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30달러짜리 '스마트태그' 사업 버리지 않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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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30달러짜리 '스마트태그' 사업 버리지 않는 이유는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4.2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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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태그, 향후 IoT·금융서비스와 연계...사업영역 넓어
삼성 '갤럭시태그+'·애플 '에어태그' 출시
반려동물·잃어버린 물건 찾는 것 이상의 전략
삼성페이처럼 갤럭시 이용자 '락인(Lock in)'효과 
"서비스와 페이먼트가 결합한 시장 열릴 것"
현대차는 삼성전자·애플과 함께 '스마트 키'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사진=현대차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글로벌 스마트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사물위치추적 액세서리 ‘태그’ 시장으로 경쟁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근거리무선통신인 UWB(초광대역·Ultra-Wideband)을 기반으로한 위치추적 액세사리 기술이 향후 서비스와 결제 시스템을 통합하는 중심 기술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애플은 온라인 제품 공개 행사에서 업계 전문가들과 언론이 예상치 못한 제품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서 애플은 5세대 아이패드 프로를 공개한 뒤 행사 말미에 사물이나 반려동물 등을 추적 가능한 새로운 액세서리인 '에어태그'(AirTag)를 깜짝 공개했다.

일부 외신이 애플이 사물위치추 적액세서리를 만들고 있다고 보도한 적이 있지만 이날 공개될 것이라 예상한 매체는 없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태그+'(왼쪽)와 애플의 '에어태그'. 사진= 삼성전자, 애플

국내 출시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이 제품의 미국 출시 가격은 개당 29달러(약 3만2000원), 4개를 묶은 한 세트는 99달러(약 11만원)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갤럭시 스마트태그+(Galaxy SmartTag+)'를 국내 출시했다. 지난 1월 출시한 스마트태그 제품에 UWB 기술을 추가해 더 정밀한 위치추적이 가능해졌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이 제품의 가격은 3만9600원이다. 

삼성페이처럼 갤럭시 이용자 '락인(Lock in)'효과  

IT업계에서는 삼성과 애플이 계획하는 UWB기반 제품 생태계가 단순히 반려동물이나 자동차 열쇠의 위치를 찾는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고 말한다. 양사가 출시한 위치추적 액세서리는 모두 자사의 스마트폰, 태블릿 등 기기와 연동되며 블루투스와 UWB 기술을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앱에 등록한 자사의 스마트 에어컨, TV, 냉장고, 로봇청소기 등을 스마트태그를 통해 제어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집에 있는 에어컨을 갤러시 스마트폰의 스마트싱스와 연동했다면, 스마트태그의 버튼을 누르는 방식으로 에어컨을 켜고 끌 수 있는 것이다. 스마트 가전의 보급이 늘어나면 스마트태그를 활용한 제어 기능 역시 쓰임새가 많아진다. 

UWB는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보다 보안성이 뛰어나고 정밀한 거리 인식과 방향인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기간 통신에 UWB 기술을 활용할 때 보안성을 유지하면서 정밀한 위치정보를 제공 가능하기 때문에 위치추적, 결제, 세부 기능 조작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앱에 스마트태그+를 연결한 모습. 사진=삼성전자뉴스룸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페이 처럼 스마트태그 역시 갤럭시 사용자들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제공하는 제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수익성 보다는 기기간 연결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기획한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스마트폰 판매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고객들은 삼성페이 때문에 아이폰으로 바꾸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 평준화 되면서 삼성페이의 편리함은 무시할 수 없는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적용될 시장은 '스마트 키'

가까운 미래에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탑재한 가전 제품 보급이 늘면 스마트태그 등 UWB 기술 기반 제품 역시 소비자가 갤럭시 생태계를 벗어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애플과 삼성이 UWB 기술을 활용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가장 먼저 진출할 시장은 스마트카 시장”이라며 “향후에는 서비스와 페이먼트 시스템을 묶어주며 IoT 기기를 연결하는 중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IT업계에서는 삼성과 애플이 참여하면서 UWB관련 기술 시장이 가장 먼저 적용되는 제품을 '스마트키'라고 전망한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자동차 연계 컨소시엄(Car Connectivity Consortium·CCC)’에 참여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CCC는 차량 잠금·해제, 엔진 시동, 원격 스마트 키 서비스 등을 스마트폰·스마트워치로 할 수 있는 기술 표준을 정하는 국제협회다.

현대자동차, 아우디,폴크스바겐, GM 등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회사, SKT, 도이치텔레콤 등 통신사를 포함해 120여개 기업이 참여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 8월부터 제네시스·아우디·BMW·포드 등의 최신 차종에 갤럭시S21+와 울트라 모델의 스마트키 기능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애플 역시 BMW·테슬라에서 아이폰 스마트키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디지털 키를 갤럭시 이용자와 공유하는 기능도 지원할 계획이다. 

"서비스와 페이먼트가 결합한 시장 열릴 것"

올 8월 이후에는 스마트태그 없이도 디지털 방식으로 차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다. 다만 현재 스마트태그와 로봇청소기, 스마트 에어컨을 연결해 제어하는 것처럼 스마트태그와 연동한 차량 제어 역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삼성과 애플이 CCC에 참여하면서 스마트 키가 메가트렌드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UWB 기술을 활용하면 애플과 삼성이 서비스와 페이먼트를 결합하는 큰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모빌리티서비스가 발전하면서 차량 공유 시장이 성장세를 거듭하는 가운데 이들 차량의 스마트키에 삼성과 애플이 UWB 기술을 적용하고 결제가 필요할 때는 삼성페이나 애플페이와 연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 나아가 보안성이 높은 UWB 기술은 도어락과 연동해 1회용 비밀 번호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가능하다. 에어비앤비 같은 숙박 공유 시스템이나 쿠팡 등이 제공하는 물류 배송 서비스에도 적용이 가능한 것이다.  

사물인터넷(IoT) 보급이 증가하고 스마트카 시대의 본격적인 개화에 앞서 스마트태그 시장 선점을 위한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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