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전 세계 ETF 투자, 1조달러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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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전 세계 ETF 투자, 1조달러 돌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4.16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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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ETF시장, 지난해 3월이후 1조달러이상 유입..전례 없어
ETF 시장 대거 자금 유입에 블랙록 등 운용사 이익도 껑충
글로벌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상장지수펀드(ETF)로 유입된 자금도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상장지수펀드(ETF)로 유입된 자금도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기술주부터 경기회복주까지 대부분의 개별주식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면서 종목 선택에 어려움을 느끼던 글로벌 투자자들은 상장지수펀드(ETF)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 흐름을 추종하는 ETF부터 가치주나 중소형주에 집중하는 ETF까지 그 범위도 다양하다.

풍부한 유동성을 등에 업고 ETF 시장으로 흘러들어간 자금은 주식시장의 활황과 함께 투자자들에게도, 자산운용사에게도 적지 않은 이득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해 3월 이후 ETF 순유입 자금 1조달러 넘어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데이터 제공업체 ETFGI 자료를 인용해 "올해 1분기 전세계 ETF 상품으로 유입된 자금은 총 3582억달러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된 지난해 3월말 이후 전세계 ETF에 순유입된 자금은 총 1조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ETFGI 설립자인 데보라 퍼는 "연간 ETF 순유입 자금이 1조달러를 넘어섰던 것은 전례없는 일"이라며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세계 각국의 경제지원책에 힘입어 경기회복이 가속화되면서 더 많은 투자자들이 ETF를 통해 주식시장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이 계속해서 뜨거워지자 대부분의 개별주식 주가는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섰고, 이에 종목 선택에 어려움을 겪던 투자자들은 ETF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매튜 바르토릴리니 스테이트스트릿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ETF 헤드는 "미 증시가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백신보급이 가속화되기 시작하면서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열풍이 확산되기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지금까지 ETF로 유입된 자금 흐름을 살펴보면 투자자들은 위험자산 선호 랠리에 동참하기 위해 상당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초 이후 가치주 기반 미국 주식 ETF로 흘러들어간 자금은 약 255억달러에 달하며, 미국 소형주 중심의 ETF 상품에는 약 200억달러 가량이 유입됐다.

단순히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만 자금이 흘러들어간 것이 아니라 가치주, 중소형주에도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증시의 순환장세가 등장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것은 투자자들에 의해 순환장세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지난 1분기 가치주에 투자하는 뱅가드 밸류 ETF와 아이셰어즈 MSCI 밸류 ETF에 약 290억달러 가량이 유입됐다고 보도했다.

토드 로젠블루스 CFRA 리서치의 ETF 이사는 "투자자들은 광범위한 지수 기반 ETF를 지배하는 초대형 성장주에서 벗어나 가치주를 비롯해 경제회복에 민감한 종목들을 추종하는 ETF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도 운용사들도 모두 이익 껑충 

ETF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이것이 다시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주도하면서 지난 1분기 투자자들의 수익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스닥 지수 상승률 대비 3배 수익률을 내도록 설계된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에도 자금이 몰렸는데, 이 ETF는 올들어 23% 상승했다.

이밖에도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러셀2000 ETF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5% 수준이며, 가치주 위주로 투자하는 아이셰어즈S&P500 밸류 ETF는 13%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엄청난 관심은 운용사에도 상당한 이익이 됐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경우 1분기 이익이 12억달러, 주당순이익(EPS)이 7.77달러를 기록,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특히 운용자산은 9조달러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 ETF 부문에서 1분기에 714억달러가 순수하게 유입됐다. 

2대 운용사인 뱅가드 역시 지난 1분기 962억달러의 ETF 순유입이 있었는데, 이는 전년동기(500억달러)의 거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3위 ETF 운용사인 스테이트스트릿 역시 지난해 1분기에는 28억달러의 자금 유출을 기록한 바 있으나 올해 1분기에는 239억달러의 순유입을 달성했다. 

글로벌 증시 활황에 ETF 시장이 각광을 받으면서 투자자들도, 운용사들도 미소를 짓고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빙키 차드하 도이체방크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향후 3개월간 경제 성장률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기 때문에 미 증시에 대해 최대 10% 조정이 가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토바이어스 레브코비치 씨티그룹 미국 주식 전략가는 "밸류에이션이 매우 우려된다"며 "거대한 정부 부양책과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위험을 회피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을 만들어냈다"고 우려했다. 

한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가 펀드매니저들의 '비중확대' 투자의견은 사상 최고 수준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에서는 여전히 낙관적인 시각이 더 우세함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FT는 "이번주 초 자료에 따르면, 펀드 매니저들의 '비중확대' 포지션은 이미 지난 12개월간 글로벌 증시가 랠리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의 사상 최고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펀드 매니저의 7%만이 '미 주식시장에 거품이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증시는 현재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낙관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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