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패트롤] ‘회장님 말고 형'…‘MZ세대’와 소통 나선 기업 총수들
상태바
[유통가 패트롤] ‘회장님 말고 형'…‘MZ세대’와 소통 나선 기업 총수들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3.28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홍근 BBQ 회장·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
MZ세대 취향 저격에 기업 매출까지 '쑥' 올라
유튜브 채널 '네고왕'에 출연한 윤홍근 BBQ 회장, 이마트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진제공='네고왕', '이마트' 유튜브 채널 캡처
유튜브 채널 '네고왕'에 출연한 윤홍근 BBQ 회장(위), 이마트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진제공='네고왕', '이마트' 유튜브 채널 캡처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음식료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MZ세대’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정보에 강하며, 자신만의 철학이 뚜렷한 젊은 세대들은 특유의 단합력으로 제품의 흥망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주 소비자로 떠오른 이들을 잡기 위해 기업 회장들이 신비주의를 벗고 친근함을 장착했다.

1020 브랜드로 거듭난 BBQ

윤홍근 BBQ 회장은 27일 MZ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BBQ 공식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이어 제로(Year Zero) 캠페인' 선포식을 진행했다. 

이어 제로 캠페인은 원년, 원점으로 돌아가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BBQ는 최근 BBQ앱은 물론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모든 채널에 대한 리뉴얼을 단행했다.

이날 라이브 방송에는 개그맨 이상훈과 자사 브랜드 모델 황광희가 MC로 출연했으며, 걸그룹 브레이브걸스가 BBQ의 신제품을 소개했다. 모두 다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를 합친 용어)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는 연예인들이다. 

‘이어 제로 캠페인’ 영상에 등장한 윤홍근 제너시스 비비큐 회장. 사진제공=BBQ 공식 유튜브

윤홍근 회장은 출연자들과 직접 전화통화로 다양한 게임과 내기를 하면서 특유의 소탈한 모습을 보여줬다. 브레이브걸스와 끝말잇기 대결을 펼치는가 하면, 공식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20만 명을 넘을 시 브레이브걸스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겠다는 등 약속을 하기도 했다.

BBQ 관계자는 “늘어나고 있는 MZ세대 고객들이 BBQ 브랜드를 즐겨 찾게 하고 직접적으로 소통하고자 이번 캠페인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윤홍근 회장은 지난해 인기 유튜브 채널 '네고왕'에 출연해 호감 이미지를 쌓았다. 방송인 황광희와 치킨 가격 협상에 나서며 특유의 화끈하고 소탈한 모습을 선보여 비교적 업력이 오래된 BBQ 이미지를 젊은 감각으로 바꿔놓았다. 

할인된 치킨 가격을 가맹점과 공동 부담하는 것이 아닌 본사 차원에서 100억 원에 달하는 마케팅 비용을 전액 부담한 점도 화제를 모았다. 이벤트성 할인에 너무 많은 비용을 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덕분에 MZ세대에게 ‘손자 말 다 들어주는 할아버지 같다’는 이야기까지 들으며 BBQ를 ‘핫한' 브랜드로 재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어냈다.

이마트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진제공=이마트 공식 유튜브

정용진, ‘용진이형’으로 불러다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57만3000여 명을 거느린 인플루언서다.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요리와 운동을 즐기는 모습을 공유하며 ‘소통하는 혁신 CEO’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특히 지난 2월에는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에 등장해 신세계그룹이 인수한 와이번스 야구단과 관련된 내용들을 허심탄회하게 밝히며 대중과 직접적인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이때 정 부회장은 “야구팬들이 NC다이노스의 구단주인 김택진 대표를 ‘택진이형’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자신을 ‘용진이 형’으로 불러도 좋다”고 말하는 등 ‘동네형’처럼 친근하게 대중에게 다가섰다. 

1월에는 이마트 공식 유튜브 채널에 정 회장이 직접 배추를 수확하고 배추전을 만드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는데, 해당 영상은 3주 만에 129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2개월 누적 조회수는 140만에 달한다. 

영상이 공개된 후 2주 동안 이마트에서 배추 판매가 전년 대비 20%가량 증가하는 등 그의 활발한 소통은 기업 매출로 직결됐다. 또한 그가 스타벅스 유튜브 채널 ‘스벅TV’에 출연해 좋아하는 음료로 소개한 스타벅스 나이트로 콜드 브루는 월매출이 3배 정도 늘어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더 많은 기업 회장들이 MZ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직접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CEO에 대한 호감이 기업의 이미지와 매출로 이어지는 만큼, 매력적이고 친근한 CEO 이미지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MZ세대에게 외면 받기 시작하면 기업은 그 이미지를 살려내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CEO까지 직접 나서며 소통하려고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