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초가 하회' SK바이오사이언스...‘락업 해제' 고비 넘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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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초가 하회' SK바이오사이언스...‘락업 해제' 고비 넘길까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3.31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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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36만4380주 물량 쏟아질 예정
내달에만 350주 가까이 풀려…비율 25% 넘어
독감 백신 생산 중단하고 코로나19 백신에 올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오는 4월 2일 첫 번째 락업 해제를 앞두고 있다. 사진제공=NH투자증권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의무보유기간 지나면 주가가 떨어질 테니까 그때 차라리 추매(추가매수)를 해서 평단(평균 취득단가)을 낮출 생각도 하고 있다. 마이너스가 너무 커서 주식 앱 자체를 보기 싫을 정도다”

상장 후 주가 상승 기대감에 SK바이오사이언스를 매수했던 한 개인투자자는 락업(보호예수) 해제에 대한 부담감을 이렇게 토로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오는 4월 2일 첫 번째 락업 해제를 앞두고 있다. 이날 36만주의 물량이 풀리는 것을 시작으로 4월에만 300만주가 넘는 물량이 풀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다음달 2일부터 서서히 풀리는 보호예수 물량

31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날보다 6000원(4.74%) 하락한 12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30일) 8거래일 만에 소폭 반등에 성공했지만 하루 만에 밀려나면서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29일에는 시초가였던 13만원보다도 내려간 12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었다.

상장후 좀처럼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개인투자자들은 오는 4월 2일 또 한 번의 고비를 마주할 전망이다. 당초 상장일로부터 15일간 의무보유를 약속했던 기관투자자들의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기 때문이다. 보호예수는 기관투자자나 임직원 등 내부자가 상장 후 일정 기간 동안 주식을 팔 수 없도록 제한하는 제도다.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확약 기간이 끝나면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져 주가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15일부터 6개월까지 기관들이 의무보유를 한다. 그 중 15일 확약기간이 해제되는 시점이 다음달 2일이다. 총 36만4380주가 쏟아질 예정이다. 

의무보유 공모주 물량의 2.89%로 비교적 적다. 문제는 같은 달 중순에도 24.71%에 달하는 311만8610주가 보호예수 해제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 보호예수에 묶여 물량을 내놓지 못했던 기관투자자들이 대거 물량을 쏟아내기 때문에 추가적인 주가 조정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기관투자자 의무보유확약 기간별 배정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게 끝이 아니다. 3개월 후엔 전체 중 26.39%를 차지하는 333만1000주, 6개월 후엔 무려 31.28%에 달하는 394만8100주가 풀린다. 오는 9월이 되면 기관투자자들이 가지고 있는 1262만2500주가 전부 나오게 된다. 

개인투자자들이 비교적 적은 물량이 풀림에도 불안해하는 이유는 ‘따상상(따상 기록 후 이틀 연속 상한가)’을 기록하며 ‘역대급 대어’라고 불렸던 SK바이오팜의 사례 때문이다. 

지난해 8월 3일 상장 후 처음 보호예수가 해제됐던 SK바이오팜 주가는 전날보다 3.85%(7000원) 하락한 채 마감했다. 당시 SK바이오팜의 보호예수 해제 물량은 전체 기관투자자 공모주 물량(1320만주)의 1.99%인 26만2500주에 불과했다.

지난해 10월 30일 빅히트도 기관투자자 물량 중 15일 의무보유확약 물량 20만5463주가 풀리자마자 10% 가까이 하락하면서 신저가를 경신했다.

또한 SK바이오팜은 올 1월 4일 기관투자자들의 6개월 의무 보유기간이 풀리면서 492만2063주가 한 번에 쏟아져 10%가량 주가가 떨어졌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지난해 435만주의 1개월 의무보유확약이 해제되면서 신저가를 찍은 경험이 있다. 

독감 백신 생산 중단, 주가 상승에 영향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 생산을 중단하고 코로나19 백신 물량과 위탁생산(CMO) 물량의 공급에 주력하기로 했다는 점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 코로나19 백신 생산으로 얻을 매출 규모가 5000억~7000억 원 수준으로, 독감백신 매출과 비교해 5~7배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년 상반기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출시할 계획이다. 후보물질 중 하나인 ‘NBP2001’은 지난해 11월부터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빌게이츠 재단과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의 지원으로 개발 중인 ‘GBP510’도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의 2상과 3상 데이터가 양호해서 내년 하반기 출시가 가능하다면, 큐어벡, 노바백스, 바이오엔텍 등과 같은 글로벌 신규 백신업체들의 시가총액(16조~25조 원) 수준으로 주가가 형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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