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입주물량 늘어...전세시장 영향
공시가격 상승으로 세부담 세입자 전가 우려 있어

[오피니언뉴스=안은정 기자] 수도권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폭이 둔화했지만 여전히 상승세인 가운데, 경기 일부 지역 전셋값이 두 달 넘도록 하락세다.
입주물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나고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임대차보호법이 가시화한 효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공시가격 상승으로 커진 다주택자 보유세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우려가 있어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경기 과천시와 하남시, 성남시 수정구의 아파트 전세가격이 올해 들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과천은 작년 12월부터 15주 연속 하락세다. 작년 11월 30일 0.00%로 보합세를 보인 뒤 꾸준히 떨어져 지난주 -0.14%로 집계됐다.
과천과 함께 경부1권으로 묶인 안양·의왕시가 지난주 0.03%, 0.27%를 기록한 것과 다른 양상이다.
이어 하남과 성남 수정구 전셋값도 떨어졌다. 하남은 2월 첫째 주 전세가격 변동률은 -0.14%를 기록해 작년부터 이어진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2월 마지막 주엔 -0.24%로 떨어져 경기도에서 가장 큰 하락 폭을 나타냈다.
성남 수정구 역시 2월 들어 전셋값이 하락세로 전환했다. 특히 지난주에는 -0.27%까지 내려가 하락폭이 최근 들어 가장 컸다.

전세가격 하락은 거래 지표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과천시 중앙동 ‘래미안에코팰리스’ 전용면적 84.97㎡는 지난해 12월 9억5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는데 이달 10일 6억원에 계약됐다.
과천 별양동 ‘래미안센트럴스위트’ 전용면적 84.91㎡ 아파트는 지난 2월 전세 가격은 7억3500만원이었다. 작년 8월 8억9250만원에 전세 계약이 성사된 이후 첫 거래다.
하남 전세 시장도 지난해 상반기에만 전셋값이 억 단위로 뛰었던 상황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전셋값이 4억원 대에 머물다가 9억원까지 급등했던 ‘미사강변센트럴자이’ 전용면적 96.98㎡는 지난달 23일 7억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성남 수정구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면적 98.98㎡의 경우 작년 12월 전셋값이 13억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2월 8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통상 전세 시장은 신규 입주 물량에 따라 판도가 바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아파트 입주량이 전년 대비 크게 늘면서 전셋값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018년 7월 이후 1년 넘도록 입주 물량이 없었던 과천은 지난해 푸르지오써밋 1571가구를 포함해 총 2988가구가 신규 입주했다. 올해에는 이보다 더 늘어난 5553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하남은 2020년 총 1925가구가 입주했고 올해는 4배 늘어난 7825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성남 수정구도 작년 하반기 4089가구가 입주했는데 전년 대비 81% 늘어난 수치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전체적으로 봄 이사철 중간 단계를 지나면서 시장이 ‘휴식기’에 접어들었고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가시화한 까닭”이라며 “지난해 신규 입주 물량이 일시적으로 많아지면서 복합적으로 전셋값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셋값에 영향을 주는 또다른 변수가 존재한다. 지난주 정부가 공시가격을 인상하면서 다주택자의 세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
박 수석위원은 “보유세 증가에 따라 세입자가 세부담을 떠안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하반기 전세시장 상황이 안정화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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