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號, 경제 승부수] ④취임초 '허니문' 바이든...성적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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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號, 경제 승부수] ④취임초 '허니문' 바이든...성적표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4.07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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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긍정평가 이어져
코로나 대응 및 백신 보급
경기회복 긍정적 평가 이어져
이민정책 등 과제도 적지 않아
공화당과 화합은 여전히 남은 과제
취임 70여일을 넘어서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해 대부분의 미국인은 코로나19 대응 및 경제정책에서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취임 70여일을 넘어서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해 대부분의 미국인은 코로나19 대응 및 경제정책에서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달라졌다"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미국의 달라진 행보에 놀라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전례없는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이어, 단순히 코로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미국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담은 '인프라 투자법안'까지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이 주도하는 다양한 정책 속에서 미국이 어떻게 달라질지, 그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없는지,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의 지금까지의 역할에 대한 각계의 평가는 어떠한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지난 1월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제 46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숨가쁜 일정들을 소화해가며 미국을 빠르게 바꿔가고 있다. 

취임 후 70여일이 지난 현재 바이든 대통령은 최대 현안으로 꼽았던 코로나19 대응, 그리고 경기회복에서 비교적 '잘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과제는 남아있다. 급증하는 이민자 행렬에 대한 대응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가장 큰 숙제이며, 공화당과의 화합을 이뤄내는 점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취임 초기 바이든...발빠른 정책으로 긍정적 평가 이어져

통상적으로 대통령 취임 후 100일간을 '허니문' 기간이라고 부른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취임 후 100일이 아직 지나지 않은 만큼 허니문 기간을 즐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치매체인 더힐은 "허니문 기간은 대통령이 자신의 의제에 대한 권한을 주장할 수 있는 시기"라며 "임기 중 다른 어느 때보다 의회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기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선거에서 국민들의 신임을 얻어 대통령에 당선된 만큼 지지가 가장 강한 시기인데다, 개혁을 위한 의회의 협조를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것이다. 

토드 벨트 조지워싱턴대 정치경영학 교수는 더힐 기고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에 비해서도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기회를 훨씬 더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은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을 때보다 경제가 어려울 때 더 많은 조치를 취할 기회를 갖게 된다. 코로나19 감염이 정점에 달했고, 경기회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시점에서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게 된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경제 어젠다를 달성하기 위해 좀 더 유리 위치에 있었다는 설명이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이 '유리한 위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부분이 바로 코로나19 대응이다. 

미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현저히 앞서는 백신 보급 속도를 앞세워 봉쇄를 강화하는 유럽국가들과는 정반대로 경제를 빠르게 재개하고 있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100일동안 코로나19 백신 1억회 접종을 목표로 세웠는데, 이를 취임 59일만에 조기 달성해내고, 기존 목표치의 두 배인 100일 안에 2억회 접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6일에는 오는 19일까지 모든 미국 성인에게 백신 접종 자격을 부여하겠다는 목표까지 제시했다.

코로나19 백신의 효과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한 대규모 경기부양책은 미국 경기회복을 가속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9000억달러 규모 경기부양책에 이어 1억9000만달러 규모의 신규 부양책을 내놨다. 최근 제조업에서 고용까지, 미국에서 발표되는 각종 경제지표들은 일제히 강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대규모 부양책 영향이 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미국인들 역시 바이든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과 적극적인 경제 정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 CBS·유고브가 미국 성인 24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60% 이상은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 및 코로나19 대응 정책을 지지한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67%의 응답자가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에 잘 대응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69%가 바이든 대통령의 코로나19 백신 보급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60%의 응답자가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해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브스는 이를 전하며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미국이 코로나19와 경제 모두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한다"며 "63%의 미국인들은 앞으로 몇달간 코로나19 상황이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는 백신의 빠른 보급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더힐 역시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후 100일 여정이 가까워지면서 그의 대통령직은 놀라움으로 가득 차있다"며 "경기부양책에 이어 인프라 투자 계획 역시 대중들에게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2조2500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안을 발표하며 기업들과 고소득자의 증세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언론은 "고소득층의 세금인상을 의미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54%의 미국인들이 인프라 개선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이는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중요한 정치적 자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자 급증 및 공화당과의 화합 등 과제는 남아있어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과제는 남아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민 정책이다.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과, 경제 정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반면 이민정책에 대해 찬성하는 이들은 34%에 불과했다. 

미국의 공영라디오 NPR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 정책 찬성자는 34%인 반면 반대하는 이들은 53%에 달했다"며 "대부분의 무소속 의원들은 물론 심지어 민주당 내부에서도 4분의 1은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미국 내 수요 가능한 난민 한도를 12만5000명으로 대폭 늘리는 등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들을 뒤집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후 멕시코 국경 등을 통해 미성년자를 포함한 불법 밀입국자들이 밀려들기 시작하면서 바이든 대통령 역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리카르도 주니가 국무부 북부 삼각지대 특사를 과테말라 및 엘살바도르로 파견하고, 근본 원인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포브스는 "이민정책은 바이든 행정부의 시험대가 됐다"며 "공화당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을 뒤집으려는 시도 자체를 문제로 지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화당과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점도 바이든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 상·하원을 휩쓴 민주당을 등에 업고 1조90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통과시키며 발빠르게 위기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 과정에서 공화당 의원들을 단 한명도 설득하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일 '화합'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정작 공화당 위원들과의 화합은 전혀 이뤄내지 못한 셈이다. 

벨트 교수는 "취임 후 첫 100일은 대통령이 야당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지만, 공화당 의원들은 바이든에 대한 저항으로 똘똘 뭉쳤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같은 움직임이 반복될 경우 향후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할 다양한 정책들의 진행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를 언급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앞으로 다른 의제들을 시행하려 할 때 직면해야 할 쉽지 않은 정치적 지형을 예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추이 변화가 가장 큰 변수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평가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한 때 최악의 코로나19 감염국이었던 미국은 최근 확산세가 주춤해졌고 바이든 대통령 역시 코로나19 대응 및 경제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확산세가 다시 심각해질 경우 이같은 평가는 완전히 뒤집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발빠른 백신 보급을 바탕으로 경제 재개에 나서며 경기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반대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될 경우 경제재개는 역풍으로 돌아올 수 있다.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은 지지율로만 판단한다면 꽤 잘하고 있지만, 이 모든 수치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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