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톺아보기] SNS에 '레트로' 바람?...5월 ‘싸이월드’재개, 연내 '버디버디'도
상태바
[IT톺아보기] SNS에 '레트로' 바람?...5월 ‘싸이월드’재개, 연내 '버디버디'도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3.07 11: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싸이월드 올 5월 모바일·웹 서비스 재개
위메이드 "버디버디 재개, 구체적 사항 미정"
기존 버디·싸이 이용자는 이미 30대, 주 이용 SNS는 '인스타'
버디·싸이 전성기 때 안태어난 'Z세대' 공략할 전략 필요
싸이월드와 버디버디 등 IT업계에도 '레트로'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현대카드 네이버 포스트
연일 터지는 정치·사회 뉴스에 빠져 정작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IT트렌드를 놓치기 일쑤죠. IT기술, 인포테인먼트 소식입니다. 흐름을 놓쳤다간 금방 시대에 뒤처지게 됩니다. <오피니언뉴스>는 매주 주요 IT, 과학기술, 게임 소식들을 모아 소개합니다. 먼 미래가 아닌 가까운 미래에 영향을 줄 IT뉴스를 주로 다루려합니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지난주 IT업계에는 싸이월드에 이어 또 다른 추억의 메신저 ‘버디버디’가 서비스를 재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 소식은 과거 싸이월드와 버디버디의 이용자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반면 IT업계에서는 인스타그램과 카카오톡이 장악한 시장에서 싸이월드와 버디버디가 적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싸이와 버디, MZ세대 이용자들 추억

싸이월드와 버디버디(이하 싸이, 버디)는 각각 1999년과 2000년에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서비스를 종료한건 싸이가 2020년, 버디가 2012년입니다. 1990년대 초반에 태어났다면 초등학교·중학교 땐 버디를, 대학교 신입생 때는 싸이를 한 셈입니다. 

미니홈피의 배경음악을 고르고 매일 방문자 수를 알려주는 '투데이'를 신경 쓰며 공개된 일기장에 다이어리를 쓰던 싸이에는 현재 3200만명의 회원정보와 170억장의 사진이 남아있습니다. 

버디는 한때 계정수가 4200만개에 달했습니다. 한 명이 아이디 여러 개를 만들기 쉬운 탓도 있었지만 그만큼 중고생 위주의 사용자가 많았습니다. 지난 2003년에는 네이트온, MSN 메신저에 이어 버디버디가 점유율 19.6%를 차지해 국내 메신저 시장점유율 3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싸이월드. 사진=싸이월드

버디는 이미 2005년쯤에는 서비스만 남아있고 사실상 메신저로서 경쟁력은 잃은 상태였습니다.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을 운영하던 SK커뮤니케이션즈가 두 서비스를 연동하면서 2005년 이후 국내 메신저 시장에서 네이트온은 부동의 1위였습니다.

네이트온 점유율은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카카오톡이 영향력을 발휘한 2010년 이후에야 줄어듭니다. 싸이월드는 2010년 이후 페이스북이 한국에서 급성장하면서 영향력을 잃었습니다. 

버디가 영향력을 발휘했던 2000년대 초반에는 중·고등학교에서 신학기면 친구들의 버디 아이디를 묻는 일이 연례행사였습니다. 대학에서는 단과대·학과별로 ‘싸이월드클럽’을 만들어 운영했습니다.  

버디버디 서비스 재개 소식을 알린 공지. 사진=버디버디 홈페이지

이제 그들 대부분이 30대가 됐습니다. 지난해 KT경제경영연구소와 디지털렙 DMC미디어가 발표한 '소셜미디어 현황 및 전망'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이용자를 중심으로 10대는 페이스북, 20대와 30대는 인스타그램, 40대와 50대는 밴드를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NS와 메신저는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가 크게 작용하는 서비스입니다. 네트워크 효과란 특정 상품에 대한 어떤 사람의 수요가 다른 사람들의 수요에 영향을 받는 효과를 말합니다. 게임과 달리 SNS나 메신저는 내가 아는 사람이 같은 서비스를 사용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결국 나와 내 주변 사람이 이용하는 SNS는 하나로 통일되는 양상을 보이는데, 과거 싸이와 버디를 이용했던 이들은 현재 인스타그램을 이용하고 있는 겁니다. 

IT업계에선 향후 서비스 방향에 주목

IT업계 관계자들이 싸이와 버디의 부활 소식을 듣고 걱정을 나타낸 이유기도 합니다. 네트워크  효과가 강하게 작용하는 서비스 특성상 인스타그램과 카카오톡이 장악한 시장에서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기란 사실상 어렵습니다. 

전 국민의 메신저가 된 카카오톡은 두말할 것도 없고 이미 오래전부터 마케팅업계가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에 주목할 정도로 인스타그램의 영향력 역시 막강합니다. 인스타그래머블이란 ‘인스타에 올릴만한’이란 뜻으로 시각적, 감성적으로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어울리는 제품, 장소, 환경 등을 말합니다. 

미국 여행정보 업체 빅 세븐 트레블(Big 7 Travel)이 2019년에 '인스타그래머블한' 여행지 1위로 꼽은 시드니. 사진=빅 세븐 트레블 인스타그램 계정

버디와 싸이의 서비스 재개가 추억을 떠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의미있는 서비스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선 인스타그램과 카카오톡의 벽을 넘어야 합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여러 추측이 나옵니다. 우선 버디를 서비스하는 게임사 ‘위메이드’는 재개할 버디버디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보안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싸이를 운영할 ‘싸이월드Z’는은 올 5월에 모바일과 웹에서 동시에 서비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싸이와 버디는 기존 사용자를 복귀시키는 것을 넘어 새로운 사용자를 유입해야 한다는 고민도 있습니다. 신규 유입 대상은 싸이와 버디가 전성기였을 때 태어나지 않았거나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미취학 아동이었던 ‘Z세대’(1990년대 중반 또는 말부터 2010년대 초반 또는 중반까지 출생한 세대)입니다. 

Z세대 대부분이 틱톡, 페이스북 메신저 등을 쓰고 인스타그램 릴스 등에서 30초 내외의 ‘숏폼 콘텐츠’를 즐긴다는 점도 싸이와 버디가 제공했던 감성과는 다릅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버디나 싸이는 숏폼 콘텐츠 등을 새롭게 도입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변화한 트렌드에 맞춰 서비스를 재구성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