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 2위 키옥시아, 매각 가능성 제기...'메모리 빅사이클'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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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 2위 키옥시아, 매각 가능성 제기...'메모리 빅사이클' 이어질까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4.02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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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마이크론 또는 웨스턴디지털이 키옥시아 인수 노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이은 D램 3위 업체
낸드는 D램과 달리 공급사 다자경쟁으로 수익성 낮아
낸드 시장 공급자 줄어들고 D램 투자 여력제한되는 효과
키옥시아가 생산하는 낸드플래시 제품. 사진=키옥시아
키옥시아가 생산하는 낸드플래시 제품. 사진=키옥시아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미국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업의 키옥시아 인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빅사이클(반도체 가격 상승이 장기간 이어지는 시기)이 2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키옥시아는 도시바가 플래시 메모리 사업부를 매각해 만든 기업이다. 2018년 미국계 글로벌 투자회사인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 180억달러에 키옥시아를 인수했다. 현재 SK하이닉스가 보유한 키옥시아 지분 가치는 약 4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키옥시아의 매각 가능성을 전하면서 "베인캐피탈이 관리하는 키옥시아의 인수 거래가 어떻게 구성될지는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마이크론 또는 웨스턴디지털과 인수 합의가 이뤄지면 늦은 봄에 본격적인 인수 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키옥시아 기업 가치는 300억달러(약 33조8100억원)로 평가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키옥시아 스마트폰, 노트북, 서버 등의 수요 증가로 낸드플래시 판매가 늘면서 20조원 규모였던 기업가치가 급상승한 것이다. 

낸드 시장 2020년 4분기 매출 (자료: 트렌드포스)출처 :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디일렉(http://www.thelec.kr)
지난해 4분기 매출 기준 글로벌 낸드 시장 점유율. 자료=트렌드포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키옥시아는 점유율 19.5%를 차지해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32.9%의 점유율을 차지한 삼성전자다. 키옥시아의 뒤를 이어 3위는 웨스턴디지털(14.4%), 4위는 SK하이닉스(11.6%)가 차지했다. 마이크론과 인텔이 각각 11.2%, 8.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키옥시아를 마이크론 또는 웨스턴디지털이 인수할 경우 낸드 시장의 공급과잉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이후 D램의 현물가격이 추세적 상승을 시작한 상황에서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 시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엇갈렸다. 

낸드플래시는 D램과 달리 1위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2위부터 6위 기업까지 점유율 차가 크지 않다. 그렇다보니 경쟁이 치열해 공급과잉이 발생하고 시장 수요가 줄어들어도 공급량을 유연하게 조절하기 어려워 가격반등 시점을 예측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일 "마이크론의 키옥시아 인수 시도가 메모리 반도체 수급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줄것"이라며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하는것과 함께 마이크론이 키옥시아를 인수하면 산업 합병(consolidation)을 통해 장기적으로 공급과잉 현상이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SK하이닉스는 올해 인텔에 70억달러(약 7조8000억원)를 지급해야하는데 마이크론도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D램 투자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며 "삼성전자도 올해 낸드와 파운드리 투자에 집중해 D램 투자를 적극적으로 집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D램 공급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D램 3사의 투자여력이 제한되면서 이번 D램 빅사이클이 최소 2년이상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자 업체로 과점화된 D램과 달리 낸드 시장은 다수 공급사간 경쟁구도가 존재해 산업 ROIC(투하자본순이익률)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낸드 시장이 6자경쟁에서 4자경쟁으로 완화되고 인수비용으로 산업내 설비투자(Capex)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지분 투자한 키옥시아에 대한 재평가로 SK하이닉스의 키옥시아 지분 유동화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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