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 디지털화폐 도입 초읽기...한국 현주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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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국 디지털화폐 도입 초읽기...한국 현주소는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4.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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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재무부, 중앙은행 기반 디지털 화폐 발행 검토
미국선 연준과 MIT가 CBDC에 대해 연구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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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최근 세계 각국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화두에 오르면서 영국과 미국 등지에서도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19일 AP뉴스를 비롯한 외신들은 영국 재무부가 CDBC 시범 업무를 위해 영란은행(BOE)와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CBDC는 뜨거운 감자다. 이미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이 주요 대학과 이사회와 협의를 맺고 CBDC 관련 연구에 들어갔다.

영국, 중앙은행 기반 디지털 화폐 발행 검토

영란은행이 지원하는 디지털화폐는 기업과 소비자가 은행에 직접 계좌를 보유해 결제 시 다른 중개자가 필요없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영란은행은 디지털화폐가 지폐나 동전과 같은 현금 혹은 기존의 은행 계좌를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부와 영란은행은 아직 영국에 CBDC를 도입할지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으며 이를 통해 얻는 이익, 위험, 실용성에 대해 이해관계자들과 폭넓게 상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각국에서는 CBDC를 사용하고자 하는 수요가 크다. 실제 바하마의 경우 지난해부터 CBDC를 발행해 사용 중이다. 중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선전, 쑤저우, 청두, 북경 등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시범 사용하고 있다. 

미국, 연준과 MIT가 CBDC에 대해 연구…"신중히 접근"

이러한 가운데 월스트리트의 금융사들은 CBDC가 금융시장의 차세대 위협이 될까 우려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의 19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프로젝트를 시작했지만 아직까지는 CBDC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디지털 화폐는 일부 제한된 측면에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와 유사하지만 중요한 점에서는 다르다. 

시장에서는 CBDC가 암호화폐처럼 가격 변동이 심하고 사용이 제한된 거래용 자산이 되기보다는 중앙은행에서 완전히 통제되고 규제되는 화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모건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체탄 야하는 소비자를 상대로 한 보고서에서 "세계 중앙은행의 86%가 디지털 화폐에 대해 알아보는 등 CBDC 도입 노력이 탄력을 받고 있다"며 "다만 CBDC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실제 금융 시스템을 교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제결제은행(BIS)이 지난해 한 조사에 따르면 세계의 거의 모든 중앙은행이 CBDC에 대한 작업에 착수했다. 60%는 개념증명(PoC)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14%는 실제로 초기 프로그램을 시작했거나 개발 중이다. 

CBDC 옹호자들 "금융소외자에 은행 시스템 제공"

CBDC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은행을 이용할 수 없는 금융소외계층에 CBDC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재난지원금 역시 디지털 지갑에 입금될 수 있다면 더 빠르게 제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바 국제통화기금(IMF) 상무는 세계은행과의 공동회의에서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화폐는 송금이 빈곤층과 개발도상국에 제공하는 생명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가장 수혜를 보는 계층은 소액 송금을 주로 하는 취약계층이자 코로나로 가장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씨티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화폐 2.0을 향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일부는 이것을 새로운 우주 경쟁 혹은 디지털 화폐 냉전이라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의 시각으로는 이것이 제로섬 게임이 될 필요는 없다고 보인다"며 "디지털 화폐 시장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은행권 중심으로 CBDC 논의 활발

국내에서는 시중은행들이 CBDC 논의에 한창이다. 먼저 하나은행은 포스텍 크립토블록체인연구센터와 CBDC 기술을 검증하고 이달 말까지 시범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한국은행이 CBDC를 발행할 때 예상되는 시나리오를 검증해 시중은행이 정상적인 유통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시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나섰다. 신한은행은 지난 14일 헤데라 해시그래프 네트워크의 탈중앙화 관리를 총괄하는 헤데라 이사회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헤데라는 탈중앙화된 기업 수준의 퍼블릭 네트워크로 누구나 안전하고 합리적으로 앱을 실시간에 가깝게 구축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1월 디지털 자산을 수탁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에 투자를 집행했다. 이어 올해 3월에는 LG CNS와 함께 CBDC 시범 플랫폼을 완성했다. 

국내에서는 은행권과 학계를 중심으로 CBDC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CBDC의 효용성이나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중앙은행이 CBDC를 발행하게 되면 정책적으로는 많은 함의가 있겠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아무런 차이도 없을 것"이라며 "전자화된 원화를 쓰나 중앙에서 발행한 전자원화를 쓰나 최종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이를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CBDC의 이용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되기 때문에 정책적으로는 이슈가 생길 수 있고 프라이버시 문제도 나올 수 있다"며 "또 다른 측면에서는 이 모든 움직임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전산적으로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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