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운의 미래를 보는 미술] 돈과 예술, 모두를 품은 팝아트...그리고 앤디 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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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운의 미래를 보는 미술] 돈과 예술, 모두를 품은 팝아트...그리고 앤디 워홀
  • 최고운 큐레이터, 미술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4.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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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미술시장 가장 핫한 사조 '팝아트'
60년간 리히텐슈타인, 앤디 워홀등 팝아티스트 이끌어
"대중문화를 예술로 승화"...현대 미술 계속 이끌어 갈 듯
최고운 미술 칼럼니스트
최고운 미술 칼럼니스트

[최고운 미술 칼럼니스트] 지난 2월 26일에 오픈해 한달 매출만 1100억원으로 화제가 됐던 ‘더현대 서울’에서 <앤디 워홀: 비니닝 서울> 전시가 인기몰이중이다.

이 전시는 유명 미술관인 ‘이탈리아 로마 비토리아노 콤플렉스(Complex of the Victorian Ala Brasini)’, ‘나폴리 라피스 미술관(LAPIS Museum)’, ‘코르티나 담페초 마리오 리몰디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 Mario Rimoldi)’을 순회했던 작품들의 서울 전시회다.  

지금까지 미술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며, 현재의 컨템포러리 아트(Contemporary Art)를 있게 했다. 그중에서도 1950년대에 등장한 팝아트(Pop Art)는 현대인의 삶을 표현하는 보편적인 방식으로, 그 당시 시각예술의 대상이 되지 못했던 대중문화를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대중적으로 강력히 영향력을 갖는 미술 형태로 자리매김했다.

1950년대 등장한 '팝아트', 수십년간 미술시장 성장 이끌어

앤디 워홀, 캠벨 수프-치킨 앤 덤플링, 1968, 88.9x58.4cm, 종이에 실크스크린개인 소장 © 2021 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 사진제공= ANDY WARHOL : BEGINNING SEOUL 사무국
앤디 워홀, 캠벨 수프-치킨 앤 덤플링, 1968, 88.9x58.4cm, 종이에 실크스크린개인 소장 © 2021 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Inc. 사진제공= ANDY WARHOL : BEGINNING SEOUL 사무국

팝아트가 역사와 시장,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었던 것은 1960년대 '추상표현주의'라는 예술적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미술계에 새로운 가치 창조의 기준을 제시한데 힙입었다. 기존의 주관적이고 개성적인 표현이 아닌 사회, 문화에 개방적인 대중주의적 자세를 취해 빠른 속도로 대중문화 속으로 스며들었다.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로 만화의 장면을 시각적 텍스트와 함께 배치한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 실크스크린을 활용해 유명인의 초상화나 소비상품의 이미지를 작업 주제로 삼은 ‘앤디 워홀(Andy Warhol)’, 그래피티 아트(Graffiti art), 즉 낙서화의 형식을 빌려 새로운 회화 양식을 창조한 ‘키스 해링(Keith Haring)’과 ‘장 미쉘 바스키아(Jean Michel Basquiat)’는 미술인이라면 반드시 갖춰야만 했던 예술성, 형식에 대한 고민, 고상한 작품성으로부터 탈피했다.

대신 영화, 텔레비전, 만화, 애니메이션, 신문, 잡지, 옥외광고물의 상업적 소재들을 적극적이면서도 폭넓게 받아들였다. 이러한 팝아트의 창조 이념과 소비문화, 매스미디어로 특정되는 현대 문명을 인쇄와 영상매체를 통해 상징적 기호들로 나타냈다.

지난해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깔롱 드 팝아트》 전시 전경.
지난해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깔롱 드 팝아트》 전시 전경. 앤디 워홀, 장 샤를르 드 카스텔바작, 키스 해링, 케니 샤프, 장 미쉘 바스키아 등의 원화를 한자리에 모아 큰 화제를 모았다. ⓒpicaproject

팝아트 최고 스타예술가 앤디 워홀

세계 미술시장에서 팝아트는 높은 가격 지수 성장률과 상승세를 꾸준히 보여준다. 1985년에서 1990년 사이에는 무려 40%의 성장률을, 2002년에서 2007년 사이에는 21%의 성장률을 보이며, 다른 사조의 작품들에 비해 상당히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

현재에도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는 작품군은 단연 팝아트이다. 특히 앤디 워홀 작품은 1962년부터 1967년에 제작된 수프 캔, 유명인 시리즈, 비극 시리즈 등이 대표작으로 손꼽히면서 미술경매에서 초고가에 낙찰되고 있다.

앤디 워홀은 고급문화와 저급문화를 구분치 않고 당대의 시각 문화와 대중의 가치관을 그대로 반영해 변형, 차용을 통해서 상징적인 이미지로 만들어냈다. 앤디 워홀은 코카콜라, 달러 기호, 식품, 구두, 잡화, 유명인, 신문 스크랩 등 그 당시 미국 대중문화와 연관 있는 친숙한 이미지와 주제들로 20세기 미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작품으로 표현하며 미국 문화의 가치를 상승시켰다. 대중들이 TV에서 보았던 그래픽디자인과 같은 형태를 선명한 색채로 구현 가능한 실크스크린 기법을 주로 사용했다.

그렇기 때문에 앤디 워홀 작품 속에서 텔레비전, 광고, 만화, 인스턴트 음식, 대중매체 등의 소재는 작품 가격 형성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어느 보고서에서는 앤디 워홀 작품은 유명인, 사물, 정물, 풍경,광고 이미지 순으로 높은 가격을 이룬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다.

팝아트, 기술발전에 따라 계속 인기 끌 것 

오늘날 미술시장은 경제적 자산이라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미래의 안전한 투자수단으로 바라보는 아트테크(Art Tech)이자, 그리고 국가 경쟁력을 평가하는 기준이라는 문화경제학적 관점에서 문화 산업의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팝아트의 부흥기였던 1960년대보다 훨씬 더 풍요롭고 기술화된 사회에 살고 있다. 팝아트 이후로도 미술은 계속 변모해왔고, 기술 발전과 함께 영역을 넓혀 왔다. 팝아트가 추구해오던 양식과 상징성은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과 현재의 문화예술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중요성을 재차 강조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문화경제의 시대에 맞춰 미술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요즘, 6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팝아트는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전시되고 있고, 작품 가치는 오히려 더 높아만 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느끼면서 미술시장을 돌아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미술 투자의 안목을 넓힐 수 있는 첫 번째 열쇠다. 

앙드레 사라이바 국내 최초 내한전시 《Mr. A loves Seoul》(2021) 전시 전경.세계적인 팝아트이자 그래피티 아트스티인 앙드레 사리이바의 국내 최초 내한 전시가 개최돼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picaproject
앙드레 사라이바 국내 최초 내한전시 《Mr. A loves Seoul》(2021) 전시 전경.세계적인 팝아트이자 그래피티 아트스티인 앙드레 사리이바의 국내 최초 내한 전시가 개최돼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picaproject
● 필자인 최고운은 11년 차 큐레이터다. 권진규 미술관(춘천), 경남과학기술대학교 미술관(진주), 록갤러리(서울) 등에서 한국 근현대미술의 정체성 재조명 전시기획 독립큐레이터 활동(2014-15) 및 (재)한원미술관, 종이나라박물관, 학고재 등에서 재직했다. 현재 문화예술 저변 확대를 목표로강의하며 미술 칼럼니스트, ㈜피카프로젝트 선임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연구 보조/자료 리서치 임선미 RA(Research Assist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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