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드리우는 코로나19 공포..글로벌 시장은 왜 떨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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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드리우는 코로나19 공포..글로벌 시장은 왜 떨고 있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4.21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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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무시했던 글로벌 금융시장, 이번엔 달라
인도, 코로나 확산세에 백신공급 차질 우려도 나와
이미 경기회복 기대감 가격에 반영한 상황에선 큰 부담
인도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 역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사진은 인도 뉴델리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 사진=연합뉴스
인도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 역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사진은 인도 뉴델리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20일(이하 현지시간)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청했다. 뉴욕증시와 유럽증시 등 전세계 주식시장은 물론 원자재 시장까지 모두 일제히 하락했다.

시장을 뒤흔든 것은 '코로나19'다. 지금까지 시장은 마치 코로나19 위험은 존재하지 않는 듯 고공행진을 펼쳐왔는데, 이제 다시 코로나19의 그림자가 시장에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주요 해외 언론들은 "이제서야 코로나19에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도, 코로나19 확진자 수 기하급수적 증가

WSJ은 "기업들의 인상적인 어닝 서프라이즈를 코로나19 리스크가 모두 없애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확산세는 꾸준히 주식시장 곁을 맴돌고 있던 악재였지만,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으며 철저히 무시했다. 오히려 미국의 빠른 백신 접종과, 경제회복 기대감에 주목하며 레벨을 꾸준히 높여갈 뿐이었다. 

코로나19에 무심했던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이에 반응하기 시작한 것은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이 들려오면서 부터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최근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일 기준 하루 29만429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는 인도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9월 9만여명의 신규 확진자 수와 비교하더라도 세 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다.

인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의료 시스템 붕괴도 현실화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인도의 수도인 뉴델리 병원에는 환자들이 넘쳐나고 있으며, 일부 지역의 의료진들은 '산소 비상사태'에 직면했다고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한 시신들이 몰려들면서 화장장은 밤낮없이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BC에 따르면, 당시 상황을 취재하던 인도의 한 사진기자는 "화장장 주변 하늘이 주황색으로 변한 듯 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인도의 상황이 이토록 급박해진 것은 인도발 이중변이 바이러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인도발 이중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전염력이 강하며, 기존과는 달리 젊은 층에게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빈즈 케즈리왈 델리 주지사는 "지난 15일간 통계에 따르면, 신규 확진자 중 65%가 45세 이하였다"고 설명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 1월에 코로나19 상황이 다소 안정되자 2020년 행했던 봉쇄 조치를 대부분 해제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 14일 힌두교 최대 축제인 '쿰브멜라'에 참가한 신도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갠지스강에서 목욕 의식을 치르기도 했다.

일부 주에서는 지방 선거가 진행중이어서 유세장에 대규모 인파가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케랄라주의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소속인 파타후덴 박사는 "2월 코로나는 여전히 우리 곁에 있었고,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쓰나미로 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며 "안타깝게도 그 쓰나미는 지금 우리를 강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인도 코로나19 확산세...전세계에도 심각한 타격"

인도에서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점은 전 세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주요 언론들은 입을 모은다. 인도는 세계 최대의 백신 생산국이기 때문이다.

자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면서 인도에서 생산된 백신은 수출이 연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이는 백신 확보를 위해 애쓰는 전세계 다른 국가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마켓워치는 "인도가 백신 최대 생산국이라는 점에서 전세계 다른 국가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인도에서의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점은 다른 국가들의 백신 접종 노력을 무색케 한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인도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자국민 우선접종을 위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수출을 중단키로 했다.

인도는 세계 백신 수출량의 60%를 생산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백신 외주 제조회사인 인도의 세룸인스티튜트(SII)는 백신 공동 구매 및 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에 물량을 공급한다.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백신 수출에 차질이 발생될 경우 특히 개발도상국의 타격이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BBC는 "백신의 주요 생산국인 인도는 백신 수출을 연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는 특히 개발도상국의 백신 접종 노력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비단 인도만의 상황은 아니다.

ABC뉴스는 "브라질과 프랑스를 포함한 세계 곳곳의 나라들이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전세계적으로 520만명 이상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됐으며, 이는 주간 기중 가장 많은 수치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신규 확진자 수는 8주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사망자 수 역시 5주 연속 늘어 300만명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100만명 사망에 9개월이 걸렸고, 200만명 사망에는 4개월이 걸렸지만 300만명 사망에 3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면서 "증가세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회복 기대감 반영해온 글로벌 금융시장...영향은?

세계 최대 백신 생산국인 인도를 비롯해 전세계의 코로나19 위기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지금까지 전세계 금융시장은 백신 접종 가속화와 경기회복 기대감을 근거로 고공행진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현재 가격대에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모두 반영돼있는 상태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재차 심각해질 경우 일정 수준의 되돌림은 불가피하다.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 지수는 지난 20일 17.35를 기록, 3주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이 이전과는 달리 코로나19 위기에 불안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금융거래 플랫폼 IG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조슈아 마호니는 "특히 유럽 금융시장은 큰 타격을 입었다"며 "최근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상기시켜줬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범유럽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일 1.9% 급락했는데,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원유시장 역시 타격을 입었다.

13억명의 인도 경제에 대한 전망이 석유 수요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면서 지난 20일 원유 선물 거래는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필 플린 프라이스 퓨처스그룹의 수석 시장 분석가는 "시장은 인도에서 더 많은 봉쇄조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유럽연합(EU)은 코로나19 억제를 위해 애쓰고 있고 봉쇄조치와 통행금지 등의 각종 조치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며 "백신 접종 속도가 빠른 미국에서도 확진자가 증가 추세인데, 이것은 더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우려했다. 

이 매체는 "주요 석유 수요처 중 하나인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석유 전망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며 "최악의 팬데믹 이후 가격이 겨우 반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들려온 이 소식은 석유 강세론자들에게는 우울한 소식일 것"이라고 전했다. 

WSJ은 "전세계 경제에 대한 정부의 전례없는 지원이 마치 전염병이 사라진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지만, 공중보건 위기는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이번 상황은 경고의 목소리"라고 전했다.

코로나19는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있고, 전세계 금융시장에 부담을 주는 암울한 순간들이 언제든지 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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