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100일] ② '증시 대통령' 등장...취임 후 주가상승률, 75년만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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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100일] ② '증시 대통령' 등장...취임 후 주가상승률, 75년만 최고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4.27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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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주가 상승률 24.1%,
지난 75년간 역대 최고 상승률
대규모 부양책·통화 완화정책 등 우호적 환경 덕택
초반 성적표가 줄곧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 관건
증세·인플레이션 등은 우려 요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100일간 주식시장 성적표가 지난 75년간의 역대 대통령의 취임 100일 성적표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100일간 주식시장 성적표가 지난 75년간의 역대 대통령의 취임 100일 성적표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초반 증시 성적표가 70여년만에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성과를 강조하기 위해 증시 상승률을 자주 애용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수익률을 훌쩍 뛰어넘은 것은 물론 1950년대 이후 취임 후 100일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던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의 상승률도 앞질렀다.

당초 대선 기간 민주당이 백악관부터 상·하원 양당을 모두 휩쓰는 블루웨이브가 주식시장에는 리스크 요인이라는 평가도 나왔지만, 이것이 기우였음을 입증한 셈이다. 

바이든 취임 후 주가 상승률 24.1%..최고 수준

CNBC는 26일(이하 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현재까지의 주식시장 상승률이 지난 195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4.1%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 75년간의 모든 대통령의 취임 100일간 주가 상승률을 웃도는 수준이라는 것. 

특히 높은 주가 상승률을 과시하며 자신을 경제 대통령이라고 자화자찬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취임 후 100일간 상승률인 11.4%도 크게 웃돌았다. 기존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100일간 주가 상승률 18.5%도 훌쩍 넘어섰다. 

바이든 대통령의 증시 성적표가 뛰어난 것이 바이든 대통령의 힘인지는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주식시장 역시 전례없는 위기를 맞이했고, 이후 백신이 개발되면서 경제 회복 기대감이 살아나는 시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을 한 만큼 훌륭한 증시 성적표가 바이든 대통령 덕택인지는 알 수가 없다는 것. 

내셔널 시큐리티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아트 호건은 "누가 대통령이 됐던 관계없이 주식시장에는 상당한 훈풍이 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미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기 이전부터 경기부양책이 추진되고 있었으며,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역사상 가장 느슨한 통화 정책을 이어오고 있었다.

여기에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코로나19 관련 부양책을 비롯해 인프라 투자법안 등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에게는 더 없이 긍정적인 증시 환경이 펼쳐졌다는 것이 월가의 분석이다. 

물론 바이든 대통령이 주식시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 접종 가속화를 위해 박차를 가했는데, 이 덕분에 하루 약 300만명의 미국인들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미국의 경제지표를 여타 국가에 비해 긍정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미 증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강화하게 만든 요인이 됐다. 

호건 전략가는 "백신 접종 가속화는 앞으로 경제가 더 살아나면서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희망을 주고 있다"며 "백신과 바이러스의 줄다리기에서 마침내 백신이 승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역대 대통령의 취임 후 100일간 S&P500 지수 상승률. 자료=팩트셋, CNBC
미국 역대 대통령의 취임 후 100일간 S&P500 지수 상승률. 자료=팩트셋, CNBC

한 때 월가가 걱정했던 블루웨이브, 오히려 긍정적

지난해 대선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백악관과 상·하원 양당을 민주당이 휩쓰는 블루웨이브가 실현될 경우 주식시장에는 리스크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민주당의 경우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주도해온 빅테크 기업들에 대해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줄곧 시사해온데다, 민주당이 중시하는 대규모 투자안을 위한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1조9000억달러 경기부양책에 이어 2조2500억달러 인프라 투자안, 1조달러 미국 가족 계획까지 초대형 부양안을 잇달아 내놓았고, 이를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증세를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시화되는 증세 우려에 주식시장은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심리가 여전히 우호적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호건 전략가는 "인프라 시설에 대한 투자를 비롯해 민주당 의원들이 아낌없이 그려내고 있는 정책들은 미래지향적인 투자자들에게 시장에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더 많은 이유를 제공한다"며 "경제 재개를 위한 훈풍이 불고 있다"고 평가했다. 

JP모건은 "인프라 및 각종 사회적 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증세, 그리고 보다 강화된 규제 환경이 2021년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것이 지수의 하락을 이끌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세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백신 접종을 통한 경제 재개 등의 우호적인 환경을 감안한다면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

JP모건은 "미국 주식 스트래티지스트들은 S&P500의 연내 목표인 4400선에 아무런 변화도 주지 않고 분석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초반 성적 유지가 관건...과제도 많아

지금까지의 증시 성적표는 여느 대통령보다도 훌륭했지만, 앞으로 지켜봐야 할 요인은 적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가장 대표적인 우려는 주식시장이 너무 빠르게 달려왔다는 점, 그리고 연준이 완화정책을 거둬들일 수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특히 이번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돼있는 가운데, 연준이 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할지 여부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모하메드 엘 에리안 알리안츠 경제 고문은 "만일 우리가 브레이크를 밟는다면 시장을 정말로 혼란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나는 그들이 도로에서 브레이크를 세게 밟기보다는 지금부터 천천히 밟는 것을 보고 싶다"고 평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인상나 자산매입 축소 등과 관련해 '시기상조'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점진적으로 이것을 시작할 수 있음을 시사할 필요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연준 관계자들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일시적이라고 말하지만, 반도체나 다수 소비재 등 공급 중심의 인플레이션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며 우리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세계에 이르게 된다면 그들은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같은 우려들이 증폭된 상황인 만큼 취임 초반의 훌륭한 성적표가 계속 지속될 수 있을지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CNBC는 "투자자들은 세금정책, 야심찬 기후변화 대응과 규제, 경기과열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수많은 장애물들을 소화해야 한다"며 "그것에 따라 바이든과 증시의 편안한 관계가 얼마나 지속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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