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롯데·현대·신세계’도 눈독 들이는 이베이코리아 SWOT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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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롯데·현대·신세계’도 눈독 들이는 이베이코리아 SWOT분석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3.05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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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업계서 16년 연속 흑자 '유일'
영업이익률 점점 낮아져…아쉬운 부분
가파르게 성장하는 이커머스 시장은 기회
네이버쇼핑·쿠팡의 무서운 성장 속도 '위협'
사진=이베이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이베이코리아 매각과 관련해 대형 유통기업, IT기업, 사모펀드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 태세다. 사진=이베이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몸값 5조’가 거론되는 이베이코리아(G마켓, 옥션, G9 운영) 인수전이 유통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오는 16일 예비입찰을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카카오·신세계에 이어 롯데그룹과 현대백화점도 주관사로부터 투자설명서(IM)를 받아가며 오는 예비입찰 준비 작업에 나섰다.

국내 전통 유통 3사는 물론 이커머스 사업 세력을 키우고 있는 IT기업, MBK파트너스·KKR· 칼라일 등 대형 글로벌 사모펀드(PEF)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모양새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했을 시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기는 무엇인지 이베이코리아의 SWOT분석을 통해 살펴봤다. 

강점(Strength): '스마일' 서비스에 기반한 16년 흑자

2000년 설립된 이베이코리아는 옥션, G마켓을 인수하며 한국 이커머스 생태계를 만들었고, 지난 2005년 연간 기준 흑자를 달성한 이래 16년간 연속으로 흑자를 내고 있다. 

쿠팡, 티몬 등이 외형 확대에 따른 지속된 투자로 조 단위의 누적 적자를 안고 있는 것과 달리 초기 시장 선점으로 견고한 실적을 보여준다.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갖췄다는 점은 투자자들로부터 매력적인 요소다.

이베이코리아의 흑자 기록 중 가장 큰 이유는 내실 강화 중심의 사업구조 때문이다.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오픈마켓’인 이베이코리아는 온라인 유통 시장 거래액 1위라는 지위를 바탕으로 상품 수수료 매출뿐만 아니라 검색 광고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왔다. 

20년 넘게 쌓여 온 이베이코리아의 고객 데이터도 매력적인 강점으로 작용한다. 유통업체들은 고객의 구매 패턴을 분석해 맞춤 마케팅을 실시하는 게 목표다. 고객이 필요한 물건을 필요한 순간 보여주는 ‘온리 원(Only one)’ 서비스를 진행하기 위해선 사용자 기반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이베이코리아가 제공하고 있는 '스마일' 서비스. 자료=이베이코리아

또한 이베이코리아가 자체 특화 서비스인 ‘스마일’ 시리즈를 진행할 당시, 스마일배송-CJ대한통운, 스마일페이-오프라인 사업장들, 스마일카드-현대카드 등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펼쳐 초기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었다. 

특히 ‘스마일클럽’은 업계 최초 유료회원제로, 최저가 물품을 찾아다니는 고객을 묶어두고 안정적인 고정수익을 마련했다. 이베이코리아 측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스마일클럽 회원은 300만 명 정도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그동안 지속했던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쿠팡, 11번가 등 다른 이커머스 기업들과의 차별점”이라면서 “단순히 상품 판매 수수료만으로 1조 원이 넘은 건 이베이코리아가 최초”라고 밝혔다.

약점(Weakness): 아쉬운 영업이익률 하락

다만 몇 년간 영업이익이 줄어들며 영업이익률 역시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이베이코리아의 약점이다.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성장률은 다른 경쟁업체들에 비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13조250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91% 성장했다. 그에 비해 이베이코리아는 쿠팡과 시장 점유율이 불과 1%밖에 차이가 나지 않음에도 1조5478억 원으로 4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 중인 이커머스 플랫폼(G마켓·옥션·G9)이 3개라는 점 ▲국내 이커머스 생태계를 처음 만들었다는 점 ▲오픈마켓에선 1위, 2위 사업자를 모두 가지고 있다는 점 등을 미뤄봤을 때 코로나19 수혜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성장률은 아니라는 평가다.

영업이익 또한 정체기다. 지난 2015년 801억 원의 영업이익에서 꾸준히 하락해 2016년 670억 원, 2017년 623억 원, 2018년에는 486억 원까지 떨어졌다. 2019년과 지난해는 각각 615억 원, 85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반등했지만 선뜻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상황은 아니다. 

2016~2020년 이베이코리아 실적 추이. 자료=이베이코리아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심상찮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매년 20%이상 성장하는 반면 이베이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10년 영업이익률 20%를 정점으로 매년 하락해 지난해엔 5.5%로 떨어졌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베이코리아는 투자가 크게 이뤄지지 않는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면서 “온라인시장 침투율이 급격하게 증가한 국내시장에서 경쟁체제 심화로 수익성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베이코리아가) 사업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의구심이 생겼을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기회(Opportunity): 국내외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성

한국 이커머스 시장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9년 141조원에서 오는 2024년이면 228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4위인 일본은 물론, 3위인 영국까지 제치고도 남는 수준이다. 

이는 추후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기업에게도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기준 거래액이 20조 원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되면 원매자는 단숨에 시장 3위로 올라서게 된다. 빠르게 증가하는 거래 규모로 매각 대금 회수는 물론, 이익 실현도 단기간에 이뤄낼 수 있다. 

전세계 이커머스 시장의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3.5조 달러(3938조 원) 규모를 기록했던 이커머스(소매분야)시장은 올해 4조 달러(4500조 원) 규모를 돌파, 2023년경엔 6.5조 달러(7313조 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이커머스 시장 이용률 역시 계속해서 증가해 2023년경엔 전체 소매판매의 22%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2~3년 후엔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욱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할 것이라는 뜻이다. 

전체 소매 판매에서 이커머스를 통한 소매 판매 비중이 아직 크지 않다는 점도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기업에게는 좋은 기회다. 다시말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아직 많이 남았다는 거다. 여기에 코로나19의 장기화가 가져온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온라인 쇼핑 구매의 시기를 더욱 앞당겼다. 

삼성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이미 이커머스를 이용했던 소비자들은 더 많이 이커머스를 이용하게 됐고, 과거 온라인 물품 구매 경험이 없던 소비자 또한 이커머스를 경험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규 이용자들의 경험은 단순 1회성 경험을 넘어 추가적인 경험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위협(Threat): 네이버쇼핑과 쿠팡의 무서운 성장세

이베이코리아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은 이커머스 시장 1, 2위를 다투고 있는 네이버쇼핑과 쿠팡이 시장 점유율을 점점 장악해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머지않은 미래엔 네이버쇼핑과 쿠팡의 양강구도로 갈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쿠팡은 빠르면 오는 11일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통해 최대 36억 달러(4조 원) 규모의 공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신고서에도 직접 밝혔듯이 투자와 고용 확대 등으로 몸집을 더욱 키워나갈 계획이다. 

최대 강점인 풀필먼트와 물류센터 확장, OTT서비스 ‘쿠팡플레이’ 강화,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 시장점유율 확대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오픈마켓 사업 모델과 비슷한 방식으로 쇼핑 부문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베이코리아로서는 부담스럽다. 압도적인 플랫폼 파워를 토대로 이커머스 사업을 확장해 나갈수록 이베이코리아의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다. 

현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등록돼있는 소상공인(SME)는 42만 명에 달한다. 반면 이베이코리아는 내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수치로 30만 명 이상이지만, 셀러의 이탈이 빨라지고 있다는 업계의 이야기는 무시하기 힘들다.  

자료=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주요 이커머스 사업자 시장점유율 추이. 자료=유안타증권

이베이코리아는 2009년 G마켓을 인수할 당시 최고 80%에 달하는 점유율을 자랑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 중반부터 11번가, 위메프, 티몬 등이 부상하면서 점유율이 점차 떨어졌다. 최근 5년 사이에는 풀필먼트와 ‘로켓배송’을 업고 전국적으로 세력을 확장한 쿠팡, 국내 압도적 1위 검색 플랫폼을 무기로 부상한 네이버쇼핑과 비교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국 소비자들은 네이버에서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하는 행위가 너무나도 보편화돼 있다"면서 "소비자 구매패턴이 변하지 않거나, 네이버 온라인쇼핑 상품 데이터베이스를 능가하는 경쟁자가 등장하지 않는 한 갈수록 e커머스 시장에서 네이버쇼핑의 경쟁력은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당일 배송을 넘어, 반일 배송을 이뤄내고 있는 직매입 중심의 이커머스 사업자들과는 달리 셀러들의 플랫폼의 역할만을 하고 있는 오픈마켓 사업자들은 배송 경쟁력을 키우기 쉽지 않았고, 자연스레 소비자의 선택이 오픈마켓보다는 직매입 사업자로 넘어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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