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 논란 주인공' 로빈후드 , 나스닥 대어(大魚)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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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톱 논란 주인공' 로빈후드 , 나스닥 대어(大魚)되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3.24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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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후드, 23일 SEC에 IPO 서류 제출...나스닥 상장 준비
게임스톱 논란 속 IPO 추진은 강한 성장성 자신감
다만 변동성 높아진 주식시장은 걸림돌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가 기업공개(IPO)를 위한 신청서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가 기업공개(IPO)를 위한 신청서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한 때 월가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밈 주식' 게임스톱의 매수를 제한해 논란에 휩싸였던 온라인 증권거래 플랫폼 로빈후드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여전히 논란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도 IPO를 추진하는 로빈후드에 대해 전문가들은 "향후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로빈후드가 직면해있는 상황이 그리 녹록치만은 않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동시에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로빈후드, SEC에 IPO 신청서 제출

23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로빈후드는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밀리에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제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로빈후드는 나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로빈후드 역시 홈페이지 블로그를 통해 보통주 상장을 위해 SEC에 S-1 양식의 신고서를 비공개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통상 S-1 양식을 제출한 이후 1~2개월 내에 상장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2분기 이내에 상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로빈후드는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으로, 코로나19 수혜기업으로도 꼽힌다. 지난해에는 봉쇄조치로 인해 집에 머무는 이들이 많아졌고,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정책으로 많은 이들이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

여기에 경기회복 기대감과 동시에 초저금리 정책으로 금융시장이 전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하면서 주식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 로빈후드의 성장을 이끌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로빈후드는 단순히 주식거래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거래도 가능하다.

아울러 테슬라와 같이 다소 비싼 주식은 660달러를 내고 한 주를 사는 것이 아니라 10달러 혹은 20달러의 소액을 투자해 일정 부분만 사는 '소수점 거래'도 가능한 점 등 거래 편의성이 높다는 점에서 유독 인기를 끌었다. 

포브스에 따르면, 로빈후드는 2013년 설립 이후 2020년 말까지 13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는데, 2021년 첫 두달간 600만명 사용자를 추가했다. 

사용자가 크게 늘면서 기업가치도 높아졌다. 지난해 9월 120억달러 수준으로 평가받았던 로빈후드 가치는 작년 연말에는 200억달러, 지난 2월에는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난 400억달러로 글로벌 투자업계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포브스는 "로빈후드는 수수료 무료 주식거래 시장을 개척하고, 피델리티나 찰스슈왑, 이트레이드 등 업계 최고 기업들을 따라잡음으로써 증권업계를 변화시키는데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게임스톱 사태 등 논란도 여전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만큼 논란도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1월 월가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게임스톱 사태다. 

미국 대형 커뮤니티인 레딧의 주식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WSB)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결집하면서 게임스톱 등 일부 종목의 광적인 매수세를 이끌었고, 이들 주가가 급격히 치솟자 로빈후드가 일부 종목에 대한 매수 거래를 제한했던 것.

이는 월가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되면서 블래드 테네브 최고경영자(CEO)가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화상 청문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주식 의무 예치금이 너무 올라 거래를 제한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는데, 이 때 로빈후드가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 개인 투자자가 로빈후드에서 풋옵션 거래를 했다가 잔고에 마이너스(-) 73만달러가 적힌 것을 보고 충격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도 있었다. 풋옵션을 행사하면 이를 되돌릴 수 있었는데, 이를 인지하지 못한 투자자가 절망감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것이다.

이에 유가족들은 로빈후드가 관련 내용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았고, 당시 투자자가 수차례 고객센터에 메일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답변을 얻지 못했다며 로빈후드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테네브 CEO는 이후 보다 안전한 거래를 위해 일련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힌 바 있다. 

논란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 지명자는 지난 2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게임스톱과 관련된 시장 구조와 무료 주식거래 앱에 대해 조사하겠다"며 "일부 온라인 증권사들이 고객들을 투자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사용했던 주문흐름이나 수법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겐슬러 지명자는 미 상원 은행위 투표를 통과했으며, 상원 전체 표결을 앞두고 있다. 

강한 성장성 기대 vs 경쟁 심화는 우려요인

이같은 논란과 규제 위기 속에서도 로빈후드가 IPO를 추진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회사의 성장성을 얼마나 자신하고 있는지, 그리고 IPO 시장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요 언론들은 평가한다. 

CNN은 "평상시라면 로빈후드의 비틀거림이 IPO를 망칠 수 있었고, 과연 이 회사가 각광을 받을 준비가 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평상시가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 수준을 이어가고 있고,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과 초저금리의 조합은 금융시장의 호황기를 불러왔다는 것. 이에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는 물론 전통적인 IPO 시장 열기도 아주 뜨거운 만큼 로빈후드 역시 이 기회를 잡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딜로직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전통적인 IPO는 올해 이후 지난 19일까지 총 349억달러 규모인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5배 수준에 달하며, 1995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SPAC에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올해는 2000%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한마디로 시장이 고성장 기업을 두팔 벌려 환영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그리고 초저금리 시대 속에서 투자자들은 로빈후드 논란에 겁을 먹을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로빈후드가 전 구글 경영자 아파르나 첸나프라가다를 최고제품책임자(CPO)로 임명하는 등 경영진을 강화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핏치북의 핀테크 분석가인 로버트리는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강하다는 점에서 시장이 로빈후드를 처벌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부 중개사보다 훨씬 더 큰 금융기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최근 경쟁사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는 등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로빈후드의 성장성을 마냥 신뢰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미국의 금융 서비스업체인 찰스슈왑은 260억달러를 투자해 온라인 증권사 TD아메리트레이드를 인수 합병했다. 모건스탠리는 온라인 증권사 이트레이드파이낸셜을 13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피델리티 등도 무료 수수료를 내세우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주식 플랫폼은 주식시장의 흐름에 밀접한 영향을 받는다는 점도 다소 부담이다. 현재 글로벌 주식시장은 지금까지 고공행진을 펼쳐온 덕에 '거품'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며, 미 국채금리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변동성이 높은 편이다. 

포브스는 "로빈후드는 자사의 가치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계속 성장해야만 한다"며 "하지만 거품이 낀 주식시장이 흔들린다면 그것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RIS(Retirement Income Strategies)의 크리스찬 핀프록은 "우려되는 부분은 사람들이 잃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같은 움직임은 좋게 끝나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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