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스마트폰 철수] 2008년 글로벌 점유율 3위의 '자성'...실패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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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스마트폰 철수] 2008년 글로벌 점유율 3위의 '자성'...실패 원인은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4.05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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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010년, LG전자 3년 연속 글로벌 휴대폰 판매량 1억대 돌파
남용 전 부회장, 맥킨지 컨설팅 믿고 스마트폰 대신 피처폰 택해
2010년에서야 '스마트폰에 전사 역량 집중'
후발 중국제조사에 점유율 밀려... 현재 글로벌 점유율 1%대
6G, 사물인터넷 등 고려해 모바일 기술 인력 유지... 전장과도 시너지 기대
LG전자의 '초콜릿폰' CF. 사진=LG전자
LG전자가 2006년 출시한 '초콜릿폰' CF. 사진=LG전자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LG전자는 5일 26년간 지속해온 휴대폰 사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생산과 판매의 종료일은 오는 7월 31일이다. 

지난 1월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가 “모바일 사업에 대해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한 지 2달 만이다. 

전문가들은 ‘휴대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시기 LG전자의 연속된 전략 실패가 결국 적자를 줄이지 못하고 사업철수에 이르게 만들었다고 분석한다. 

3년 연속 글로벌 판매량 1억대 돌파한 휴대폰

1996년 휴대폰 시장 진출할 LG전자는 한 때 글로벌 3위 휴대폰 제조사였다. 2003년 글로벌 휴대폰 시장 점유율 5위내에 진입하더니 점유율을 늘려 2008년에는 연간 판매량 1억대를 돌파하며 노키아와 삼성에 이어 글로벌 시장 점유율 3위(8.6%)를 차지했다. 

한 옵티머스Q. 사진=LG전자LG전자가 2010년 출시한 옵티머스Q. 사진=LG전자

2019년 베트남 하이퐁으로 이전한 LG전자 MC사업본부 생산거점은 본래 평택이었다. 2009년까지만 하더라도 LG전자 평택 공장에서는 1000여명의 근로자들이 2교대로 24시간 잔업과 휴일특근까지 해야 생산량을 감당할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LG전자는 3년 연속 휴대전화 판매량 1억대를 돌파했다.  

휴대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환의 실패

업계에서는 이 때의 판매호조가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진출이 늦어진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며 스마트폰이 등장했지만 1억대 이상 판매하는 ‘피처폰’의 비중을 줄이고 스마트폰에 '올인'하는 전략을 선택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2007년 LG전자에 남용 부회장이 취임했다. 남 부회장은 맥킨지 앤 컴퍼니(이하 맥킨지)의 컨설팅을 받고 스마트폰 기술 개발 대신 피처폰 등의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휴대폰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기 시작했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당시 LG전자는 맥킨지로부터 회사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받으며 매년 300억원 내외의 컨설팅 비용을 지불했다고 알려졌다. 

2009년 정점을 찍었던 LG전자의 글로벌 휴대폰 시장점유율은 2010년이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다. 당시 LG전자는 스마트폰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대신 윈도우 운영체제(OS)를 선택하거나,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소프트웨어 경쟁력 대신 ‘하드웨어’로 승부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전략적 실패가 이어졌다.

LG를 기다려주지 않는 중국 제조사

2009년 11월 한국에 아이폰이 출시되자 LG전자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스마트폰은 잠깐의 유행’이라는 판단아래 피처폰 하드웨어 스펙 강화에 집중했던 탓이다. 결국 남용 부회장은 2010년 7월 간담회에서 “스마트폰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시키겠다”고 발표지만 시장은 기다려주지 않았다. LG전자 MC사업부는 2010년 708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해 9월 남용 부회장은 실적부진에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했다. 

이후 LG전자는 2015년 연간 587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한 것이 최고 실적이다. 2019년 LG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2920만대다. 2020년역시 3000만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물론이고 샤오미, 오포, 비보 등 후발 중국제조사들에도 밀렸다.

2015년 2분기 이후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하며 누적적자만 5조원 규모에 달한다. 매각설이 제기된 시점에는 이미 매물로서 매력이 크지 않았던 셈이다. 

미래사업위해 포기 못하는 모바일 기술

업계에서는 향후 LG전자가 가전과 전장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한다. 스마트폰 사업에선 철수하지만 모바일 기술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적용될 미래 가전사업과 스마트카 시대의 전장 사업에 필수적인 기술로 손꼽힌다. 

LG전자 역시 핵심 모바일 기술의 연구개발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2030년 대에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하는 6세대이동통신(6G) 기술, 카메라, 소프트웨어 등 핵심 기술을 마그나와의 합작법인 등 전장사업과 로봇, 가전, 차세대 스마트TV 등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향후 인력 수요에 따라 LG전자 타 사업부서, LG유플러스, LG에너지솔루션, 마그나 합작 법인 등에 전환 배치해 기술력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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