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상승에 대안 없나...글로벌 증시 반전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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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금리상승에 대안 없나...글로벌 증시 반전 가능성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3.05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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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 최근 국채금리 상승에 대안 제시 못해..."완화적 통화정책 지속"
파월 의장 발언에 국채금리 급등...증시는 급락
연준 쓸 수 있는 카드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수익률곡선관리
전문가들 "3월 중순 FOMC 주시...증시 큰 타격 없을 것"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발언에 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발언에 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발언에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때로는 안도하고, 때로는 의구심을 표출하면서 변덕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중심에 미 국채금리와 연준이 나란히 놓여있는 상황에서 '걱정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는 파월 의장.

투자자들은 '정말로 뾰족한 대안이 없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과, '결국 이러다 한 순간에 내몰릴 수 있다"는 불안감을 표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로 인해 취약해진 투자심리가 글로벌 주식시장 조정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연준이 쓸 수 있는 카드는?

최근 시장이 미 국채금리 상승을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미 언론들은 연준이 쓸 수 있는 카드에 주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연준은 장기 국채금리 급등을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그들이 만일 걱정을 하기 시작한다면 사용할 수 있는 선택권이 몇 가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NYT에 따르면, 연준이 사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카드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란 장기 채권 매입 비중을 높이는 방안이다.

미 장기 국채금리 급등은 채권 가격의 급락을 뜻하는데, 연준이 장기 채권을 사들임으로써 채권 가격 하락을 막아내는 전략이다.

연준은 이미 매월 1200억달러 규모의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고 있는데, 국채 금리 상승에 집중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단기 채권을 팔면서 장기채권 매입 규모를 늘리는 등의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연준이 보다 과감한 선택으로 수익률곡선관리(Yield Curve Control, YCC)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률곡선관리란 중앙은행이 장기 금리 목표를 정하고, 해당 국채를 사고 팔면서 목표 수준의 금리가 유지되도록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중앙은행이 시중 금리를 직접 통제하는 정책으로, 과감하면서도 강력한 수단이다. 이미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을 비롯해 호주중앙은행(RBA) 등 일부 중앙은행들이 사용한 경험이 있다. 

다만 수익률곡선관리 정책으로 인해 중앙은행이 막대한 양의 채권을 사야만 하는 상황에 내몰리기도 하고, 이로 인해 정부의 재정 적자가 크게 확대되기도 하는 등 시장 기능에 약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위험성도 안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FRB)의 메리 댈리 총재는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연준이 뭔가 할 필요가 있다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통해 장기채권 매입을 높이는 것이 아마도 더 바람직할 것"이라며 "수익률곡선관리를 우리가 당장 실천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걱정없다"는 파월...시장은 "못 믿겠다"

투자자들은 최근 심상치 않은 미 국채 금리 상승세에 주목하면서 연준이 보유한 카드를 사용하기를 내심 바라고 있었으나, 파월 의장은 시장이 바라는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4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일자리 관련 화상 컨퍼런스에서 "최대 고용과 평균 2% 인플레이션이라는 목표에서 여전히 멀리 떨어져있다"며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방침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고려할 상황이 오기까지에는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며 "(연내 연준의 최대고용 목표가 달성될 가능성은) 매우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의 국채금리 상승과 관련해서도 '일시적인 것'으로 간주했으나, 투자자들은 여전히 의구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만일 연준이 낙관론에 사로잡혀 별다른 대응 방안을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예상한 것 이상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면, 연준은 결국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코너로 몰리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그 문턱에 다다르고 있다고 판단될 때 미리미리 소통하겠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투자자들은 '모든 상황이 연준의 예상보다 빨리 도래할 수 있다"며 연준을 신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연준을 신뢰하지 못할 경우 투자심리가 극도로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글로벌 주식시장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되는 부분이다. 

지난 밤 뉴욕증시에서도 이같은 신호는 일부 등장했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미 30년물 모기지 금리는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연 3.0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내내 모기지 금리는 코로나19 타격 속에서 하락세를 이어왔지만, 최근 백신 보급과 경기부양책 등으로 경제 전망이 회복되면서 모기지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것.

모기지 금리는 통상 10년물 국채 금리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명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1.55%를 넘어섰는데, 연초 0.92% 수준과 비교하면 급등한 것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10년물 국채금리가 1.5%대를 넘어서면 주식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범위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주식시장은 휘청거리고 있다. 저금리 수혜를 가장 크게 받았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사흘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연초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S&P500 지수의 20일 이동평균선도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나스닥 지수 추이.
나스닥 지수 추이.

"당분간 변동성 장세 불가피...과도한 우려는 경계해야"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증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1.5%대에 진입했고, 금리 상승 기조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라며 "당분간 금리급등의 진정을 요구하는 금융시장과, 지켜보자는 연준간 갈등이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주식시장의 충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강한 경기 성장을 회복하는 국면에서 시장이 적정 수준의 금리를 찾아가는 과정인 만큼 현재의 변동성 장세를 일종의 '성장통'으로 보는 것이 맞다는 것. 

그는 "1.5%대 금리는 부담스럽지만 이것이 주식시장에 충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금리 속등에 대한 불안감이 주식시장에 부담을 주겠지만, 강한 성장 모멘텀이 대기중이라는 점에서 과도한 우려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3월 16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등 대응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인베스터비즈니스데일리(IBD)는 "설령 파월 의장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등의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 하더라도 3월 중순 예정된 FOMC 회의 이전에 이를 언급하고 싶지는 않을 것"면서 "만일 연준이 국채금리와 관련한 우려를 진압하는데 성공한다면 주식시장은 랠리를 재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는 "연준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채택한다면 나스닥 중심으로 주가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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