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금 64조원’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 마감...향후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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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금 64조원’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 마감...향후 전망은?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3.10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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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카카오게임즈 경신...경쟁률 335.4대 1
AZ·노바백스 등 글로벌 백신 메이커들 CMO 계약
백신 개발·생산‧제조‧유통 등 전 과정 역량 보유

내년 하반기 이후 코로나19 백신 수요 낮아질 가능성
CMO 연장 실패‧노바백스 임상 3상 실패 시 위험
전문가 “전 세계에 경쟁사가 많기 때문에 주의해야”
SK바이오사이언스가 10일 4시에 공모주 청약을 마감한 결과, 66조 원의 증거금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제공=NH투자증권
SK바이오사이언스가 10일 4시에 공모주 청약을 마감한 결과, 63조6000억 원의 증거금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제공=NH투자증권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10일 오후 4시 ‘역대급 대어’라고 불리는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청약이 마감됐다. 청약 첫날인 전날에는 SK바이오팜과 빅히트의 첫날 청약 증거금을 훨씬 뛰어넘는 14조8000억 원의 뭉칫돈이 몰리더니, 마감 당일에는 카카오게임즈(58조5543억 원)의 역대 최대 증거금 기록을 경신했다.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청약증거금은 약 63조6000억 원으로, 최종 경쟁률은  335.4 대 1을 기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앞서 4~5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275.47 대 1로 역대 코스피 역대 최고 경쟁률을 갈아치웠다. 공모가 희망 범위(밴드)는 최상단인 6만5000원으로, 특히 기관 1464곳 중 80%가 밴드 상단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출하기도 했다. 

‘주린이’는 물론 투자 고수들도 입금 전쟁에 뛰어든 가운데,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과연 ‘따상(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로 마감)’할 수 있을까. SK바이오사이언스가 제출한 상장신고서 등을 바탕으로 강점과 약점을 살펴봤다.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 개요. 자료=금융감독원

코로나19 백신 생산 능력에 실적까지 ‘호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8년 SK케미칼로부터 분사한 백신 전문기업으로 백신·바이오의약 연구개발, 위탁생산(CMO)등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특히 코로나19 국면에 아스트라제네카(AZ)와 백신 후보물질의 원액과 완제 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고, 노바백스와도 기술 이전에 따른 항원 개발·생산 및 글로벌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국내에 들어오는 백신들의 유통과 보관을 담당하고 있다. 

때문에 올해 상장하는 기업들 중 시기적으로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 이전 국내 백신 후발 사업자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성장을 제한적으로 평가했으나, 팬데믹을 기회로 글로벌 백신 기업들과의 사업 기회가 확대돼서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바이오 기업은 당장의 수익보다는 미래 성장성에 기댈 수밖에 없다 보니 실적이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공모주 광풍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SK바이오팜의 경우, 상장때 엄청난 자금을 확보했지만 정작 영업손실 2398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작년 영업이익 386억 원으로 전년 221억 원보다 74.7% 증가했다. 매출 역시 전년 대비 23.6% 늘어난 2264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매출액 모두 출범 이후 최대 규모다.

이는 2015년 국내 최초 3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출시를 비롯해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 출시,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 등 백신 특화 전문성 보유로 이미 탄탄한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백신 자체 개발부터 생산‧제조‧유통 등 전 밸류체인에 걸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및 기술이전 계약으로 올해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상장 후 기업가치가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2분기부터 가시화될 코로나19 백신 관련 실적과 다른 신규 사업 추진 성과를 고려한다면 상장 후 주가 흐름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개한 상장신고서 발췌. 자료=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개한 상장신고서 중 '투자위험요소' 부분. 자료=SK바이오사이언스

장기적 실적 불확실성은 위험요인으로 작용 

다만 현재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약 3억 회분의 코로나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국내 역시, 늦어도 11월까지 전 국민 70% 이상 백신 접종을 통해 집단 면역을 형성하는 게 목표다. 

이렇게 되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내년 하반기 이후 실적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본업인 백신으로 창출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순이익은 400억원이 채 안 된다. 출범 이후 최대 규모라고는 하지만 ‘백신 명가’ GC녹십자와 100억 원 이상 차이난다. 더욱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독감백신 및 대상포진백신 매출 대부분은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장신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유행의 종식에 따른 독감백신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 감소 등에 따른 판매단가 하락, 대상 질환 환자 수 감소 등 예기치 못한 외부 변수로 인해 시장 성장이 둔화될 경우 성장성과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아스트라제네카 및 노바백스와의 백신 위탁생산 계약이 연장 실패 되거나, 노바백스의 임상 3상 유효성 검증이 실패할 경우 등도 위험요소다.

현재 노바백스는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시작하고 있다. 만약 임상이 지연되거나 실패한다면 5조 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백신 사업의 경우 국가 차원에서 공급되는 의약품인 만큼 정부 정책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다는 특징도 큰 변수다. 회사 측은 “공공부문 시장의 백신 판매 단가 하락 등이 발생할 경우 성장이 둔화될 수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탓에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확약 비중은 전체 수량의 58.54%였다. 의무보유확약이란 기관이 공모주를 많이 배정받는 조건으로 이를 일정 기간 팔지 않도록 하는 약정을 말한다.

SK바이오팜의 의무보유확약 비중이 81.15%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기관투자자들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중장기적 펀더멘털을 높게 평가하기 보단 비교적 빠르게 주식을 팔겠다는 기업이 더 많은 것으로 봐야 한다.

이에 대해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 세계 모든 제약회사들이 너나할 것 없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경쟁자가 매우 많은 셈이다”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정성이 완벽히 확보되지 않은 점도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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