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도 '일회용컵 중단' 방침...친환경·비건, 유통업계 대세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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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벅도 '일회용컵 중단' 방침...친환경·비건, 유통업계 대세될까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4.07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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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2025년까지 일회용컵 사용 전면 중단
비건 수요 증가…비건라면·채식주의 도시락 인기
“진짜 친환경 소비 이끌려면 5060세대도 포섭해야”
20대~30대 등 젊은 세대들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친환경'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제공=스타벅스커피코리아
20대~30대 등 젊은 세대들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친환경'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제공=스타벅스커피코리아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환경을 위해서 제로웨이스트와 비건을 생활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주변 많은 친구들도 친환경 제품과 소비에 관심이 많다”

100만 명이 넘게 가입해있는 2030세대 중심 커뮤니티에서 한 네티즌이 한 말이다. 이 커뮤니티에서는 ‘제로웨이스트’나 ‘비건’, ‘친환경’과 관련된 단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들은 어떻게 하면 환경을 해치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지 다양한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활발하게 정보를 공유한다. 

이처럼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기업의 방향까지 바꿔놓았다. 비건 음식, 플라스틱으로 만든 옷, 통 없이 세제만을 리필하는 충전소, 화학성분이 안 들어간 화장품 등 국내 다수 기업들이 친환경과 관련한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오는 2025년까지 모든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전면 사용 중단하는 ‘일회용 컵 제로’에 도전한다. 현재 스타벅스 매장을 이용할 땐 일반 머그컵에 음료가 제공되지만, 테이크아웃을 할 땐 일회용 컵이 쓰이고 있다.

올 하반기 중 시범 매장을 선정하고 재활용 컵(리유저블 컵)을 도입해 운영할 예정이다. 시범 매장에서는 일회용 컵 대신 일정 금액의 보증금이 있는 재활용 컵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사용하고 난 컵을 재활용 컵 운영 매장의 무인 반납기 등을 통해 반납하면 보증금이 반환된다.  

또한 스타벅스코리아는 식물 기반 대체 음식 제품, 수송 거리를 단축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국산 재료 기반 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올해 안에 음료 분야에서 비건우유인 오트밀크를 선택 옵션으로 도입해 운영할 계획이다”며 “또 대체육 원재료 등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등 관련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양식품 '맛있는라면 비건'(왼쪽)과 풀무원 '자연은 맛있다'. 사진제공=각 사
삼양식품 '맛있는라면 비건'(왼쪽)과 풀무원 '자연은 맛있다 정면'. 사진제공=각 사

이 같은 ‘친환경’에 관련한 변화는 동물을 사육할 때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줄일 수 있는 비건 식품으로도 뻗어나가고 있다. 연간 약 1억500만~1억8000만톤의 메탄가스가 소의 트림과 방귀에서 나온다. 지구온난화 주범이 축산업(51%)이라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풀무원은 지난해 8월 비건 라면 ‘자연은 맛있다 정·백·홍’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국내 라면 시장이 장수 브랜드 제품에 편중된 상황에서도 지난달 누적 판매량이 1000만 봉지를 넘어섰으며, 농심 앵그리 너구리에 이어 지난해 국물라면 신제품 중 소비자 구매 2위에 올랐다. 

풀무원이 비건 라면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자 ‘삼양라면’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삼양식품도 지난달 31일 ‘맛있는라면 비건’을 출시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비건 인구가 증가하고 선택적 채식을 실천하는 플렉시테리언이 늘어나고 있어 해당 제품을 기획하게 됐다”며 “앞으로 면, 스낵 등 다양한 비건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식품 트렌드의 바로미터라 불리는 편의점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CU와 GS25는 국내 채식인구 150만 명을 사로잡기 위해 ‘채식주의 도시락’, ‘비건떡볶이’ 등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채식주의 도시락은 지난 2019년 업계 최초로 출시됐다가 비교적 짧은 시간 단종됐는데, MZ세대의 지속적인 출시 요청에 의해 다시 출시된 제품이다.

GS25가 업계 최초로 세제·섬유유연제를 리필해 구매할 수 있는 '리필 스테이션'을 론칭했다. 서울 광진구 GS25 건국점 '리필 스테이션'에서 모델이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GS리테일
GS25가 업계 최초로 세제·섬유유연제를 리필해 구매할 수 있는 '리필 스테이션'을 론칭했다. 서울 광진구 GS25 건국점 '리필 스테이션'에서 모델이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GS리테일

소비자들의 친환경에 대한 관심과 선호도를 파악한 GS25는 편의점을 환경 소비 플랫폼으로 전환하고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25는 최근 업계 최초로 세탁세제·섬유유연제 등을 리필해 구매할 수 있는 ‘리필 스테이션’을 선보였다
 
전용 리필용기에 세탁세제, 섬유유연제를 충전해 구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완제품 대비 약 4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전용 리필용기는 100% 재활용되는 사탕수수 플라스틱으로 제작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들이 주도하는 친환경 소비 트렌드가 과연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 교수는 “지금 친환경 트렌드가 거대한 흐름인 것처럼 보이지만 500조 원이 넘는 국내 소매시장 규모에 친환경 관련 소매시장 규모 비율은 6% 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 입장에서는 ‘(우리가) 이윤만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라 사회를 이루고 있는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이미지 고양을 꾀하는 방법으로 친환경 마케팅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며 “진짜 ‘친환경’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50대, 60대를 끌어당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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