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꺾인 서울 전셋값…’안정세 진입인가, 일시적 현상인가'
상태바
상승세 꺾인 서울 전셋값…’안정세 진입인가, 일시적 현상인가'
  • 안은정 기자
  • 승인 2021.03.23 17: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주 서울 전세가격 변동률 0.05%
서울 강남·강동·송파구 전셋값 하락
전셋값 하락 두고 '안정세' 관측
여러 변수로 '일시적 현상' 의견 맞서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안은정 기자]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여파로 천정부지로 값이 치솟던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추세다. 가격 상승 폭이 둔화하는 가운데 전셋값이 떨어진 곳도 나타났다.

거래량이 줄고 전세 매물이 늘면서 일부에서는 거품처럼 불어난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는 반면 여러 변수를 고려하면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23일 부동산114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주 강남구 전세가격 변동률은 -0.07%로 집계됐다. 강동구와 송파구도 각각 -0.02%, -0.01%를 기록해 인기 학군 지역 위주로 전셋값 하락이 두드러졌다.

강동구의 전셋값은 특히 3월 첫째 주에 0.06% 하락해 유일하게 내림세를 보이다 둘째 주(-0.01%), 셋째 주(-0.02%)에도 전세 가격이 하향했다.

지난 주 서울 전체 전세가격 변동률은 0.05%로 작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주요 지역 주간 전세가격 변동률. 자료제공=부동산114
서울 주요 지역 주간 전세가격 변동률. 자료제공=부동산114

전세가격 상승폭이 조금씩 둔화하는 상황에서 서울 부동산 향방을 좌우하는 강남 곳곳 전셋값이 떨어지자 전세시장이 안정세에 진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격이 급등해 대기수요가 관망세로 전환했고, 전세수요가 급감하자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춰 매물을 내놓으면서 전셋값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일원동 ‘개포우성7차’ 아파트의 전세 가격이 500~1500만원 가량 빠졌고, 강동 명일동 ‘명일삼환’, ‘삼익그린2차’,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등이 500~2500만원 떨어졌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전셋값은 작년 7월 이전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최근에는 실거래가가 반영하고 있듯 전세 시장이 안정세를 찾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서울 전월세 거래량이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 매물은 쌓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전세 거래량은 이날 기준 3754건으로 전년 동월 1만47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3월이 통상 비수기라고 하더라도 최근 3년 간 서울 전세 거래량 평균이 1만1325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낮은 수치이다.

전세 거래량을 비롯해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 이상),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치), 월세 거래량 역시 전년 동기에 견줘 크게 줄었다.

서울 전월세 매물은 늘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 통계를 보면 서울 전월세 매물은 삼 개월전부터 꾸준히 증가해 현재 3만8993건으로 나타났다.

전·월세 매물 증감 추이. 자료제공=아실
전·월세 매물 증감 추이. 자료제공=아실

하지만 전셋값이 떨어지는 현상은 일시적일 뿐 지속되기 어렵다는 평가도 팽배하다. 우선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계약갱신청구권이 주효해지면서 전셋값이 하락하는 ‘착시효과’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김학렬 스마트튜브경제연구소 소장은 “계약갱신청구권이 시장에 안착해 신규 계약 전세가격과 계약갱신청구권을 통해 재계약한 전세가격의 갭이 두 배 가까이 벌어진 상황”이라며 "갱신할 때 전·월세가 5% 이내 제한돼 있기 때문에 이 가격이 시장에 반영돼 전셋값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임대차2법 도입 후 일정기간이 흘러 주거 시장에 안착하면서 늘어난 계약 갱신 건이 반영되는 현상”이라며 “전세 가격이 몇 주 동안 떨어졌다고 해도 여전히 신고가를 경신한 거래도 많아 안정세라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매수호가와 매도호가의 격차가 커서 거래가 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 안정세를 평가하기 무리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김학렬 소장은 “전세 매물이 쌓이는 것도 호가가 낮은 상태에서 많아지면 의미가 있겠지만 호가는 계속 오르면서 쌓이는 추세라 당장 강남구나 송파구에 전셋값이 조금만 낮아져도 금방 거래될 것”이라며 “거래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호가가 높은 매물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5월 말 거래량을 보고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