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만큼 돌려준 故 이건희 회장...15조 규모 사회환원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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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만큼 돌려준 故 이건희 회장...15조 규모 사회환원 의미는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4.2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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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 유산 중 미술품 가치, 대략 3조원대 추정
감염병 치료에는 7천억, 소아암 환우 위해 3천억 기부
고 이건희 회장의 유족 측이 12조원 규모의 상속세 납부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사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이 사상 최대 규모의 상속세 납부와 사회 환원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 등 유족측을 대신해 28일 12조원 규모에 이르는 상속세 납부 방안과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미술품 기부 계획 등을 공개했다. 

고인은 생전인 2017년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 세계 억만장자 지수에서 자산가치 185억 달러(약 21조3600억 원)로 전세계 부자순위 45위에 오른 바 있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S 등 고 이건희 회장 보유의 주식가치는 22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그 밖에 부동산, 미술품 등 고인이 남긴 주식을 포함한 총 자산 규모는 3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 따르면 이날 세금납부와 기부 등 유족들이 발표한 사회환원 규모가 고인이 남긴 재산의 60% 수준이다.  

국보급 문화재부터 피카소 작품까지

그간 고 이건희 회장이 보유 중인 국보·보물 등 고미술품과 서양화·근대 미술 작품 등 ‘이건희 컬렉션’의 정확한 규모는 알려진 적이 없다. 

유족은 이중 일부로 추정되는 고미술품과 서양화 작품, 근대미술 작품 등 총 1만1000여건, 2만3000여점을 국립기관 등에 기증한다. 이들 미술품의 가치는 대략 3조원대로 추정된다.

특히 고인은 선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를 이어 고미술품 수집에 오랜 기간 공을 들였다. 고 이 회장은 1980년대 무렵 ‘국보 100점 수집 프로젝트’를 추진할 우리 고미술품에 애착을 보였다. 전체 국보 문화재 중 11.2%, 보물 문화재 4.9%를 삼성에서 소유하고 있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수집품 중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되는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사진=연합뉴스 

고 이건희 회장은 이번에 유족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기로한 국보 14건, 보물 46건 등을 포함해 생전 국내 개인 수집가 중 가장 많은 국보급 문화재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컬렉션'에는 국보 30점, 보물 82점 등이 포함된다. 

기증 목록에는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의 '황소', 장욱진의 '소녀'·'나룻배' 등 한국 대표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포함됐다.

박수근 작품의 경우 ‘빨래터’가 2007년 낙찰가 45억2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이중섭의 황소는 지난 2018년 47억원에 거래됐다. 김환기의 구상화 '항아리와 시'는 지난 2018년 경매에서 39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고인의 소장품 가운데 마크 로스코, 알베르토 자코메티, 프랜시스 베이컨 등 유족 측이 공개한 기증 목록에서 빠진 주요 서양 현대미술 작품들은 삼성가와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관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병 치료와 소아환우를 위해 1조원 기부 

이 부회장 등 유족들은 상속받은 유산 중 1조원가량을 의료 공헌을 위해 쓰기로 했다. 7000억원은 인류를 위협하는 감염병 대응을 위해 기부한다. 

그중 5000억원은 국내 최초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전문병원' 건립에 쓰인다. 음압수술실과 첨단 설비를 갖춘 150병상 규모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병원이 될 전망이다.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과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과치료제 개발 등 연구활동에 지원한다. 

소아암·희귀질환으로 고통받는 어린이 환자를 위해선 3000억원이 기부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10년간 소아암이나 희귀질환 어린이 중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아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 외에도 항암 치료, 신약 치료 등의 비용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백혈병·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환아 지원에 1500억원, 크론병 등 14종류의 희귀질환 환아 지원을 위해 600억원을 기부한다. 앞으로 10년간 소아암 환아 1만2000명, 희귀질환 환아 5000여명 등이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주요계열사 지분 배분율은 아직 미정

한편 유족 측은 고 이 회장의 삼성생명,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어떤 비율로 배분할지는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이 부회장 등 유족 4인이 공동 보유하되 법정 비율에 따를지, 총수인 이 부회장에게 몰아줄지 등을 추가로 논의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 지분 배분 비율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수감중인 이 부회장은 홍라희 여사 등 유족들과의 만남이 제한되면서 관련 논의를 거쳐 배분 비율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고 이건희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생명, 전자 등의 상속 지분에 대해 논의된바 없다"면서 "사회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범위내에서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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