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락의 채권을 부탁해] 과연 1분기 증시 조정이 금리 때문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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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락의 채권을 부탁해] 과연 1분기 증시 조정이 금리 때문이었을까
  • 공동락 대신증권 채권 애널리스트 겸 이코노미스트
  • 승인 2021.04.1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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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미증시, 국채 금리 상승여파로 소강상태
채권시장 불안감, 인플레·금리정책 전환 우려보다는 '수급 문제' 아녔을까
2분기 미증시, 나스닥 중심으로 강력한 상승기류
"3월 FOMC후 성장 우려 해소되면서 미증시 다시 성장에 초점"
공동락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공동락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공동락 대신증권 채권 애널리스트 겸 이코노미스트] 올해 1분기 채권시장은 약세 장이었다. 지난 연말에 채 1.0%를 넘지 못했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한때 1.7%대를 상향 돌파했고, 특히 2월과 3월 금리 상승세가 집중됨에 따라 딱히 대응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당연히 채권 포지션에서는 손실이 발생했고, 운용 성적표는 부진했다.

채권의 부진은 비단 채권시장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금리가 급등하면서 이를 단초로 주식시장이 조정을 나타냈고, 특히 성장기업이나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나스닥이 밸류에이션 부담을 빌미로 급락하기도 했다. 아마도 여기까지가 올해 1분기 금융시장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가장 일반적인 동향(시황) 정리일 것이다.

하지만 4월에도 시중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증시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현재 미국 국채 금리는 3월에 보여줬던 급등세에서는 잠시 소강 상태이나, 여전히 절대 레벨 자체가 3월과 비교하더라도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지난 4/9일자 미국 국채 10년 금리는 1.67%였다).

극심했던 금리의 변동성 확대 상황은 지났지만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증시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다. 더구나 상대적으로 조정의 골이 깊었던 나스닥이 더욱 강력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묘한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과연 그때 증시의 하락이 금리 때문이었을까”

이쯤 되면 매번 주요 가격들이 큰 변화를 겪은 이후 거치게 되는 소위 ‘복기(復碁)의 시간’에서 빈번하게 언급되곤 하는 레퍼토리 가운데 하나인 “과연 그때 증시의 하락이 금리 때문이었을까”라는 질문을 소환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필자는 앞선 칼럼에서 최근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에 따라 형성된 채권시장의 공포감이 다른 시장에 확산되는 징후들이 명확하지 않다고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즉 금리 상승은 당연히 채권시장에는 포지션 손실로 인해 불안감을 자극할 수는 있겠으나, 주식 등 여타 금융시장으로 공포감으로까지는 크게 확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채권과 주식의 공포 지수인 MOVE와 VIX의 동향들을 제시한 바 있다(3/31일자 칼럼 “미 연준(Fed)이 밝힌 ‘질서정연함의 의미” 참조 요망).

이처럼 주식시장이 1분기에 조정을 받았던 이유가 금리 동향과는 연관성이 크지 않다면 당연히 금리 상승의 원인들로 지목됐던 재료들에 대한 점검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겠다. 

보통 금융시장에서 가격의 상승이나 하락에 대한 인과성을 부여할 때는 여러 재료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개연성이 높은 재료들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거친다. 즉 지난 1분기 주식시장이 조정을 나타낼 당시 금리 상승이 큰 역할을 했다는 시황 인식이 부각되면, 당연히 금리 상승의 원인들 중에서도 증시 하락과 연관성이 클 수 있는 사안들이 더욱 강조된다는 의미다.

현재까지 금융시장에서 추정되는 1분기 시장금리 상승의 주요 원인들로는 1) 물가 지표 반등과 인플레이션 기대 2) 통화정책 조기 전환 우려 3) 급증하는 국채 물량과 수급 부담 등이 꼽히고 있다. 

이중에서도 물가와 통화정책은 채권시장 외에도 다른 금융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재료들인데, 금리 상승의 원인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증시 조정 역시 부각됨에 따라 본래 영향력 이상으로 더욱 강조되며 언급됐을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실제 최근 공개된 3월 FOMC 의사록에서 연준은 시장금리 상승의 원인에 대해 기간 프리미엄 상승 즉, 추가적인 재정 확장과 국채 발행 잔액 전망 경로의 변화 등이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쳤다며 ‘수급’ 변수에 크게 주목했다.

미국 증시가 2분기 들어 다시 강력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인플레로 인한 금리 인상보다는 성장 기대감에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 =연합뉴스
미국 증시가 2분기 들어 다시 강력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인플레로 인한 금리 인상보다는 성장 기대감에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 =연합뉴스

1분기 증시 조정은 금리나 물가 보다는 성장에 대한 의심 때문 

그렇다면 지난 1분기 주식시장은 금리가 아니라면 과연 어떤 요인들로 인해 조정을 받았을까? 

이에 대한 질문은 필자의 담당 영역이 아닌 만큼 필자의 동료인 당사 주식 전략 담당자의 발언을 잠시 인용하고자 한다.

그는 “지난 1분기는 코로나19 재확산, 미국 한파 등으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컸다. 따라서 물가나 금리에 민감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3월 FOMC를 기점으로 성장의 우려가 해소됨에 따라 증시는 물가에서 성장으로 초점을 옮겨가고 있다”고 밝혔다.

금리나 물가에 민감하게 반응했으나 사실 1분기 증시 조정에는 성장에 대한 의심이나 우려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더구나 여전히 시장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과 수일 만에 금리 재료에 반응하는 주식시장의 민감도가 확연하게 달라진 현 시점에서 해당 발언은 더욱 주목된다고 하겠다.

● 공동락은 대신증권 Research & Strategy 본부에서 이코노미스트 겸 채권 애널리스트로 재직중이다. 이데일리 채권전문기자로 출발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채권 투자에 관심을 갖기를 바라는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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