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00조' 쿠팡, 투자자라면 꼭 알아야할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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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00조' 쿠팡, 투자자라면 꼭 알아야할 3가지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3.12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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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SK하이닉스 꺾고 시총 2위로 뛰어
직접 투자 시엔 ‘보호예수기간’ 확인 필수
ETF 종목·원달러 환율 확인해야 이득 볼 수 있어
물류리츠, 성장 가능성 높지만 공급과잉은 우려 부분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쿠팡이 상장됐다. 사진제공=쿠팡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쿠팡이 상장됐다. 사진제공=쿠팡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이커머스 메기’라 불리던 쿠팡이 ‘이커머스 공룡’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쿠팡 주식은 공모가인 35달러에서 40.71% 오른 49.2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쿠팡은 이번 기업공개(IPO)로 45억5000만 달러(약 5조2000억 원)를 조달했다. 시가총액은 종가 기준 886억5000만 달러(약 100조4000억 원)로, 코스피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약 99조 원)를 꺾었다. 뉴욕증시 첫 데뷔에 삼성전자(489조5222억원) 다음가는 2위 시총 규모로 뛰어오른 것이다.

성공적으로 데뷔를 마친 쿠팡(주식코드 CPNG) 소식에 국내 투자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한 주식 커뮤니티에는 쿠팡에 관련된 질문들이 한 시간 새에 150개 넘게 쏟아지기도 했다. 이와 함께 “언제 팔아야하는 거냐”, “ETF나 리츠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없냐” 등의 게시글도 자주 등장했다. 

뉴욕증시에 상장했기 때문에 국내 코스피, 코스닥 시장 위주로 투자했던 개인들에게는 투자금을 잃지 않도록 이것저것 따져봐야 할 부분이 많다. 

쿠팡 상장 개요. 자료제공=쿠팡

①직접 매수 시 ‘록업(보호예수)’ 기간 확인

미국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개인의 IPO 공모주 투자를 ‘투기적 투자’로 정의하고 자산·거래 규모 등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어 대부분의 공모주 물량이 기관투자가에만 배정된다. 

따라서 개인투자자들은 상장된 쿠팡 주식을 직접 매수하는 방법을 통해 투자할 수 있다. 국내 코스피에 상장돼있는 삼성전자를 1주 사는 방법과 같다. 

다만 여기서 알아야 할 부분은 ‘록업(Lock-up)’이라 불리는 보호예수기간이다. 보호예수기간이란 기업이 새로 IPO를 통해 상장하거나 인수합병(M&A) 혹은 유상증자 등으로 새로 주식을 발행했을 때, 최대 주주 혹은 일정 지분 이상을 가진 투자자들이 의무적으로 일정기간 동안 거래를 할 수 없는 기간을 뜻한다. 

기업투자자들을 포함한 대주주들의 거래를 제한함으로써 한 번에 대량 매도가 이뤄지는 것을 막아 소액투자자들이나 개인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제도다. 

쿠팡은 상장 초기 최대 180일간 보호예수기간으로 지정돼 있다. 공모가로 쿠팡 주식을 산 투자자들이 최대 6개월 동안은 회사 주식을 매도할 수 없어 유통 가능한 물량이 적다. 이 때문에 주가가 상대적으로 고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경우, 1년간의 보호예수기간이 끝난 후 상장 직후 첫 거래 주가 대비 31% 하락한 63.90달러를 기록했다. 우버 역시 투자자들이 보호예수기간이 풀림과 동시에 44%에 이르는 물량을 쏟아냈다. 

따라서 쿠팡 주식을 구매하고자 하는 개인투자자들은 최대 180일 이후 대거로 매물이 나올 시 주가가 심한 변동성을 겪을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 해둬야 한다.

쿠팡의 상장을 앞두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건물에 쿠팡의 로고와 함께 태극기가 게양됐다. 사진제공=쿠팡
쿠팡의 상장을 앞두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건물에 쿠팡의 로고와 함께 태극기가 게양됐다. 사진제공=쿠팡

②ETF 투자 시 원·달러 환율 확인은 필수

국내 ‘개미’ 투자자들이 쿠팡 주식을 살 수 있는 두 번째 방법으로는 쿠팡을 포함하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에 간접 투자하는 것이다. ETF는 쿠팡 주식을 일정 부분 사면서도 다른 상품에 분산투자해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쿠팡을 품을 것으로 점쳐지는 미국 ETF는 ‘더 르네상스 IPO ETF’, ‘퍼스트 트러스트 US 에퀴티 오퍼튜니티스 ETF’가 있다. 이들은 IPO 기업에 투자하는 ETF들이다. 

더 르네상스 IPO ETF의 경우, 약 2년이 지나지 않은 신규 상장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75% 기업에 투자해 최대 2년간 보유한다. 운용보수는 0.6%다. 퍼스트 트러스트 US 에쿼티 오퍼튜니스 ETF는 미국 IPO ETF 중 규모가 가장 크고 오래된 ETF로, 신규 IPO 상장기업 중 시총 100위권 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한다. 운용보수는 0.58%다.

또 이커머스 기업에 투자하는 ETF인 ‘프로쉐어즈 온라인 리테일 ETF’, ‘앰플리파이 온라인 리테일 ETF’ 역시 쿠팡을 담을 걸로 기대된다. 

여기서 알아야 할 부분은 해외 ETF에 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 및 지방소득세와 더불어 거래 시 환율이 투자에 있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해외 ETF는 해외 주식과 동일하게 취급받기 때문에 매매차익에 대해 연간 250만 원까지는 공제해준다. 하지만 이를 초과한 경우 22%의 양도소득세를 내게 된다. 

또한 환율 변동 위험에 노출돼있어 자칫하면 원금손실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간 원·달러 환율이 최저 1080원에서 최고 1150원까지 등락하는 움직임을 보이며, 달러 강세 흐름이 약세로 변화했다가 재차 강세로 변화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가치 상승·달러가치 하락)할 경우 달러를 원화로 환산했을 때 환율 상승분만큼 이득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환율 하락(원화가치 하락·달러가치 상승) 시에는 환차손으로 인해 수익률이 줄어드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유의해야 한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백신 접종률은 6%를 넘었고, 올 여름에는 집단면역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FOMC 관계자들은 비둘기파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달러는 잘 약해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쿠팡 경영진이 지난 3월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기념 ‘오프닝 벨’을 울렸다. 사진제공=쿠팡
쿠팡 경영진이 지난 3월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기념 ‘오프닝 벨’을 울렸다. 사진제공=쿠팡

③ '공급과잉·금리상승' 주가 영향 받을 수도

쿠팡이 상장으로 조달하게 된 45억5000만 달러(약5조 원)의 대부분을 물류 인프라의 공격적 확장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물류 리츠(RIETs·부동산투자회사)에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물류 리츠는 백화점·호텔·오피스 리츠와 달리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면서 동반 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물건을 빠르게 배송하려면 거점 물류 센터의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장승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물류 리츠는 외부 충격에 물류센터를 매각했지만 코로나19의 경우엔 외부 충격에도 불구하고 전자상거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물류센터 매입 규모를 유지하는 모습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23일 코스피에 상장한 ESR켄달스퀘어리츠는 물류센터를 기초자산으로 하는데, 총 11개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고양시, 용인, 부천 등 주로 수도권에 집중돼 있으며 마켓컬리와 쿠팡 등 이커머스 기업이 주요 임차인이다. 특히 쿠팡은 ESR켄달스퀘어리츠의 임대 면적 절반(50.1%)을 임차하고 있다.

쿠팡은 올해 전국 7곳에 대형 물류센터를 짓기 위해 330만㎡(약 100만 평) 규모의 물류 부지를 확보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투자했던 것(230만㎡)보다 30만2500평 더 많은 셈이다. 대구 달성군 국가산업단지에 건설 중인 물류센터의 경우, 축구장 46개 넓이(약 10만 명 규모)로 이커머스 물류센터 중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공급 과잉 우려를 제시하기도 한다. 너나할 것 없이 물류센터를 개발하고 있어 향후 2년여 동안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아질 거라는 의미다. 공급과 수요 법칙에 따라,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으면 주가가 오르기 힘들다. 

또한 금리 상승기에 물류 리츠의 투자 확대로 단기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점도 주의해야 할 사항이다. 장승우 연구원은 “부채 상승과 금리 상승이 맞물릴 경우,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 경우 배당 성장률 감소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상장 직후 미국 주재 한국 언론사 특파원들과 화상 간담회에서 “세계적인 회사들의 커뮤니티에서 한국 유니콘도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투자해왔듯이 공격적인 투자를 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며 “지역 경제 활성화와 물류 인프라 구축에도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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