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왕' 농심 신춘호 회장 별세…향년 92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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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왕' 농심 신춘호 회장 별세…향년 92세(종합)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3.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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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농심 창업 후 56년간 이끌어
신라면 100여개국에 수출
장남 신동원 부회장이 경영 승계
농심 신춘호 회장. 사진제공=농심
농심 신춘호 회장. 사진제공=농심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농심 창업주인 ‘라면왕’ 신춘호 회장이 27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농심 측은 이날 “신 회장이 오늘 오전 3시38분께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1930년 울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65년 농심을 설립하고 신라면과 짜파게티 등을 출시해 라면 업계 판매 1위 타이틀을 거머쥐며 '라면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농심은 너구리(82년)를 시작으로 안성탕면(83년), 짜파게티(84년), 신라면(86년)까지 내놓는 라면마다 인기를 끌었다. 단숨에 라면·스낵 업계 1위에 올라섰다. 
 
그중 그의 역작으로 평가받는 '신라면'은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수출돼 '한국 식품의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지금은 익숙하지만, 출시 당시에는 파격적인 이름이었다. 당시 브랜드는 대부분 회사명이 중심으로 되어있었고, 한자를 상품명으로 쓴 전례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춘호회장이 발음이 편하고 소비자가 쉽게 주목할 수 있으면서 제품 속성을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네이밍이 중요하다며 임원들을 설득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신춘호회장의 브랜드 철학은 확고하다. 반드시 우리 손으로 직접 개발해야 하며, 제품의 이름은 특성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명쾌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한국적인 맛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를 라면쟁이, 스낵쟁이라 부르며 직원들에게도 장인정신을 주문하곤 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작고한 롯데그룹 창업주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이기도 하다. 원래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형을 도와 함께 일했지만, 신 명예회장이 반대했던 라면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이가 틀어졌다. 
 
65년 롯데공업을 설립해 '롯데라면'을 판매하다가, 78년 사명을 '농심'으로 바꾸면서 롯데와도 완전히 결별했다. 이들 형제는 신 총괄회장이 별세할 때까지 끝내 관계를 회복하지 못했다고 한다.
 
신 회장은 최근 농심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지난 25일 주총에서 신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도 상정되지 않았다.

신 회장은 노환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었고 지난 25일 농심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지 않으면서 은퇴한 상태였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낙양씨와 자녀 신현주(농심기획 부회장)·동원(농심 부회장)·동윤(율촌화학 부회장)·동익(메가마트 부회장)·윤경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30일 오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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