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금융 철수 시티은행, '뱅크런' 우려 스멀스멀
상태바
소매금융 철수 시티은행, '뱅크런' 우려 스멀스멀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4.19 15:5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7일 이사회 열고 국내 소매금융 출구전략 방안 논의
DGB금융지주·JB금융지주·OK금융그룹 인수 가능성 점쳐져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국내 소매금융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출구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업부문을 통째로 매각하는 통매각, 분리매각, 순차적인 사업 정리에 따른 폐지 등의 방안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만일 씨티은행이 사업부문을 매각하게 된다면 지방의 대형 금융지주사들이나 제2금융권이 인수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오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본사인 씨티그룹이 발표한 국내 소매금융 출구전략 추진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급작스런 소매금융 중단 결정… '뱅크런' 우려도

지난 15일 씨티은행 미국 본사는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한국·중국·대만 등을 포함한 13개 국가에서 소매금융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기업금융과 투자은행(IB) 부문만 운용하고, 소매금융은 더 이상 이어가지 않을 전망이다. 

소매금융 중단의 가장 큰 이유로는 실적 부진이 꼽힌다. 지난해 씨티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2.8% 감소한 18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씨티은행지부는 16일 입장문을 내고 지점마다 수백억 원의 뱅크런(예금 대량인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은 "노조가 주장하는 뱅크런은 전혀 사실과 다르며, 씨티은행의 수신고는 평소 변동 범위 내에 있다"고 반박했다.

또 "(소매금융 중단 발표 후)소비자들의 문의는 평소보다 25% 정도 증가했다"며 "향후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 변함없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음을 설명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씨티은행은 자사 홈페이지에 공지사항을 띄우고 "씨티은행 임직원은 소비자를 위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변함없이 노력할 것이며, 현재 사용중인 계좌나 상품에는 어떠한 영향도 없다"고 밝혔다.

또 "향후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 한국씨티은행의 서비스에 변동은 없을 것이며, 지점 영업, 콜센터 등을 포함한 서비스는 현재와 동일하게 유지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진=한국씨티은행 홈페이지
사진=한국씨티은행 홈페이지

인수전 뛰어들 금융사로 지방금융지주·2금융권 유력

가장 큰 관심사는 씨티은행의 출구전략이다. 씨티은행이 철수하는 소매금융 부문은 여·수신, 카드, 투자상품, 자산관리(WM) 분야다. 

출구방안으로는 이들 사업을 별도로 매각하는 방안과 전부 통째로 매각하는 방안, 사업을 점점 축소하다가 폐지하는 방안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씨티은행 소매금융 부문 가격을 2조원대로 추산한다. 지방의 일부 금융지주나 저축은행 금융그룹 등 2금융권이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구체적으로는 DGB금융그룹이나 JB금융그룹, OK금융그룹이 거론되기도 한다.

특히 OK금융그룹은 유력한 인수 후보 중 하나다. OK금융그룹은 지난 2016년 씨티캐피탈을 인수해 OK캐피탈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인수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OK금융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긍정적 시너지를 이뤄낼 수 있다면 경영적 판단 하에서 검토 가능성은 있으나, 현재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사업 점진적으로 축소·정리 후 폐지 가능성도

적당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정리한 후 완전히 폐지하는 방안도 나올 수 있다. 

HSBC는 지난 2013년 인력 구조조정과 자산 이전 등을 통해 소매금융을 정리한 바 있다. 씨티은행도 매각이 불발될 경우 비슷한 수순을 밟을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노조의 반발이 예상된다. 씨티은행의 임직원 수는 3500명으로 이 중 소매금융 부문의 임직원은 총 939명이다. 

노조는 성명문을 통해 "매각도 철수도 본사의 마음대로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문상용 2021-04-19 19:27:20
발빠른 분석 글 감사합니다 향후 적극적인 매각 모색을 해야 고객과 직원들이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