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도 ESG 바람, 환경·사회기여 ‘우수’ 평가...문제는 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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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도 ESG 바람, 환경·사회기여 ‘우수’ 평가...문제는 지배구조
  • 안은정 기자
  • 승인 2021.03.04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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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지배구조원, 건설업계 ESG 평가
대형 건설사, ESG 경영 통한 신사업 확보 나서
환경경영(E)사회책임경영(S) 선방, 지배구조(G)는 갈 길 멀어
국내 건설업계가 ESG 경영을 통해 신사업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건설업계가 ESG 경영을 통해 신사업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안은정 기자] 국내 건설업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통해 신사업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나섰다. 지난해 세계를 휩쓴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기업이 속한 사회 발전 없이 지속가능한 경영 역시 이뤄질 수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ESG경영의 중요성이 대두된 까닭이다.

건설사들은 ‘탄소 중립’ 기조에 발맞춰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채권도 발행하는 등 친환경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또 협력사와 상생하는 ESG경영을 내세우며 이미지 쇄신에 나서는 상황이다.

다만 ESG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평가지표인 지배구조(Governance) 부문이 ‘약한 고리’로 드러났다. 건설사가 미래 발전을 위한 동력을 본격적으로 확보하려면 주주이익 강화와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물산 DL이앤씨, 친환경 재생에너지 사업 주력

삼성물산은 작년 10월 국내 비금융사 최초로 ‘탈석탄’을 선언했다.

친환경 경영방침에 부합하고, 글로벌 기후변화 리스크 대응 노력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석탄 관련 투자, 시공 및 트레이딩 관련 신규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기존 사업은 완공 계약 종료되면 순차적으로 철수할 방침이다.

또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등을 중심으로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 확대한다.

DL이앤씨는 ESG 신사업을 생존전략으로 내세웠다. 천연가스와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분야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사업을 추진한다.

현재 DL이앤씨는 수소경제의 중요한 원료로 자리한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마덴 암모니아 플랜트 건설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채권 발행, 친환경 기술혁신 협력기업 상생 강조하기도

ESG경영에서 SK건설의 행보도 두드러졌다. 지난 2월 SK건설은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녹색채권을 공모했고 이를 통해 1조21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녹색채권으로 확충한 자금은 태양광, 연료전지, 친환경 건축물 등 신규 프로젝트에 활용된다.

SK건설 관계자에 따르면 ESG 경영을 선도하기 위해 재원을 확보하고 기술혁신기업과 함께 협력하는 체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작년 7월 건설사 최초로 12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한 포스코건설은 협력사와 함께하는 ESG경영을 강조했다.

포스코건설은 중소건설협력사들을 위한 ‘맞춤형 ESG경영평가모델’을 개발한다. 특히 현재 ESG평가지표들이 대기업 중심이어서 중소기업이 수용가능한 평가모델을 만들어 건설산업 전반에 ESG가 확고히 자리잡게 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기업시민경영 이념에 맞춰 비즈니스 파트너사와 상생하는 모습으로 ESG 경영에 나서고 있으며 친환경 사업의 경우 앞으로 태양열 또는 풍력 발전 사업을 수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장 건설사 ESG 평가 등급. 자료제공=한국기업지배구조원
상장 건설사 ESG 평가 등급. 자료제공=한국기업지배구조원

지배구조(G)개선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건설사들의 ESG 경영 행보는 지표로도 드러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실시하는 ESG평가에 따르면 상장된 건설사 대부분이 환경경영(E)과 사회책임경영(S) 부문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평가 기준은 S, A+, A, B+, B, C, D 총 일곱 등급으로 나뉜다.

다만, 지배구조(G) 부문은 다른 평가항목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과 GS건설만 A등급(총 7단계 중 3단계)를 받았고 삼성물산, DL이앤씨(옛 대림산업),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은 B+로 확인됐다.

지배구조는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해 기업의 지배구조와 주주 권리, 이사회 권한 등을 평가하는 항목이다. 특히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요인인 총수 일가 지배구조가 만연해 ESG 항목 중 가장 취약한 부문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 때문에 주주의 권리를 더 효율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 목소리가 나온다.

김진성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책임연구원은 “보통 B+이상 기업의 경우 이사회의 권리 강화를 위한 방안이 갖춰졌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개선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사회가 경영진에게 자유롭게 자문을 할 수 있고 견제할 수 있도록 독립성을 높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가 권리를 효율적이고 편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기업이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위원들로 이사회를 꾸려야 하고 건설사라면 내부 거래나 일감 몰아주기의 위험도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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