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號, 경제 승부수] ① '새로운 미국' 건설...제2의 뉴딜, 인프라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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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號, 경제 승부수] ① '새로운 미국' 건설...제2의 뉴딜, 인프라투자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4.02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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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경기부양책 한달 만에 초대형 인프라 투자법안
노후 인프라 버리고 '새로운 미국' 출발점 제시
경기부양책 및 슈퍼비둘기 연준
인프라 개선시, 강한 경제성장 기대감 커
공화당 반발은 극심...험로 예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2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부양안을 제시한 가운데, 이를 통한 강한 경제성장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2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부양안을 제시한 가운데, 이를 통한 강한 경제성장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달라졌다"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미국의 달라진 행보에 놀라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전례없는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이어, 단순히 코로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미국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담은 '인프라 투자법안'까지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이 주도하는 다양한 정책 속에서 미국이 어떻게 달라질지, 그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없는지,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의 지금까지의 역할에 대한 각계의 평가는 어떠한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이 달라지고 있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통과된지 한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초대형 인프라 투자방안까지 내놨다.

이번에는 단순히 돈을 풀어 경제를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인프라 설비를 모두 뜯어고쳐 미국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엄청난 투자를 통해 '새로운 미국', '세계의 미국'으로 거듭나겠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백악관부터 미 상·하원까지 모두 휩쓴 블루웨이브를 등에 업고 여느 때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미 정부에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이든, 2조달러 인프라 투자 방안 통해 중국 견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약 2조달러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 투자 방안을 내놓으면서 "미 역사상 한 세대에 한 번 있을 만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미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에 주목하면서 이번 인프라 투자 방안은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해온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만들기 위한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한 부양책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해석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인프라 투자 법안에서 역점을 둔 부분은 교통과 교량, 항구 등의 현대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 전역의 도로와 교량, 공항의 현대화를 위해 약 612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미 언론들은 이에 대해 미국과의 경쟁력을 좁히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했다. 

악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안 발표에서 '도로'를 2번 언급한 반면 '중국'을 6번 언급했다"며 "이번 계획은 중국과의 경쟁에 초점이 맞춰져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최대 견제 대상인 중국은 지난 2014년 '일대일로' 구상을 내놓은 뒤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에서 철도와 도로, 항만 등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는 중국의 경제성장 활성화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 중국이 코로나19 위기에서 비교적 빨리 회복될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중국은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가장 먼저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3%를 기록했다. 미국의 작년 성장률은 -3.5%로, 1946년 이후 최악이었던 점과는 대조적이다. 

중국은 지난 2월에는 2035년까지 교통망을 대폭 확충해 무역과 경제 발전을 촉진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철도망은 14만6300km인데, 2035년까지 이를 20만km로 확대하겠다는 것.

여기에 지난 2019년 베이징 다싱 국제공항이 개항한 가운데 현재 238곳의 공항을 2035년까지 400곳으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등장했다.

악시오스는 이를 언급하며 "미 전문가들은 수년동안 지속된 중국의 대규모 투자가 중국을 초강대국으로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고 설명했다. 

인프라를 기반으로 경제성장 속도를 높이는 중국과는 대조적으로 미국은 세계적인 경제대국임에도 불구하고 인프라 설비는 상당히 노후됐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돼왔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토목기술자협회의 2021 인프라 보고서 자료를 인용해 "미국 공공도로의 43%가 열악하거나 보통인 상태고, 미국 내 61만7000개 교량 중 42%가 최소 50년 이상 됐다"고 보도했다. 이 중 7.5%는 구조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이 협회는 2021년 미국 도로, 교량, 철도, 수로, 공공 공원 및 기타 기반시설에 대해 'C-'등급을 부여했다. 미 토목기술자협회는 1998년부터 매년 등급을 매기고 있으며, 미국은 'C-'보다 좋은 점수를 받은 적이 없다.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조너선 힐먼 이사는 "미국이 부실한 인프라로 중국과의 경기를 시작하는 것은 발목을 다친 채 마라톤 출발 지점에 서 있는 것과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중국 견제는 물론 자국내 생산성 향상 기대

이같은 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중국의 성장을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전 중국 담당 이사인 라이언 하스는 "미국이 인프라 노후화 등 자국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진전을 이룬다면 중국을 포함한 어떤 도전자들에 대해서도 높은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초대형 인프라 투자 법안은 자국내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미국은 노후화된 인프라로 인해 비효율적인 내륙수송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를 효율적으로 개선하면 물류 운송 속도를 앞당길 수 있고, 이로 인해 자체 공급망을 단단히 해 자국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자체 공급망 구축'은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최근 촉발된 반도체 공급부족 대란으로 인해 북미 지역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공장 가동이 차질을 빚으면서 자체 공급망 강화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왔다.  

지난 31일 인프라 법안을 발표할 당시에도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제품을 미국에서 얻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 경기성장 기대감 높여

지난 3월 통과된 1조90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이어 장기간 초저금리를 지속하겠다는 '슈퍼 비둘기'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여기에 한 세대에 한 번 있을만한 초대형 인프라 투자안까지 진행된다면 미국의 경기성장은 눈에 띄게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라디오매체인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는 "경제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데 광범위한 동의를 표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뱅크레이트닷컴의 마크 햄릭 선임 경제 분석가는 "제로금리 시대에 빠른 회복세가 이미 형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돈을 투입하는 것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연결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 시점에서 인플레이션은 감수할 가치가 있는 위험이라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더 큰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만일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경제 성장을 통한 생산성으로 더 큰 이익이 기대되고, 비용은 충분히 상환될 수 있을 것"이라며 "투자를 하지 않은데 따른 경제적 비용도 발생한다는 점 역시 중요하게 다뤄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데이비드 윌콕스 역시 "이것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경제 생산성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재원 마련을 위해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정치적 관문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안을 제안했으나,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2008년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했으나 공화당의 반대로 인해 가로막힌 바 있다. 

현재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미국에 잘못된 처방"이라며 "모든 단계마다 싸울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은 "자금 마련을 위해 제안된 28%로 법인세를 인상하는 방안은 인프라 투자안 추진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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