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조’ 몰린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후 주가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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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조’ 몰린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후 주가 향방은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3.17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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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상’시 16만9000원…‘따상상’은 21만9700원
상장 당일 유통가능물량 11.63%, SK팜보다 더 낮아
스톡옵션 54만6270주, 풀리면 주가 영향 받을 수도
6개월 이후 의무보유확약기간 해제…변동성 클 것
18일 'IPO 대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되는 가운데, 상장 첫날 '따상'여부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제공=NH투자증권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기업공개(IPO)의 ‘역대급 대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오는 18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9~10일 진행된 공모주 청약에 63조6000억 원의 뭉칫돈이 몰리며 역대 증거금 1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종목이다. 

초미의 관심사는 상장 직후 ‘따상(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로 마감)’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다. 한 커뮤니티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 게시판이 따로 만들어져 5일 새 게시글만 무려 1000개가 넘는다. ‘목요일 파냐, 금요일 파냐’, ‘따상 안될 수도 있는 거 아니냐’ 등 질문이 가득하다.

공모주에 참여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난해 상장 직후 ‘따상상(따상 기록 후 이틀 연속 상한가)’을 기록했던 SK바이오팜처럼 SK바이오사이언스 시초가가 최상단인 13만원으로 정해지고 상한가로 직행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 경우 주가는 상장 당일에 최고 16만9000원까지 오를 수 있으며 이튿날엔 21만9700원까지 뛸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제출한 증권발행실적보고서와 투자설명서, 상장신고서 등을 토대로 과연 ‘따상’이 가능할지, 우려할 점은 없는지를 대해 따져봤다. 

SK바이오사이언스 기관투자자 기간별 의무보유확약 배정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유통 물량 적어 ‘따상’ 가능성 보여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 12일 제출한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은 배정 받은 전체 물량 1262만2500주의 85.27%에 해당하는 1076만2090주를 최소 15일에서 최대 6개월 간 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SK바이오팜(52.25%), 빅히트(78.37%), 카카오게임즈(72.57%) 등 지난해 상장 이후 대박을 터뜨린 종목들보다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높은 수준이다. 

상장 직후 유통이 제한되는 물량은 기관 의무보유확약분과 최대주주인 SK케미칼이 보유한 5235만주, 우리사주조합 배정 물량 449만400주 등 총 6760만2490주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전체 주식수는 공모주 청약때 발행한 신주(2295만주)와 상장 전 발행한 주식을 합쳐 총 7650만주다. 이 중 88.37%가 유통 제한되는 셈이다.

상장일에 유통 가능한 물량은 889만7510주로 발행 주식의 11.63%에 불과하다. 유통가능 물량으로만 따졌을 때 SK바이오팜(13.06%), 카카오게임즈(20.51%), 빅히트(19.79%) 등에 비해 한참 낮은 수준이다. 

이런 이유때문에 시장에서는 상장 첫날부터 주가 급등세를 예상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16조원에서 25조원까지 주가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역시 “청약 증거금도 높았고 의무보유확약 비중도 높기 때문에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장외가격인 19만 원 선까지는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 직후 유통제한, 유통가능 물량 비교.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톡옵션·차익 실현 물량 등 ‘오버행 이슈’ 

다만, 당장의 시세차익보다 장기투자를 목표로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을 보유하고자 한다면 오버행 이슈(대규모 매각 대기 물량)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확약 기간이 끝나면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져 주가가 약세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상장한 SK바이오팜이다. SK바이오팜은 올 1월 4일 기관투자자들의 6개월 의무 보유기간이 풀리면서 492만2063주가 한 번에 쏟아져 10%가량 주가가 떨어졌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지난해 435만주의 1개월 의무보유확약이 해제되면서 신저가를 찍은 경험이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으로만 5조 원에 달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377억 원에 불과하다”며 “6개월 안에 나오겠다고 하거나, 의무보유 미확약한 기관투자자들을 다 합치면 비율이 약 69%에 달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제약·바이오주는 변동 폭이 워낙 커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전망하기 어려운 업종”이라며 “‘따상’이라는 게 흔치 않기 때문에 유통가능물량만 보고 무조건 시초가가 오를 거라고 단정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도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재용 대표이사 등 임원 4명에게 사기 고취 및 성과 분배, 복지 증진의 목적으로 스톡옵션 54만6270주를 지급했다. 이는 15일간 주식을 보유하는 기관투자자 36만4380주 보다 약1.5배 많은 수량이다. 

스톡옵션의 행사 가격은 주당 9154원이며, 행사 기간은 올해 12월 12일부터 2028년 12월 11일까지다. 

만약 임원들의 스톡옵션이 행사될 경우 주식가치가 희석될 위험이 있다. 실제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투자설명서의 ‘투자위험요소’ 부분에 “증권신고서 작성 기준일 현재 행사되지 않은 주식매수선택권은 총 54만6270주이며, 행사기간은 전량 도래하지 않았다”고 적시했다. 

이어 “주식매수선택권이 행사될 경우 상장 이후 상장주식수가 증가할 수 있으며 주식수의 증가로 인해 주식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투자자는 이 점 유의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시초가는 18일 오전 8시30분부터 9시 사이에 형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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