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인포르메] 스페인에서 '승승장구' 현대기아차, 폭풍인기 비결은  
상태바
[스페인 인포르메] 스페인에서 '승승장구' 현대기아차, 폭풍인기 비결은  
  • 최지윤 마드리드 통신원
  • 승인 2021.03.18 10:3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차·기아차, 현지서 최고 '가성비 브랜드' 인정받아
작년 코로나 팬데믹로 시장위축...현대기아차는 "선방"
톱스타 '나달' 활용, 현대차 인기차 '쿠페' 등으로 인지도 줄곧 상향
친환경·농촌 작은마을 연계한 전기차·공유사업...올해도 기대감 고조
최지윤 마드리드 통신원
최지윤 마드리드 통신원

[오피니언뉴스=최지윤 마드리드 통신원] 외국 생활을 하면서 은연중에 한국산 제품을 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삼성, LG 가전제품은 물론이고, 도로에서 점점 많이 보이는 한국 브랜드 자동차의 인기를 스페인에서 실감하고 있다.

현대, 기아가 너희 나라 브랜드야?

특히 가까운 지인들이 “현대, 기아가 너희 나라 브랜드라며?”라고 반갑게 물어봐 주는 일이 많다. 멀리 떨어진 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 낸다고 감탄을 듣는 건 덤이다. 

객관적으로 한국 자동차는 스페인에서 어느 정도의 지위를 가지고 있을까? 요즘 국가에 대한 자부심을 속된 말로 일컫는 ‘국뽕’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스페인에서 실감하는 한국 자동차의 인기를 국뽕이라고 단순 치부하고 넘어가는 수준 이상이다.

실제로 스페인 자동차제조협회(ANFAC)가 발표한 2020년 스페인 자동차 판매량 조사 결과, 기아차는 4만7624대를 판매하며 6위를, 현대차는 4만5405대를 판매하며 근소한 차이로 7위를 기록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자동차 판매량이 전체적으로 많이 감소했음에도 불구, 한국 브랜드는 매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있다.

2020년 스페인 자동차 연간 판매량 및 점유율. 사진=elespanol.com
2020년 스페인 자동차 연간 판매량 및 시장점유율. 사진=elespanol.com

스페인의 기아차 판매 총괄인 에두아르도 디바르는 “2020년은 어려운 해였지만, 회사 손익 계산서를 확인하고는 오히려 기뻤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로써 기아차는 스페인내 점유율이 2019년 대비 0.8% 증가한 5.6%, 현대차는 0.4% 증가한 5.3%로 집계되면서 현대·기아차는 총 약 11%의 점유율을 보였다. 

스페인에서 가성비 최고차는? 기아차 1위 등극 

스페인의 저명한 자동차 관련 잡지사 아우토피스타(autopista)는 독자를 대상으로 ‘가격 대비 품질이 훌륭한 자동차’를 매년 조사한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가장 좋은 평가를 받던 브랜드는 모두 유럽 브랜드였지만, 2020년 구독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기아차가 1위, 현대차가 4위를 차지하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차량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기아차가 1위, 현대차가 3위를 차지하며 한국차가 스페인에서 가격 대비 훌륭한 품질을 인정받고 있음이 증명됐다 이뿐만 아니라, 스페인 네티즌의 한국 자동차에 대한 의견을 보면 ‘쉽게 고장 나지 않는 견고함’, ‘가성비 좋은 제품’이 제일 많았다. 

기아의 글로벌 브랜드 홍보 대사인 스페인 테니스 선수 라파엘 나달(오른쪽). 사진=www.cocheando.es
기아의 글로벌 브랜드 홍보 대사인 스페인 테니스 선수 라파엘 나달(오른쪽). 사진=www.cocheando.es

스페인 스포츠 영웅 '나달'과 함께

기아차의 경우 2004년부터 스페인 출신 유명 테니스 선수 라파엘 나달을 후원했다. 나달은 글로벌 브랜드 홍보 대사가 되어 현재까지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기아차는 라파엘 나달과의 파트너십을 5년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는데, 나달은 “기아는 17살 때부터 나와 함께 했으며, 프로 테니스 선수로 성장하는 내 여정에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TV에서는 나달이 기아차의 ‘7년 보증 기간’을 강조하는 광고에 등장하기도 한다. 7년이라는 긴 보증 기간을 내건 기아차의 대담한 모습에 스페인 사람들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제품을 구입하고 실제 사용한 사람들의 긍정적인 반응에서 기아는 스페인 시장에서 점차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현대차 역시 보증 기간을 5년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두 브랜드 모두 타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같은 성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훨씬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출시해 현지인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스페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현대차 쿠페 1세대. 사진=autocasion.com
스페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현대차 쿠페 1세대. 사진=autocasion.com

한국산 자동차의 인기가 최근 들어 스페인 시장에서 상승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이미 2000년대 이전부터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모델이 있다.

1996년에 출시된 현대차 쿠페(Coupé)가 그 주인공이다. 쿠페는 합리적인 가격과 당시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디자인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금액면에서 부담 없이 첫 번째 스포츠카를 구매하고 싶은 소비자를 타깃으로 했는데, 스페인 젊은이들이 구매하는 일이 가장 많았다. 젊은 시절 이용했던 한국차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진 사람들은 이제 기성세대가 되었고, 이들은 스페인 자동차 시장에서 주요한 소비층으로 자리 잡고 있다. 

마드리드의 차량 공유 플랫폼 위블(wible)에 사용되는 기아차 니로(NIRO). 사진=free2move.zendesk.com
마드리드의 차량 공유 플랫폼 위블(wible)에 사용되는 기아차 니로(NIRO). 사진=free2move.zendesk.com

스페인 국민들 마음 사로잡는 현대기아차 마케팅 

한국 브랜드는 좋은 품질과 가격이라는 평가에 안주하지 않고 현지 시장을 철저하게 분석해 스페인에서 괄목할만할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아차는 2018년부터 스페인 최대 석유 회사 렙솔(Repsol)과 손잡고 마드리드내 차량 공유 플랫폼인 위블(wibl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페인을 포함한 유럽에서는 높은 수준의 오염으로 인해 자동차 통행 제한 구역을 늘리는 도시가 증가하고 있고, 마드리드 역시 환경을 이유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기아차는 니로(NIRO) 모델을 활용, 지금까지 해당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는 스페인에 거주민 1만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마을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작년 11월 현지 자동차 업계 최초로 이동이 어려운 농촌 주민들을 위한 전기 자동차 공유 서비스 ‘vive(비베)’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작년 11월에 시작한 이 서비스는 성공적인 반응을 얻었고, 현재 30개 이상의 지자체에서 운영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말까지 80개의 지자체에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페인 농촌 지역 주민들의 이동성 향상 및 친환경 주행을 목표로 하는 현대차의 비베(vive). 사진=www.hyundai.com
스페인 농촌 지역 주민들의 이동성 향상 및 친환경 주행을 목표로 하는 현대차의 비베(vive). 사진=www.hyundai.com

이 서비스를 위해 현대차가 첫 번째로 선정한 캄피사발로스 지역은 WHO가 선정한 ‘스페인 내 가장 깨끗한 공기를 가진 도시’로, 현대차는 전기차를 활용해 스페인 농촌을 위한 깨끗한 이동성 대안을 제시한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 사용되는 모델은 2019년 스페인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된 '코나(KONA)'로, 주민들은 통근할 때나 다른 곳으로의 이동이 필요한 경우 가까운 현대 대리점에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현대차는 현재 후원 중인 스페인 라리가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협업해 현지 마케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올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인 아이오닉5는 이미 스페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데, 현대차는 이 모델의 성능을 재치 있는 아이디어로 널리 알렸다. 수아레즈를 비롯한 선수들이 훈련하는 러닝머신에 차량을 직접 연결, 전류를 공급하는 모습은 현지인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이 아이오닉5로 연결한 러닝머신 위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www.hyundai.com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이 아이오닉5로 연결한 러닝머신 위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www.hyundai.com

유럽·일본차 판치는 스페인 시장, 한국브랜드 더 큰 도약 기대  

이렇게 현지 시장을 확실히 분석하고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스페인 시장에서 미래가 밝다는 평가다. 지난해 스페인에서 가장 많이 팔린 현대차의 다섯 개 모델은 코나(1만4146대), 투싼(1만2771대), i20(7739대), i30(4834대), 아이오닉(3110대) 등이다. 현대자동차의 스페인 지사는 올해 총판매량 5만5000대, 시장 점유율은 5.6%를 전망하고 있다. 동시에 올해 전기차 판매가 많이 증가해 앞으로 차량 판매의 55%가량을 전기차가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을 토대로 새로운 시장 선점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기아차 역시 새로운 100% 전기 크로스 오버 차량을 여름에 출시할 예정인데, 현지 전문가들은 올해 가장 중요한 기아 제품이 될 거라고 보고 있다. 또한 30년 만에 로고를 바꾸고, 빠르게 변화하는 모빌리티 시장에서 혁신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려는 기아의 야심찬 의지에 사람들은 주목하고 있다.

스페인 기아 판매 법인은 “올해 역시 작년과 마찬가지로 좋은 순위를 유지하고, 유럽연합(EU) 기준을 준수하는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쟁쟁한 유럽과 일본차 브랜드 사이에서 당당히 진가를 인정받는 한국 자동차가 스페인 시장에서 더 큰 도약을 할 것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 최지윤 통신원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을 전공했고, 국외 한국어 교육 사업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세종학당(멕시코)’에서 근무했다. 현재 스페인 살라망카대학 한국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스페인어권 국가의 한국어 교육 전문가가 되기 위해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su 2021-03-18 22:34:20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