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시진핑까지 나선 '인터넷 공룡기업' 옥죄기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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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시진핑까지 나선 '인터넷 공룡기업' 옥죄기 까닭은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 승인 2021.03.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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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부비판 출구 지목된 인터넷기업 규율잡기 가속화
시진핑 주석이 직접 인터넷 공룡기업 다잡기 진두지휘
미운털 박힌 알리바바그룹 규제 수위는 더욱 높아져
중국 인터넷 기업 전반으로 관리감독 강화 확대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중국정부의 인터넷 기업에 대한 규제 강도가 날로 높아지면서 인터넷 기업들의 문어발식 사세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중국정부의 대대적인 지원 정책에 힘입어 그동안 급격한 발전을 이뤄왔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 기업의 영향력이 높아지고 중국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중국정부가 인터넷 기업에 대한 관리감독의 칼을 빼 들었다. 

중국정부의 인터넷 기업 관리감독 강화는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 방지를 통한 반독점과 금융 리스크 방지차원을 내세우고 있지만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정부가 인터넷 사업 분야의 커지는 영향력을 체제 위협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직접 인터넷 기업 다잡기 진두지휘 나서

시진핑 주석이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건강한 발전을 직접 강조하고 나서면서 중국당국의 인터넷 기업 관리감독 강도는 향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시진핑 주석은 15일 '인터넷 플랫폼 경제의 건강한 발전'을 주제로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재경위 회의에서 "장기적 각도에서 돌출된 모순과 문제를 해결해 플랫폼 경제의 건강한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정부가 중국 인터넷기업들에 대한 본격적으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을 대표하는 인터넷기업들의 애플리케이션. 사진=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중국정부가 중국 인터넷기업들에 대한 본격적으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을 대표하는 인터넷기업들의 애플리케이션. 사진=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시진핑 주석의 플랫폼 경제의 건강한 언급에 이어 중앙재경위는 "규칙과 마지노선을 명확히 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함으로써 공평 경쟁을 촉진하고 독점 및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을 방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인민은행, 국가시장감독총국이 이날 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주석, 리커창 총리, 한정 부총리에게 '플랫폼 경제의 건강한 발전에 관한 보고'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작년 정치국 회의와 중앙경제공작회의, 19기5중전회, 최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등을 통해서 구체화됐던 중국 당국의 인터넷 기업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조치가 더욱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CCTV는 시진핑 주석이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건강한 발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사진=CCTV캡처.
CCTV는 시진핑 주석이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건강한 발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사진=CCTV캡처.

미운털 박힌 알리바바그룹 규제 수위는 더욱 높아져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작년 10월 공개 포럼에서 중국의 금융 규제가 후진적이라고 비판한 후 알리바바그룹에 대한 중국 당국의 집중 관리감독이 더욱 강화됐다.
작년 11월 알리바바그룹의 핵심 전자결제 인프라인 즈푸바오를 운영하는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의 상장이 무산됐고 12월에는 알리바바 인베스트먼트가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으로부터 반독점법 위반으로 벌금을 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알리바바가 입점 업체들에게 경쟁 플랫폼에 입점하지 못하도록 양자택일을 강요한 반독점 혐의로 9억7천500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벌금을 매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중국정부가 알리바바그룹의 미디어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서 알리바바그룹이 소유한 미디어 지분을 모두 매각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알리바바그룹은 홍콩의 유력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지분 100%, 알리바바와 계열사들이 제일재경 지분 37%, 신랑웨이보 지분 30%, 영상 사이트 비리비리 지분 6.7%, 기술 매체 36kr 지분 16.2% 등 다양한 미디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알리바바그룹에 대해 반독점행위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사이트 캡처.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알리바바그룹에 대해 반독점행위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사이트 캡처.

중국 인터넷 기업 전반으로 관리감독 강화 확대

작년 말 알리바바를 비롯해 징둥, 웨이핀후이는 중국 최대 쇼핑시즌인 11·11 광군제 전후 허위 판촉, 거래 유도 등 부당한 가격행위로 벌금을 부과받았다. 

올해 3월에는 텐센트, 바이두, 디디추싱 등 중국 12개 인터넷 기업이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으로부터 10건의 인수합병 거래에서 반독점법을 위반한 것과 관련해 벌금을 부과받았다.
 
중국 관영매체인 CCTV는 15일에 방송된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인 ‘3.15완후이’에서 절반 이상의 시간을 인터넷 기업 고발에 할애했다. 

이날 고발된 내용들은 몰래 카메라를 이용해 불법으로 소비자의 얼굴 정보를 수집한 커러웨이위, 개인 이력서 정보를 돈을 받고 대량으로 팔아 남긴 즈롄자오핀, 례핀, 노인들의 개인 정보를 수집한 스마트폰 프로그램 즈넝칭리다스, 쇼우지관지아pro, 법률의 사각지대를 노려 광고 행위를 한 UC브라우저, 360검색엔진 등이다.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지난 15일 '온라인 거래 감독관리 방안'을 공포하고 모든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에 제품 질에 관한 자주규제와 포괄적인 검사를 신속히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동영상앱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 콰이서우 기술 등 대형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포함하는 인터넷 기업의 독과점 적발과 과징금 부가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인터넷 기업 규제는 컨텐츠 내용으로까지 전방위로 확대됐다. 중국 인터넷 관리 기구인 국가중국인터넷정보판공실국은 ‘온라인 정보콘텐츠 생태 치리 규정’을 발표하고 지난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용자 등록, 계정관리, 정보발표 심의, 댓글 심의, 지면 페이지의 생태적 관리, 실시간 모니터링, 응급 처리, 온라인 유언비어·불법산업사슬 처리 등 제도를 완비해야 한다는 이번 규정에 따라 온라인 정보콘텐츠 서비스 플랫폼은 정보콘텐츠 유통에 있어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마윈 알리바바그룹 창업자의 정부당국 비판 언급으로 인해 촉발된 중국 정부의 인터넷 기업 관리감독 강화 움직임은 시진핑 주석의 직접적인 관련 언급으로 인해 당분간 강도 높게 지속될 전망이다.

● 박신희 중국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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