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3000억원 이상을 부정 축재한 형제 사건이 알려지며 중국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30일 관영매체인 CCTV는 특집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소흑제악, 국태민안을 위하여’를 통해서 하얼빈 전력국 부국장을 지낸 리웨이 형제의 대규모 부정 축재 실태를 보도했다.

‘소흑제악’은 흑(黑)을 쓸어버리고 악(惡)을 제거하자'는 뜻으로, 흑사회와 같은 범죄조직을 소탕하자는 캠페인이다. CCTV 보도에 따르면 리웨이는 하얼빈 전력국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개발업자의 전기 공급 신청이 있을 때마다 부대 공사를 동생이 사장으로 있는 전력실업그룹으로 몰아주는 방식으로 한화로 3000억원이 훨씬 넘는 거액을 부정 축재했다.

형은 자동차 100대 이상, 동생은 박물관 수준 골동품 수집

호화 선착장을 비롯해 무려 69채의 부동산을 보유한 리웨이 형제의 부동산 자산은 총 8억 위안(약 139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형인 리웨이는 초호화 차량 100여 대를 보유했다. 중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리웨이의 주차장에는 롤스로이스, 벤틀리, 한정판 미쯔오카 히미코, 험비, 한정판 크라이슬러 프라울러 등 초호화 차량이 줄지어 서 있었으며 보유 차량의 가치만도 1억 위안(17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생인 리퉁의 집에서는 청나라 망포, 대첩, 구판 등 박물관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진귀한 골동품들이 다수 발견됐다. 

공안국 조사에 따르면 리웨이 형제에게서 압수한 현금 자산만 10억 위안(1740억원)에 달했으며 이들 형제는 보유한 거액의 현금 자산으로 차량 및 부동산 그리고 골동품들을 은행 대출 없이 전액 현금만으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빈번한 정전, 주민과 기업 문제제기로 범죄 드러나

‘전기깡패’라고도 불리는 리웨이 형제는 약 6년간 하얼빈 지역의 전기를 사실상 독점했다. 리웨이 형제의 부정부패는 빈번한 정전을 겪던 하얼빈 지역의 주민들과 기업들이 당국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2년 가까이 진행된 리웨이 형제의 부정부패에 대한 조사로 관련자 155명이 붙잡히고 308건의 형사 소송이 제기됐다. 리웨이 형제에게는 2년간 모범수로 복역할 경우 무기징역으로 감형되는 조건으로 사형이 구형됐다.

리 씨 형제에게 적용된 혐의도 불공정거래, 상해, 불법 구금, 음란죄 등 무려 24건에 달하며 3285권의 문건으로 만들어진 범죄 혐의자료는 농구장 5곳을 모두 덮을 수 있는 양이다. 

중국판 범죄와의 전쟁인 소흑제악 추진으로 3644개의 범죄조직 해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집권 2기 들어선 후 사회정화운동인 ‘소흑제악’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지난 2019년 12월 윈난성 고등인민법원은 범죄단체 구성, 도박장개설 등 혐의로 기소된 쑨샤오궈에게 징역 25년형을 확정한 바 있는데 이 사건은 ‘소흑제악’ 추진으로 중국정부가 공직자와 폭력단체 유착비리를 적발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소흑제악’ 추진으로 지난 3년간 중국에서 3644개의 범죄조직이 사라졌고 범죄와 관련된 집단 1만1675개가 제거됐으며 체포된 사람은 14만9000명이다.
 

지난 3월 29일 베이징에서 열린 '소흑제악' 표창 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은 "암흑 세력은 사회의 독(毒)이고 경제·사회 질서를 심각하게 파괴하며, 공산당의 집권 기반을 좀먹는다"고 강력하게 암흑 세력을 비판했다

표창 대회 이후 중국 관영매체들은 ‘소흑제악’ 추진으로 인해 적발한 사례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소흑제악’의 성과를 선전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소흑제악’ 추진이 중국 지방 정부까지 공산당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중국 국민들은 범죄조직과 비호세력 척결에 나서는 중국 정부에 대해서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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