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리포트] 도 넘은 日언론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안전하다"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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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리포트] 도 넘은 日언론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안전하다" 선전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 승인 2021.04.16 16:08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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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 철저히 일본 정부의 입장서 보도...한국 비난
"오염수 관련 객관적 증거를 믿지 않는다"며 한국과 중국에 강한 불쾌감
후지TV, 한국이 반대하는 이유 ‘반일 선동’과 ‘건강 제일주의’ 비난
부흥청의 ‘트리튬 캐릭터’, 파문 일자 삭제하기도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일본 정부는 지난 13일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의 오염수(일본에서는 ‘처리수’라고 호칭)를 해양 방류하기로 정식 결정했다. 이후, 대부분의 일본 언론은 철저히 일본 정부의 입장에 서서 보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한국과 중국의 반응을 비중 있게 다루는 한편 양국이 과학적으로 안정성이 검증된 ‘처리수’를 인정하지 않고 단지 일본 발목을 잡기 위해 비과학적인 비난만 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게다가 한국과 중국도 대량의 원전 처리수를 방출하고 있는데도 ‘내로남불’의 태도를 보인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일본 ‘부흥청’이 오염수에 남아 있는 ‘트리튬(삼중수소)’의 안전성을 강조하기 위해 제작한 캐릭터가 큰 논란에 휩싸이자 부랴부랴 삭제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트리튬은 중수로형 원전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폐기물의 일종으로 인간에게는 유전자 변형과 생식기능 저하 등을 일으키는 물질 이다. 물론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수를 방류하면 이 트리튬이 한국은 물론 인접국 해양을 오염시킬 수 있다. 

이런 트리튬을 캐릭터화해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광고하자, 오염수 방류를 지지입장인 언론마저 도를 넘어섰다고 비판하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다. 

한편,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정당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국의 우월성 과시를 위해서 악용까지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한국의 한 시민단체가 항의하는 모습을 보도하고 있는 일본 TBS 밤 메인 뉴스 ‘news23’. 사진=TBS화면 캡처.
지난 13일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한국의 한 시민단체가 항의하는 모습을 보도하고 있는 일본 TBS 밤 메인 뉴스 ‘news23’. 사진=TBS화면 캡처.

지난 13일 오전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의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기로 정식 결정했다. 이에 일본 국내외에서 많은 비판이 쏟아졌지만, 일본 정부는 미국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지지를 등에 업고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 언론들은 한국과 중국의 반응에 크게 신경 쓰는 분위기이다. 우선 한국 정부가 강한 유감을 표명했고 한국의 시민단체가 항의 집회를 열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특히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오염수 방출 금지를 위한 잠정 조치를 포함해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은 물론, 각국 대사들에게 신임장을 받는 자리에서 일본 대사에게 우려를 표명한 사실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이에 자민당의 사토 마사히사 외교부 회장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허세 그 자체. 국제해양법 재판소에 제소하면 수치! 한국 원전의 트리튬 방출량이 일본보다 더 많다고 밝혀졌기에 웃음거리가 될 뿐”이라는 글을 올렸다.

참고로 사토 의원은 외교・안보와 관련해서 각종 방송에 출연해 극우 발언을 서슴지 않는 대표적인 극우 인사이다.

후지TV의 한국 특파원은 한국이 오염수 해양 방류에 크게 반발하는 이유가 ‘반일 선동’과 ‘건강 제일주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반일감정을 이용해 감정적으로 사실과 동떨어진 근거를 바탕으로 방사능 문제를 다루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는 다소 황당한 보도를 했다. 그리고 “과학이 뜬소문에 굴복해선 안 되는 것”이라며 기사를 마무리했다.

오염수를 마셔도 상관없다고 들었다는 아소 다로 부총리의 발언은 최근 중국 인터넷에서, 인기 검색어 1위로 오를 정도로 화제가 됐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중국 SNS에서는 “문제없다면 마시면 될 것 아니야?”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일본의 언론 매체인 ‘JCAST 뉴스’는 지난 13일, 중국 외무성의 정례 기자 회견에서 중국 측 대변인과 NHK의 기자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전했다. 우선 중국 외무성 대변인이 오염수 방출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자, NHK의 기자가 오염수는 과학적으로 안정성이 입증된 것이며 일본에서의 반대 운동도 오염수 방출에 의한 경제적 손실에 대한 우려가 대부분이라고 강변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이에 중국 측은 IAEA 전문가팀과 독일 연구 기관 및 환경 보호 단체인 그린피스 등의 보고서 내용을 열거하며 일본은 이들 권위 있는 기관과 전문가들의 견해에 대해 ‘못 들은 척’만 할 것이 아니라 성실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한국과 중국의 반응에 대부분의 일본 네티즌은 중국 외무성 대변인과 논쟁을 벌인 NHK 기자가 했던 발언과 같은 내용으로 일본 정부가 한국과 중국에 그 사실을 제대로 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한국과 중국이 정작 자국 원전의 오염수 대량 방출은 무시한 채, 일본이 기준치 이하로 희석한 처리수(오염수)의 방출에 반대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를 무시한 ‘내로남불’이라며 불쾌해하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이렇듯 일본이 적반하장으로 당당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이유는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처리수’로 부르도록 하는 한편, 이미 안정성이 과학적・객관적으로 검증됐다며 오랫동안 언론을 동원한 ‘이미지 세탁 작업’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 부흥청이 제작한 원전 오염수 방류 홍보 영상. 유전자 변형을 일으키는 트리튬을 캐릭터화 했다는는 자막과 함께 보도하고 있는 후쿠시마TV 뉴스. 이 영상에는 ‘트리튬은 우주선(宇宙線)을 통해 항상 만들어지고 있다는 자막이 포함돼 있다. 사진=후쿠시마TV화면 캡처.
일본 부흥청이 제작한 원전 오염수 방류 홍보 영상. 유전자 변형을 일으키는 트리튬을 캐릭터화 했다는 자막과 함께 보도하고 있는 후쿠시마TV 뉴스. 이 영상에는 ‘트리튬은 우주선(宇宙線)을 통해 항상 만들어지고 있다는 자막이 포함돼 있다. 사진=후쿠시마TV화면 캡처.

이런 일본 정부의 ‘오염수’에 대한 정당화 작업이 너무 과했는지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지난 14일 오염수의 해양 방출 결정에 맞추어 ‘부흥청’이 웹 사이트에 공개한 광고지와 동영상이 큰 파문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부흥청’은 논란이 된 캐릭터의 경우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이 포함된 오염수의 안전성을 어필할 목적으로 귀엽게 캐릭터화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후쿠시마가 안고 있는 현실의 엄중함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도 모자라 국민을 얕보고 있다는 비판이 속출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은 일제히 보도했다.

그리고 ‘JCAST 뉴스’가 담당 부서를 취재한 결과 논란이 된 캐릭터는 후쿠시마의 부흥 상황을 전하는 ‘미디어 믹스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사업은 일본 정부가 세계 최대 규모의 광고대행사인 ‘덴츠’에 약 3억 엔에 위탁했고 논란의 캐릭터 관련의 비용에 대해서는 “기업 정보이므로 상세하게는 말씀드릴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보도해 파문은 더 커졌다.

참고로 논란이 된 캐릭터를 제작한 ‘덴츠’는 일본 정부의 각종 이권 사업을 위탁받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신형 코로나 지원금 지급 사업에도 참여했다. 당시 경제산업성으로부터 위탁을 받은 업체가 덴츠에 다시 위탁했으며 덴츠 역시 다른 곳에 위탁하면서 중간에서 수수료 명목으로 사업비 일부를 빼돌린 것 아니냐는 강한 의심을 받기도 했다.

이렇듯 캐릭터 자체도 큰 논란이 됐지만, 거액의 비용까지 들어간 사실까지 밝혀지자 ‘부흥청’은 14일 밤, “최대한 빨리 수정해서 다시 공개할 예정이다. 지자체 등에 광고지를 배포할지는 검토할 것이다”라며 부랴부랴 캐릭터를 삭제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부흥청’의 어이없는 행태는 자민당 정권에 대한 과도한 ‘눈치 보기(손타쿠)’의 폐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은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방송 연구를 전공하고, 현재는 '대한일본방송언론연구소'에서 일본 공중파 방송사의 보도 방송과 정보 방송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방송의 혐한과 한국 관련 일본 정부 정책의 실체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 '라미TV'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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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유기 2021-04-23 10:51:29
정상가동하는 원전의 처리수에는 없는 12핵종에 대한 언급은 1도 없죠? 정상치보다 안전하게 처리했다는 트리튬만 주구장창 씨불이죠? 그 트리튬만 가지고 쟤네도 하는데 왜 우린 안되냐 하고 물타기 시전하죠? 12핵종에는 인제의 골격에 큰 영향을 주는 물질도 있고 DNA의 연결구조를 영구적으로 무너트려 세포를 파괴하고 회복이 안되게하며 피부가 벗겨지는 물질도 있고 피폭되면 수시간 내에 사망에 이르게하는 물질도 있는데 이걸 공개하면 방류를 못하니 언급을 안하죠?

이길수 2021-04-21 06:34:57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거 치곤 문제를 감추려는 모습이 너무 많다고 보이는
식수로 써도 문제가 없다라면 자국내에서 식수로 쓰는방안은 어떠신지
일본은 애니메이션 실사화에 만족 못하고 실제 바다를 애니메이션화 시키려는걸까? 에바가 떠오른다

이현중 2021-04-16 17:01:30
정말 문제 없음 드세요.
비꼬는 것이 아니라 진짜 깨끗하면 희석해서 농경지에 쓰거나 세척용 물로 쓰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