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미국 "백신 접종자, 국내여행 허용"...유럽 "봉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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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미국 "백신 접종자, 국내여행 허용"...유럽 "봉쇄 강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4.03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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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CDC "백신 접종 마쳤다면 방역조치 지키며 여행 가능"
유럽은 부활절 연휴 앞두고 봉쇄 강화
CDC "백신접종 후 여행 안전성에 대한 지침일 뿐 권고는 아냐"
미 보건당국이 백신 접종을 마친 이들은 국내외 여행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사진=연합뉴스
미 보건당국이 백신 접종을 마친 이들은 국내외 여행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미국에서 백신접종을 마쳤다면 국내외 여행을 해도 좋다는 보건당국의 공식적인 언급이 나왔다.

이는 부활절 연휴에 빗장을 걸어잠그고 있는 유럽과는 대조적인 행보여서 주목된다. 

CDC, "백신접종 마쳤다면 방역조치 지키며 여행 가능"

2일(현지시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이들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조치를 지킨다면 낮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여행을 할 수 있다고 여행 지침을 개정했다. 

CDC는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면 마스크 착용을 포함한 방역조치를 지키는 한 미국 내에서 여행할 수 있다"며 "여행 전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하거나 여행후 격리조치도 필요없다"고 설명했다. 

해외 여행의 경우에도 "여행 목적지 국가에서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요구하지 않는 한 출국 전 코로나19 검사나 귀국 후 격리가 필요없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 여행뒤 미국으로 돌아올 때에는 국제선 탑승 전 코로나19 검사 음성 결과가 필요하며, 귀국 후 3~5일 사이에 또 한번 검사를 받도록 했다. 

미 보건당국의 개정된 지침은 부활절 연휴를 맞이해 봉쇄조처를 강화하고 있는 유럽과는 대조적이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31일 전국 봉쇄령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금 대처하지 않으면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며 지난해 3월과 10월에 이어 세번째로 전국 이동제한령을 내렸다.

이동봉쇄령에 따라 오전 6시에서 오후 7시까지 프랑스 전역에서 주거지 반경 10km 밖으로 나갈 때에는 이동확인서를 소지해야 한다. 

이탈리아에도 로마와 밀라노, 베니스 등 대부분 지역에 봉쇄령이 내려졌으며, 스페인 역시 부활절 연휴 기간 전 지역에 대해 여행 금지령을 내렸다. 

독일은 지역별로 야간 통행이나 가정방문을 금지하는 등 지역별로 강력한 봉쇄조처가 도입됐다.

수도인 베를린의 경우 야외에서는 오후 9시부터 오전 5시까지는 2명까지만 같이 있을 수 있으며, 낮에는 최대 2개 가구 5명까지 모임이 가능하다.

부활절 연휴까지는 실내에서도 2개 가구 5명까지 모임이 가능하지만, 6일부터는 집 안에서도 낮에는 가구 외에 1명만, 오후 9시부터 오전 5시까지는 외부인의 가정 방문이 전면 금지된다. 

영국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유무와 관계없이 실내 만남은 여전히 금지됐다. 

BBC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총리는 백신 접종을 마쳤다면 실내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도 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아직 그런 단계가 아니다"면서 여전히 방역조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영국 정부는 이번주부터 실외에서는 6명까지 만남을 허용하는 등 봉쇄 규정을 다소 완화했으나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빠른 백신보급 자신감...긴장 늦춰선 안된다는 경고도

유럽지역에서 여전히 봉쇄조처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백신 접종자들에 대해 국내외 여행이 가능하다고 언급한 것은 백신에 대한 강한 자신감으로도 해석된다.

백신 보급이 지지부진한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에서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사람은 17.5%이며, 1번이라도 맞은 사람은 3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3명 중 1명 꼴로 백신을 최소 1회 접종했다는 뜻이다.

유럽지역에서는 전체 인구의 10%만이 1회 접종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으며, 2차 접종까지 모두 마친 이들은 4%에 그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CDC의 새로운 지침은 각종 연구들이 코로나19 백신이 증상의 유무와는 별개로 감염의 위험을 줄이는데 있어 효과적이었음을 보여줬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코로나19 하루 신규 감염자 수는 7만6000명대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4만명대였지만 최근 신규 감염자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WSJ는 "CDC의 지침 개정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코로나19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여행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미 보건당국 역시 개정된 지침이 여행을 권고하는 것은 아님을 재차 강조했다. 백신 접종과 관련한 안전성에 대한 지침 개정일 뿐, 여행에 대한 '권고'가 아니라는 것이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나는 일반적인 여행 전반을 하지 말라는 것을 지지한다"며 "우리 지침은 백신 접종을 마친 이들의 여행을 권고할지, 혹은 권고하지 않을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정된 지침은 백신접종 후 여행의 안전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과학은 백신 접종을 마치면 우리가 더 많은 일을 안전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신규 감염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가 그런 지침을 제공한 것은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과학'과 '대부분의 미국인이 아직 백신 접종을 마치지 않았다는 사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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