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와 다른길 간다...KT "콘텐츠 상생 모델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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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와 다른길 간다...KT "콘텐츠 상생 모델 만들 것"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3.23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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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등 외산 OTT와 달리 IP 공유
빅데이터 활용해 안정적 투자 선순환 구조 만들 것
'개방·공유·육성' 콘텐츠 협력 구조...‘With KT’ 생태계 구성
2023년까지 원천 IP 1000 개 확보
구현모 KT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KT그룹 미디어컨텐츠 사업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현모 KT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KT그룹 미디어컨텐츠 사업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KT는 그룹내 케이블 방송,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 음원서비스 등을 연계해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콘텐츠 상생 생태계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23일 발표했다. 

KT는 이날 온라인기자간담회를 열고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흥행 가능성이 높은 콘텐츠에 핀포인트로 투자하고,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과 상생하겠다는 콘텐츠 산업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KT 관계자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는 IP(지적재산권)와 2차 저작권을 다 가지고 가고 수익을 나눠준다”며 “KT는 IP를 일정 부분 쉐어하고 이후 발생하는 수입에 대해서도 당연히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그룹 내에 유로방송 채널, OTT, 음원 서비스 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과 유통, 원천 IP 전문 자회사 등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KT그룹의 미디어 콘텐츠 사업 매출은 3조1939억원을 기록했다. 

KT는 “미디어 콘텐츠 사업 매출은 지난 10여 년 간 연평균 15% 수준의 매출 증가율(CAGR)을 기록하면서 전체 KT매출 성장을 견인해 왔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 활용해 안정적 투자 선순환 구조 만들 것

KT는 KT그룹의 안정적인 콘텐츠 제작비 회수 구조(리쿱율)와 국내 최고 수준의 미디어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콘텐츠 사업에서 성공 사례를 발굴해 나갈 방침이다. 

신설 콘텐츠 전문 투자‧제작‧유통 법인 KT 스튜디오지니는 스토리위즈가 보유한 원천 IP 자산을 활용해 드라마, 영화, 예능 등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한다. 스카이티브이(skyTV) 실시간 채널을 비롯해 올레 tv, 스카이라이프 등 KT그룹 플랫폼에서 1· 2차 판권을 유통한다. 이후 KTH, Seezn(시즌) 등을 통해 국내외 후속 판권을 유통하고 지니뮤직 등을 통한 콘텐츠 부가가치 창출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콘텐츠를 제작해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고 다시 콘텐츠에 재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KT의 목표다. 

KT는 이를 위해 1300만 고객 미디어 시청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미디어 빅데이터는 감독, 작가, 출연진 등의 기본 정보와 KT만이 보유한 장면 분석 정보를 결합한 콘텐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여기에 초 단위의 콘텐츠 시청 집중도와 유지율, 콘텐츠 이용 패턴(실시간 방송 유입 및 이탈, TV UI 이용 로그 등)과 같은 시청 데이터를 더하고 인구통계학적 환경을 반영한 시청자 데이터까지 결합한다.  

KT는 “이는 미디어 업계의 일반적인 실시간 방송 시청률 샘플링 데이터의 약 3000배에 달하는 방대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KT는 인공지능(AI) 기술로 흥행 예측 모델을 도출하고 10단계의 정교한 흥행 등급으로 구성해 KT 오리지널 콘텐츠의 제작에 활용한다. KT 스튜디오지니는 KT의 미디어 빅데이터를 전방위로 도입해 장르, 배우, 소재를 구상하는 단계부터 콘텐츠별 특성에 맞는 최적의 유통 경로를 설계하는 데 적용할 방침이다. 

'개방·공유·육성' 콘텐츠 협력 구조...‘With KT’ 생태계 만든다

이날 KT는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기존 콘텐츠 비즈니스와 전혀 다른 새로운 ‘With KT’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KT그룹이 보유한 플랫폼 간 유기적인 협력을 주도해 각 플랫폼의 가치를 높이고, 이를 토대로 국내외 유력 제작사 및 플랫폼 사업자들과 상호 호혜적 파트너십을 맺는다는 계획이다. 

KT 스튜디오지니의 ‘With KT’ 생태계는 ‘연결(Connectivity)’을 핵심 가치로 삼아 ▲개방(Open) ▲공유(Sharing) ▲육성(Cultivate) 세가지 측면의 콘텐츠 협력 구조를 구축한다. 

글로벌 OTT의 제작 하청 기지로 전락할 지 모른다는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의 우려를 국내 자본과의 상생으로 해소하고,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KT 스튜디오지니는 자체 플랫폼이 없는 순수 제작사를 비롯해 국내외 OTT, 모바일 플랫폼 기업 등과 과감하고 광범위한 협력을 도모한다.

현재 KT 스튜디오지니는 흥행 작품으로 실력을 증명한 바 있는 제작사 10여 곳을 비롯해 중소 제작사 10여 곳과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개방적 구조의 협력을 추진 중이다.

또 KT는 “그 동안 콘텐츠 제작사의 IP를 대가로 제작비를 지원하고, 제작비 중 일부를 마진으로 주고 받아 온 업계의 일반적인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고 밝혔다. 

KT 스튜디오지니는 콘텐츠 수익뿐만 아니라 IP 자산 까지 제작사와 공유하며 흥행한 콘텐츠가 제작사의 실적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국내 창작자들의 육성에도 앞장선다. 신진 창작자와 제작사를 발굴해 올레 tv, Seezn(시즌)에서 방영될 ‘숏폼 콘텐츠’ 제작을 맡기고, 이를 토대로 향후 대작 콘텐츠까지 제작할 수 있는 ‘메가 크리에이터’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날 처음으로 공식 자리에 나선 김철연 KT 스튜디오지니 공동 대표는 “KT가 왜 콘텐츠 제작에 나서느냐, 과연 잘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반대로 KT가 도대체 왜 여태껏 스튜디오 사업에 나서지 않았느냐고 묻고 싶다”면서 “KT는 성공 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운 콘텐츠 산업에서 제작자들이 창작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누구보다도 안정적으로 콘텐츠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있는 회사”라고 말했다.

2023년까지 원천 IP 1000 개 확보

이날 KT는 “KT 스튜디오지니는 2023년 말까지 원천 IP 1000여 개 이상, 드라마 IP 100개 이상의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구축한다”며 “외부 투자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제작 역량 강화를 위한 전문 인력의 영입과 육성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KT는 이를 위해 ▲ IP펀드 조성, 100억원 이상 투자로 원천 IP확보 ▲ 30여 개 타이틀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KT그룹 미디어 플랫폼에 제공 ▲ ‘핵심 대작(텐트폴, tent pole)’ 드라마를 제작해 스카이티브이 실시간 채널 통해 방영 등의 방안과 함께 2023년까지 시청률 순위 10위권 내에 진입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나아가 KT 스튜디오지니는 콘텐츠 제작사들과의 동반 성장을 바탕으로 국내 콘텐츠 시장 규모를 키우고, 아시아를 중심으로 점차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K-콘텐츠’의 무대를 전 세계로 확장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글로벌 OTT에 대한 한국 콘텐츠 시장의 의존도 역시 점차 심화되고 있는데, 대형 제작사 중심으로 구성된 주요 OTT사업자들의 콘텐츠 라인업에 중소 제작사들이 합류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KT가 국내 콘텐츠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꾸준히 자본을 투자할 것이란 설명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미디어는 고객들의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가장 중요한 축이며 KT가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는 사업 영역으로 디지코 KT의 가장 강력한 성장 엔진이라고 자신한다”며 “KT그룹 역량을 미디어 콘텐츠로 집결해 무한한 가치를 창출해내며 K-콘텐츠 중심의 글로벌 시장 판도 변화에 가속도를 붙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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