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센서' 글로벌 1위 목표 삼성전자, M&A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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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센서' 글로벌 1위 목표 삼성전자, M&A 나설까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3.16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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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CMOS 이미지센서 시장 점유율, 소니 45%·삼성 19%
"기술력에선 삼성이 소니를 거의 따라 잡아"
"D램 공정 공유 등에서 삼성이 유리"
"전장용 등 센서 제품군 다양화하는 삼성...M&A 필요한 상황"
"라이다 기술 갖춘 스타트업이 NXP 등 기업보다 나을 수도"
라이다 기술을 활용해 자율주행차량이 주변 사물을 파악한다. 사진=벨로다인 홈페이지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2030년까지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하는 삼성전자가 이미지센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관련 기업의 인수합병(M&A)를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삼성전자는 D램·낸드플래시에 이어 이미지센서 역시 세계1위를 달성하기 위해선 세계적 수준의 전장용 라이다(LiDAR) 기술 개발이나 이 기술을 가진 업체 인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미지센서란 렌즈를 통과한 빛을 디지틸신호로 바꿔주는 시스템 반도체다. 스마트폰, 의료기기, 자율주행차량, 스마트공장, 사물인터넷(IoT) 등에 쓰이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TSR는 상보형금속산화(CMOS)이미지센서 시장 규모가 지난해 197억달러(약 22조2700억원)에서 2024년엔 270억달러(약 30조52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글로벌 CMOS이미지센서(CIS) 시장 점유율 1위는 일본의 소니다. TSR은 지난해 소니와 삼성전자의 CIS 시장 점유율을 각각 45.1%, 19.8%로 집계했다. 

소니 좇는 삼성..."기술력에서는 삼성 따라잡아, 향후 삼성이 유리"

전문가들은 이미 기술력면에서는 삼성전자가 소니를 상당부분 따라 잡았다고 분석한다. 지난 2019년 삼성전자는 소니를 제치고 업계 최초로 1억800만화소 이미지센서를 출시한 바 있다.

이미지센서의 작동구조. 자료=삼성전자반도체 이야기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이미지센서는 반도체 기술도 중요하지만 소프트웨어 처리 능력도 중요하다”며 “소프트웨어에서는 아직 소니가 앞서 있지만 소자구조에서는 삼성이 소니를 능가할 정도로 따라왔다”고 말했다. 

CMOS이미지센서(CIS)의 경우 D램과 생산공정의 60% 가량을 공유한다. 노후된 D램 생산라인을 CIS 생산라인으로 전환해 활용할 수 있다. 글로벌 D램 시장 1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향후 노후 D램 생산라인을 순차적으로 CIS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시장 성장에 어렵지 않게 대응할 수 있는 셈이다.

자율주행 차량용 이미지센서 시장 진출 가능성 제기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목표로 현재 주력 제품인 모바일 이미지센서를 넘어 자율주행차, Iot 등 다양한 응용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 라인업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그 중 관련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지점은 자율주행차량용 이미지센서다. 자율주행차량 시대가 도래할 것이 명확한 상황에서 성장성도 크지만 삼성전자가 주력하고 있는 고화질 이미지센서를 적용하기에도 쉬운 분야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전장용 이미지센서는 고화질 제품이 필요한데 삼성이 이 부분에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전장 비중은 10% 내외"라며 "전장용이라고 해서 삼성전자가 기술력이 없는 건 아니지만 기존 업체들과 판로를 뚫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성장성이 큰 차량용 이미지센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관련 기술을 확보한 기업을 인수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미지센서는 삼성전자가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만 최근 자율주행 차량에 이미지센서와 라이다 통합칩을 탑재하는 추세고, 자동차업계 특성상 부품 공급 체계에 새로 들어가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라이다란 주변 사물을 인식하기 위해 레이저 신호를 이용하는 기술인데, 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은 라이다와 이미지센서를 활용한 카메라가 서로 결합해 정보를 제공한다.  

삼성의 목표는 '티어1'...M&A 아니고선 힘들어

김시호 연세대 글로벌융합공학부 교수는 “시장에 쌀만 내놓는다고 팔리는게 아니다”라며 “햇반이나 호텔 식당의 고급밥을 만들어야 팔리는것처럼 이미지센서도 이제 라이다와 통합칩 추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이 차량용 이미지센서 시장에 진입하려면 라이다 기술을 가진 업체를 인수하지 않을 경우 티어원(Tier1)이 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라이다 기술을 활용해 자율주행차량은 외부 물체를 감지할 수 있다. 사진=벨로다인 홈페이지
라이다 기술을 활용해 자율주행차량은 외부 물체를 감지할 수 있다. 사진=벨로다인 홈페이지

자동차 업계에서는 1차 납품업체를 티어원(Tier1), 2차 납품업체를 티어투(Tier2)라 부른다. 1차 벤더사에 해당하는 티어1업체의 납품을 받은 완성차 업체가 차량을 조립한다. 티어2 업체는 티어1 업체와 거래할 뿐 완성차 업체와 직거래하지 않는다. 

지난 2016년 삼성전자가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후 당시 하만 최고경영자(CEO)였던 디네시 팔리월은 “우리 목표는 스마트카 시대에 티어 1 공급업체가 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라이다관련 기술을 확보하지 않고 1차 업체에 납품하는 '티어2'가 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차량용 반도체 상위권 기업보단 라이다 스타트업 인수 가능성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NXP등 전장용 반도체 기업이 삼성전자의 M&A 대상으로 이름이 오르 내리고 있지만 덩치가 너무 크고 향후 시장 변화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성장성이 확실한 라이다 기술을 갖춘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 연구원은 “글로벌 라이다 시장 1위 업체인 벨로다인 (Velodyne) 같은 경우 매출 규모 등에서 삼성전자가 충분히 살 수 있는 규모”라며 “향후 결정 사항은 삼성전자만이 알겠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라이다 센서 시장 1위 업체인 벨로다인(Velodyne)은 미국 스타트업 기업으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누적 매출 약 5억7000만 달러 (한화 약 6440억원)를 기록했다. 

NXP,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차량용 반도체 글로벌 시장 상위권 업체의 경우 높은 인수가격과 향후 차량용 자동차 시장 변동성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부담이 있다. 반도체 국산화를 목표로 하는 중국이나 미국 정부가 합병 승인을 거부할 수도 있다.

미국 모바일 반도체 제조사 퀄컴이 2018년 440억달러(약 49조 7200억원)에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 업체 NXP 인수하려 했지만 중국 반독점 당국이 승인하지 않아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2019년 사업설명회에서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은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하기 위해 이미지센서에 적극 투자할 것”이라며, M&A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전략적으로 필요한 기술이 있으면 스타트업 위주로 인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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