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 속도 내는 식품업계...CJ·삼양·풀무원, 여성임원 확대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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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경영 속도 내는 식품업계...CJ·삼양·풀무원, 여성임원 확대 바람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4.1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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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열풍 힘입어 ESG경영 강화에 힘써
오뚜기·오리온 등 아직 여성임원 ‘0명’인 곳도
식품업계가 여성임원을 기용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일부 식품업체들은 여전히 임원 구성이 남성 중심으로 꾸려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Pixabay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식품업계가 ‘K-푸드’ 열풍을 이어받기 위해 해외 시장에서의 사업 확대를 추진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ESG가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 기업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ESG 성과점수를 높이고 글로벌 확장을 꾀하기 위해서다. 

CJ제일제당·삼양식품·풀무원 등은 사내 여성임원 선임을 늘리면서 이같은 변화의 바람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유독 보수적인 기업 문화를 가지고 있는 일부 식품업체들은 여전히 임원 구성이 남성 중심으로 꾸려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법 개정…여성 임원 줄줄이 

최근 정기 주주총회를 연 CJ제일제당은 김소영 AN사업본부장(부사장 대우)을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번 여성임원 선임은 내년 8월 시행 예정인 자본시장법에 따른 조치로,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상장법인은 이사회를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규정해 여성 이사 1인 이상을 포함해야 한다. 

김소영 AN사업본부장은 CJ제일제당의 첫 여성 사내이사로,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다. 그동안 이사회가 남성 위주로만 구성돼 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CJ제일제당은 “외부 영입이 아닌 여성 임원의 사내이사 선임은 재계에서도 매우 드물다”며 “김 사내이사의 선임을 통해 이사회의 다양성 강화와 동시에 전문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불닭’의 흥행으로 해외법인 설립을 준비 중인 삼양식품은 강소엽 HSG휴먼솔루션그룹 동기과학연구소 소장을 첫 여성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또한 ESG경영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이번 이사회 재정비를 통해 ESG경영을 본격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다며 “올해를 ESG경영 원년으로 삼아 환경보호, 사회공헌, 지배구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과를 창출해 기업 가치를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라면’의 꾸준한 흥행과 영화 기생충 속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덕분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농심도 지난달 25일 주주총회를 열고 첫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이번에 선임된 김지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농심의 등기임원과 미등기임원 총 40여 명 중 유일한 여성이다. 

풀무원은 25명의 임원 중 3명의 여성 사외이사가 자리해있다. 전체 중 12%의 비율로 낮은 수치이긴 하지만, 주요 식품업체 중에서는 가장 여성 비율이 높다.

다우존스지속가능성지수(DJSI)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을 비롯한 국내외 주요 ESG 평가 기관들은 ‘G(거버넌스·지배구조를 의미)’ 항목 중 ‘이사회 다양성’ 확대를 중요한 평가기준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단순 수출은 물론 해외법인을 설립하는 등 글로벌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식품업계들에게 ESG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은 모양이다. 

일부 여전히 여성임원 확대 제자리

다만 일부 식품업체들은 여전히 여성임원 확대에 소극적이다. 오뚜기는 2918명의 직원 중 여성이 62%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등기임원, 미등기임원을 포함해 여성임원을 1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동원F&B, 롯데제과, 하림, 해태제과식품도 마찬가지였다. 

오리온 역시 담철곤 회장의 아내인 이화경 부회장을 제외하면 여성임원은 전무한 상황이다. 직원 수도 총 1458명 중 여직원은 413명으로 남직원 비율이 크게 높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업체들은 대부분 업력이 오래돼 그만큼 보수적인 측면이 강하다”며 “업계 전체를 놓고 보면 아직 여성임원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업계 분위기가 점점 여성임원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형태로 가고 있고 대중도 이러한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여성임원의 수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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