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리포트] '긴급사태' 해제 후폭풍, 코로나 변종 급속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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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리포트] '긴급사태' 해제 후폭풍, 코로나 변종 급속 확산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 승인 2021.03.27 14:50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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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사태선언 해제 후, 유명 명소에 인파 몰려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신형 코로나 환자가 급증
전문가 ‘일본형’ 변이종 발생 가능성 제기
방역과는 모순된 행보를 이어가는 일본 정부
김재훈 일본방송연구소장.
김재훈 일본방송언론연구소장.

[오피니언뉴스=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일본 정부가 긴급사태선언을 해제한 후, 일본 유명 명소에는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다.

긴급사태선언 해제 후, 약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신형 코로나 확진자가 중소 도시를 중심으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신형 코로나의 변이종에 의한 감염자도 급속히 늘고 있는 가운데 ‘일본형’ 변이 바이러스의 발생 가능성까지 대두되어 불안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는 여행 장려 정책을 펼치는 한편, 도쿄올림픽의 성화 봉송 구간에서의 방역 대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전국적으로 신형 코로나 감염자가 늘고 있던 지난 21일, 긴급사태선언을 전면적으로 해제했다. 그와 함께 벚꽃 개화와 대학 졸업 시즌까지 도래해 도심 번화가와 벚꽃 명소를 중심으로 엄청난 인파가 몰리고 있다.

후생노동성에 의하면 26일, 일본에서 2026명의 신형 코로나 감염자가 나왔다. 이는 지난 2월 6일 이후 가장 많은 감염자 수다. 게다가 지난 23일까지 변이종에 의한 감염자는 649명이라고 발표했다. 이것은 일주일 전보다 164명 늘어난 것이다.

26일, ‘(신형 코로나 확진자) 도쿄 376명’이라는 자막과 함께 오후 9시가 지난 도쿄 시부야에 인파가 몰린 모습을 전하는 TBS의 메인 뉴스 ‘news23’. 사진=TBS 캡처.
26일, ‘(신형 코로나 확진자) 도쿄 376명’이라는 자막과 함께 오후 9시가 지난 도쿄 시부야에 인파가 몰린 모습을 전하는 TBS의 메인 뉴스 ‘news23’. 사진=TBS 캡처.

변이종 감염자 649명 가운데, 549명은 일본 국내에서, 나머지 100명은 공항 검역에서 확인됐다. 또, 549명 가운데, 영국 변이종이 501명으로 약 90%, 남아프리카 변이종이 13명, 브라질 변이종이 35명이었다. 게다가 각 지자체의 추가 조사 결과까지 더하면 총 792명이 변이종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타무라 노리히사 후생노동성 장관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변이종 바이러스 검사 태세의 확충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변이 바이러스를 포함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미야기현과 오사카를 들며 ‘증가 경향이 현저해 큰 위기감을 가지고 있다’라고 발언했다.

이렇게 신형 코로나 상황이 다시 악화하자 26일 일본의 모든 공중파 방송의 메인 뉴스에서는 관련 보도를 첫 소식으로 비중 있게 다뤘다.

우선 TBS의 메인 뉴스인 ‘news23’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우려되는 것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이라며 변이종은 PCR 검사로 발견되기 어렵고 백신 효과를 낮출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신형 코로나 “제4파”가 시작되고 있다’라는 자막과 함께 26일 보도하고 있는 NHK의 메인 뉴스 ‘뉴스워치9’. 사진=NHK 캡처.
신형 코로나 “제4파”가 시작되고 있다’라는 자막과 함께 26일 보도하고 있는 NHK의 메인 뉴스 ‘뉴스워치9’. 사진=NHK 캡처.

일본 국립 유전학연구소에서 이번 달 초, 도치기현의 병원에서 받은 검체를 분석했으며 그 결과 ‘일본형’ 변이 바이러스가 생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국립 유전자연구소의 가와카미 코이치 교수는 방송에서 "신형 코로나가 일본 내에서 조금씩 변이하면서 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NHK의 메인 뉴스인 ‘뉴스워치9’에서는 신형 코로나 제4파가 시작되고 있다며 특히 지방 중소 도시를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이유로 도시 간 사람의 왕래가 잦아진 것을 들며 긴급사태선언이 적용되지 않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를 들어 오사카의 경우 약 두 달 만에 300명의 감염자가 나왔다며 그로 인해 오사카지사는 이번 달 말까지 기한으로 했던 밤 9시까지 영업 단축 요청을 다음 달 21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에히메현은 26일, 과거 두 번째로 많은 39명의 감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나카무라 토키히로 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신형 코로나 제4파가 도래했다. 변이종에 의한 집단 감염으로 단기간에 매우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며 “감염 상황과 의료 제공 체제의 부담이 제3파를 넘어서는 상황”이라고 위기감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신규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는 각 지역 의료 관계자도 이대로라면 의료붕괴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의 모순된 대응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26일 아카바 카즈요시 국토교통성 장관이 코로나 감염자 수가 기준치 이하인 지역에서 희망할 경우, 지역 내 여행에 한해 1인당 하루 최대 7000엔(약 7만2000원)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한다.

‘지역 여행에 최대 7000엔의 지원’이라는 자막과 함께 26일 보도하고 있는 TV아사히의 메인 뉴스 ‘보도스테이션’. 사진=TV아사히 캡처.
‘지역 여행에 최대 7000엔의 지원’이라는 자막과 함께 26일 보도하고 있는 TV아사히의 메인 뉴스 ‘보도스테이션’. 사진=TV아사히 캡처.

한편 도쿄올림픽의 성화 봉송이 지난 25일 후쿠시마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일본의 스포츠 매체인 ‘도쿄스포츠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성화 봉송 출발 지점부터 인파가 몰렸다고 전했다. 게다가 이튿날에도 후쿠시마시 구간의 마지막 도착 지점인 후쿠시마현청 앞의 주차장이 꽉 찼고 카메라나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시도하는 사람이 쇄도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많은 일본 네티즌들은 코로나 대책을 제대로 세워서 대응하겠다던 일본 정부의 장담과는 달리, 실제로는 아무런 준비도 하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리고 오사카와 미야기에서 신형 코로나 변이종에 의한 확진자가 많은 것과 달리, 도쿄는 압도적으로 적다며 도쿄에서 발표하는 수치는 신용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미 지난 1월 2일과 3일에 열린 일본 유명 마라톤 대회에서도 거리에 인파가 몰려 논란이 됐다. 당시 무토 토시로 도쿄 올림픽 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번 경험을 올해 3월 25일에 시작되는 성화 봉송을 위한 코로나 방역 대책에 활용하고 싶다.’라는 발언을 했었다. 그러나 당시의 경험을 이번 성화 봉송을 위한 방역 대책에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에는 많은 의구심이 든다.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 지역은 보건소의 업무 부담을 이유로 현재 적극적인 역학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실제 감염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신형 코로나에 대한 방역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변이종까지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일본형’ 변이 바이러스의 발생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어 일본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8일 일본 언론 매체인 ‘닛칸 겐다이’는 ‘정부는 변이 바이러스 무시, 성화 봉송 전의 긴급사태 전면 해제에 논리 모순’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 제목이 지금의 일본 상황을 나타내고 있는 듯 하다.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은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방송 연구를 전공하고, 현재는 '대한일본방송언론연구소'에서 일본 공중파 방송사의 보도 방송과 정보 방송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방송의 혐한과 한국 관련 일본 정부 정책의 실체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 '라미TV'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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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2021-04-06 16:50:52
잘 보고 갑니다.

소시민 2021-04-01 21:00:11
우리는 좀더 버텨봅시다

KTW 2021-03-30 20:59:16
잘 보고 갑니다. 일본을 가까이서 분석한 기사가 훌륭하네요!
일본의 실상이 선진국 맞나 싶을 정도로 한심하네요

성진화 2021-03-29 13:46:13
잘 보고 갑니다.

우하하 2021-03-28 20:26:52
기사 잘봤습니다 일본은 무정부 상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