 그것은 여러분들 제가 좀 실망스럽다. 그 공직선거법에 보면 저는 중앙선관위에서 아마 어떤 국회의원분이나 또 언론에서 문의가 있었을 때 분명히 자격이 된다. 이렇게 몇 번 유권해석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그 문제를 가지고 나온다는 것은 너무 바람직스럽지 않고, 공정한 언론이나 여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가 여러분 공식적으로 말씀드릴 게 아니라 여러분께서 중앙선관위에 다시 한 번 문의해보시라. 똑같은 답이 나올 것이다.

-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를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 박연차씨가 저한테 금품을 전달했다니 도저히 제가 이해할 수가 없고 왜 제 이름이 거기에 등장했는지 알 수가 없다. 이 문제에 관해선 제가 이미 분명하게 제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제 말씀이 진실에서 조금도 틀림이 없다. 제가 분명하게 말씀을 드리고, 제가 얼마든지 거기에 대해서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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