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美 '진정세', 유럽 '재확산'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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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美 '진정세', 유럽 '재확산' 까닭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3.15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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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제3차 확산 현실화...이탈리아 등 봉쇄 강화 나서
미국은 재개장 서둘러...4월부터 테마파크 등 다시 열어
변이 바이러스 확산 및 백신 보급 지연이 격차 가져온 듯
미국은 재개장을 서두르고 있는 반면 유럽지역에서는 코로나19 3차 확산이 현실화돼 주목된다. 사진은 체코 프라하의 의료진들. 사진=연합뉴스
미국은 재개장을 서두르고 있는 반면 유럽지역에서는 코로나19 3차 확산이 현실화돼 주목된다. 사진은 체코 프라하의 의료진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지난해 전 세계를 일제히 수렁에 빠뜨렸던 코로나19가 이제는 국가별로 서로 다른 위험이 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감염률도 점차 떨어지면서 많은 지역에서 재개장을 서두르고 있다.

반면 유럽에서는 코로나19의 3차 확산이 현실화되면서 다시 봉쇄 카드를 꺼내들어 주목된다. 

유럽, 3차 대유행 현실화...미국은 재개장 서둘러

CNN뉴스는 "(코로나19와 관련해) 가장 걱정스러운 상황은 유럽국가들"이라며 "유럽에서는 불분명한 이유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부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유럽지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전주대비 9% 치솟으면서 지난 6주간의 감소세를 마무리했다. 이후 매주 100만건 이상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타임지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국가는 체코다.

체코에서는 지난주 7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인구 10만명당 약 110명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유럽 평균(10만명당 27명)과 비교하더라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체코에서는 현재 입원실이 부족해 독일이나 스위스, 폴란드 등 인접국가에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중유럽과 동유럽 국가들에게서 최근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서유럽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탈리아는 15일부터 봉쇄조치를 강화한다.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비상사태가 선포된지 1년이 지났지만 불행하게도 새로운 확산기에 직면했다"며 새로운 봉쇄조치에 나설 것임을 알렸다. 

프랑스도 암울한 상황인 것은 마찬가지다. 올리비에 베랑 보건장관은 "파리에서는 밤낮으로 12분마다 한명씩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있다"며 "파리의 상황을 긴박하고 걱정스럽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은 지난 12일 3차 대유행이 시작됐음을 밝혔다. 정부 산하 보건 연구기관인 로버트 코흐 연구소의 로타르 와일러 소장은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은 이미 시작됐다"며 "전염성이 매우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언급했다.

이에 앙겔라 메르켈 총리 역시 "봉쇄나 방역 조치가 빨리 풀리면 상황이 더욱 악화된다"면서 봉쇄조치를 유지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반면 미국은 상황이 좀 다르다. CNBC에 따르면, 미국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지난 13일 기준 전주대비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위험이 다소 누그러지자, 재개장에도 속도가 붙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무려 1년간 문을 닫았던 미 캘리포니아의 디즈니랜드가 오는 4월부터 재개장하는 것을 비롯해 메이저리그 야구경기장 등 스포츠 경기장도 재개장한다. 애플 매장 역시 3월부터 1년만에 미국 내 전 매장을 다시 열었으며,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지난 주말부터 실내 식당과 극장을재개장했다. 

한 때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수와 확진자수를 냈던 미국이 재개장에 속도를 내면서 빠르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스콧 고틀립 전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동유럽은 상황이 매우 안좋아보이고, 이탈리아 역시 마찬가지지만, 미국은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상황이 역전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사진=연합뉴스
유럽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된 것이 변이바이러스 및 백신 보급 차질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럽, 변이 바이러스 및 백신 보급 차질이 격차 불러와

코로나19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온도차에 대해 전문가들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이같은 차이를 가져왔다고 분석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현재 유럽에서는 뉴욕시 전체 확진자 수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럽에서 유행하고 있는 B117 변이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추가적인 확산 위험성이 높은 상황이다. 

마틴 맥키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유럽보건학과 교수는 "유럽 내 확진자 증가와 관련해 가장 가능성 높은 설명은 지난해 12월 영국 남동부 지역에서 처음 확인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이라며 "B117이라고 불리는 이 변이 바이러스는 이전의 바이러스에 비해 약 50% 전염성이 더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기존 바이러스와 변이 바이러스의 두가지 전염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백신 접종과 관련한 각종 문제점들도 유럽의 상황을 악화시킨 부분으로 해석하고 있다. 

타임지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8.9%의 성인이 1회 접종을 마쳤고, 지난 10일 기준 9.9%의 성인이 2회까지 접종을 마무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럽연합의 경우 1회 접종을 마친 이들이 전체의 7% 수준이고, 10일 기준 3.09%만이 2회까지 접종을 마무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EU집행위원회는 9월말까지는 EU의 모든 국민들에게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주요 언론들은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 정치매체인 폴리티코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백신 보급 속도를 상당히 높여야한다"며 "만일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9월22일까지 EU 주민의 38%만이 접종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유럽 국가들은 충분한 백신 물량을 조달하지 못했고, 일부 제약사들의 예상치 못한 생산 지연까지 더해지면서 백신 공급에 차질을 빚어왔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수급적인 측면에서도 강한 저항에 직면했다고 미 경제지 포브스는 분석했다. 

실제로 퓨리서치의 조사 결과 미국 국민의 약 70%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의사가 있거나, 이미 백신을 접종했다고 답했다.

반면 유럽 7개국(프랑스, 독일, 벨기에,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우크라이나)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36%만이 백신이 안전하다는 말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무료로 제공된다면 백신을 접종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44~66%만이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브스는 "수요 측면에서 미국은 전반적으로 성공하고 있는 반면 유럽은 흔들리고 있다"며 "일부 국가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중을 중단하는 등 이미 승인된 제품과 관련해서도 강한 저항에 직면해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불가리아, 덴맠,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 일부 국가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혈전이 생겼다는 보고가 잇따르자, 아스트라제네카의 일부 제조단위 물량, 혹은 전체 물량에 대해 접종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백신 보급을 둘러싼 차이는 경제적인 격차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ING그룹의 이코노미스트인 카르스텐 브르제스키는 "경기는 백신 접종 속도와 그 효과에 달려있다"며 "현재 궤적을 근거로 할 경우 유럽 경제는 2022년 말이나 2023년 초에야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2021년 말이나 2022년 초에 정상화를 예상하고 있는 미국에 비해 1년 뒤처진 것이다. 

다만 미국 역시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우려도 나온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세를 언급하면서 코로나19와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공중 보건 조치를 당분간 고수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최근 유럽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한 것은 부분적인 조치 완화에 따른 것"이라며 "미국 역시 공중보건 조치에서 손을 놓아버린다면 대유행은 다시 장기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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