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합수의 부동산리뷰] 서울시장에 대한 부동산시장의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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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합수의 부동산리뷰] 서울시장에 대한 부동산시장의 기대와 우려
  •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시계획학박사)
  • 승인 2021.04.1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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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안정화 최우선 과제
'2040서울플랜'에 기대감 커
서울시 의회와 협력 선행돼야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도시계획학 박사)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도시계획학 박사)

서울시장이 바뀌었다. 당선된 오세훈시장 개인적으로는 10년 만의 권토중래인 셈이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만에 되돌아 왔으니 감회가 남다를 듯하다. 종전 시장 재임 기간 5년 동안 이룬 일들이 많겠지만, 후임자에 의해 변화(?)된 일들을 되돌리려는 마음이 앞설 것이다. 한마디로 의욕이 넘칠 일이다.

하지만, 보궐선거로 치러져 잔여 임기는 1년 3개월이다. 모든 면에서 긴 시간은 아니다. 그렇다고 일하려 들면 못할 것도 없는 기간이다. 왜냐하면, 한번 해봤기 때문이다. 지난 일을 반추하면 업무파악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이미 호언장담하는 일이다.

부동산 시장 측면에서 서울은 우리나라 수도인 만큼 복잡하고 다양하다. 주택시장은 가격이 급등하여 모두가 힘든 시기이다. 초고가 주택 소유자는 좋을 수(?)도 있겠지만, 부쩍 높아진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감당해야 한다.

다주택자는 매도하려고 해도 양도세 중과로 쉽지도 않다. 중산층은 소득대비 집값이 너무 올라 구매력이 갈수록 한계를 보인다.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감으로 추격매수도 쉽지 않다.

서울의 중산층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마포구의 새 아파트 전용면적 85㎡(약 34평)의 경우 이미 20억원 수준이다. 사실 어지간한 직장인 수준에서는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주택가격이 15억원을 넘으면 주택자금대출도 받을 수 없어 매입도 쉽지 않다. 무주택자는 나락에 떨어진 느낌이다. ‘벼락거지’라는 별칭도 등장했다. 세입자로 머물자니 전세금이 급등하고 주택을 매수하자니 9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도 가격이 상승 중이다.

한마디로 진퇴양난이다. 어느 계층도 지금의 집값 상승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집값은 안정되어야 할 당위성이 있다. 집값 상승은 모두가 바라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위기일발 시점에 등장한 서울시장에게는 막중한 책임이 따른다. 부동산정책 역량의 상당수는 중앙정부 몫이지만, 운영하는 시장의 책임도 결코 낮다고 볼 수 없다.

정책을 집행하는 핵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정한 법령의 테두리 안에서 조례나 행정력을 통해 실행하는 일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지난 10년간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의 지지부진으로 작금의 수급불균형이 초래되었음은 결코 간과할 일이 아니다.

새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이런 문제를 의식 여러 공약을 내세웠다. 주택의 용적률을 높여 더 많은 주택을 짓겠다. 민간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을 활성화하여 미진했던 공급량을 대폭 늘리겠다. 한강변 35층 높이 관리기준을 완화하겠다.

착공이 늦어지고 있는 도시철도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 ‘2040 서울플랜’ 등 도시계획 체계를 갖추겠다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대감을 들게 했다.

하지만, 이 중 상당수는 서울시의회 동의가 필요하다. 총 109석 중 101석을 가진 여당이 과점 주주라 업무 추진이 쉽지 않다. 서울시의회 의장은 이미 시작부터 화합과 소통을 강조하고 나섰다. 물론 당연한 주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시 부동산정책 협의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시 부동산정책 협의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제 좀 냉철해야 한다.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의 목표는 모두 주택가격 안정이다. 꼭 달성해야 할 명제 앞에 그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그 이유는 하나다. 서울시민이 원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시장과 시의원은 시민이 선거로 뽑는다.

투표권자의 상당수가 희망하는 일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지금은 여야 모두 하나 된 힘으로 전 국민이 힘들어하는 부동산 문제를 발 벗고 해결해야 할 때다. 당리당략이 있을 수 없다. 정책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토론하고 이해를 구하고 설득해야 한다. 그 누구도 일방적으로 모든 일을 해결할 수는 없다. 그렇게 하면 서로 힘만 들 뿐이다.

서울시장이 취임하자마자 부동산 규제완화에 따른 기대감으로 벌써 재건축 아파트 매물이 회수되고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재개발 구역 또한 마찬가지다. 초기에 이런 분위기는 일정 부분 불가피하겠지만 지나치게 되면 일을 그르칠 수 있다.

개발해야 할 명분이 희석되고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실질적이고 전방위적인 공급 신호가 동시다발적으로 나와야 한다. 매수자는 여기저기 공급물량이 늘게 되면 천천히 시간을 두고 선택한다.

서두를 이유가 없다. 향후 입주 시에는 확실히 가격안정을 이룰 수 있다. 개발 초기 그렇지 않아도 너무 오른 집값이 추가로 오르면 시작조차 못 할 수 있어 모두에게 이롭지 않다. 이 부분에 대한 해법도 충분히 모색해야 한다.

정부는 서울시장 혼자서는 할 수 없으니 유기적인 협조를 강조하고 나섰다. 역시 당연한 일이다. 다만, 정부도 그동안의 정책적인 모습에서 변화를 보일 필요가 있다. 종전 무수히 많은 정책을 쏟아부었음에도 주택시장이 안정되지 않았음을 자각하여 대응책을 새롭게 모색해야 한다.

기존의 패턴이나 흐름만을 유지할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규제완화 등 궤도수정이 필요하다. 정부와 서울시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희망은 주택가격 안정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장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무엇보다 공급 확충을 통한 주택가격 안정이 가장 큰 희망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를 비롯해 우리 모두 총화를 모을 때다. 아울러 종전 재임 시 추진하던 ‘디자인시티’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도 떠오른다.

그 중 필자가 아쉬워 하는 것은 노들섬에 짓기로 했던 ‘오페라하우스’다. 서울이 아니라 부산에서 먼저 실현되겠지만, 이를 한강에 다시 우뚝 세울 날을 기대해 본다.

박합수 위원은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을 마치고, 단국대 대학원에서 도시 및 지역계획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KB국민은행에서 19년째 부동산투자자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금융연수원 자문교수이며, 건국대부동산대학원 등 CEO과정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대한민국부동산 10년후 미래가치에 주목하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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