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다시 꿈틀 '게임스톱'...달갑지 않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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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다시 꿈틀 '게임스톱'...달갑지 않은 이유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2.26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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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톱, 최근 이틀간 주가 2배 이상 올라
투기적 성향 강해...전문가들 일제히 '경고' 목소리 높여
밈 주식 급등이 전체 증시 심리 압박할수도
게임스톱 주가가 최근 급등세를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게임스톱 주가가 최근 급등세를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지난달 믿을 수 없는 폭등세를 보이면서 월가를 충격으로 빠뜨렸던 게임스톱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미국의 대형 커뮤니티인 레딧의 주식토론방에서 이른바 '레딧 군단'들이 게임스톱을 다시 언급하기 시작, 주가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레딧 투자자들은 '게임스톱의 두번째 라운드가 시작됐다'며 기대감을 표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보다 더 어리석은 투자는 없다며 경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게임스톱 2라운드 펼쳐지나..최근 이틀간 두배 넘게 폭등

지난 1월 게임스톱의 주가 움직임은 입이 벌어질 정도였다. 10달러대를 유지하던 게임스톱 주식이 불과 2주만에 483달러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행동주의 투자자인 라이언 코언이 게임스톱 이사회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마치 로켓을 탄 듯한 폭등세를 설명하기에는 충분치 않았다.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이른바 '레딧 군단'이었다.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WSB)'라는 주식토론방에서 게임스톱이 거론되기 시작하면서 게임스톱 주식에 매수세가 집중됐고, 주가는 고공행진을 펼쳤다. 

게임스톱 주식은 이후 상승폭을 반납하면서 다시 40달러대로 내려앉아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는 듯 했지만, 이번 주 들어 다시 꿈틀대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게임스톱은 뉴욕증시에서 100% 급등한 데 이어 25일에도 장중 한 때 18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급등세를 보였다.

이후 상승폭을 반납하긴 했지만, 여전히 전일대비 20% 급등한 수준에서 거래를 마치며 100달러대 위로 올라섰다. 이틀만에 두배가 훌쩍 넘게 주가가 튀어오른 것이다. 이는 뉴욕증시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되는 움직임이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역시 레딧 군단이 움직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데이터 집계 회사인 씽크넘에 따르면, 이번주 레딧 커뮤니티에서 게임스톱에 대한 언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씽크넘의 공동 창업자인 저스틴 젠은 "게임스톱 주가가 급등하기 이전 24시간동안 레딧 커뮤니티에서 게임스톱에 대한 언급이 급증한 것을 보았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급등한 표면적인 이유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교체 소식이었다. 기존의 짐 벨 CFO가 사임하고 새로운 CFO로 온라인에 전문화된 인물이 영입된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은 라이언 코언이 당초 요구했던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웠다. 

다만 이같은 기대감은 이틀만에 두 배 이상 폭등한 주가 흐름을 설명하기에는 불충분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짐 크레이머 CNBC 매드 머니 진행자는 "CFO의 교체 소식이 주가 급등의 촉매제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옵션거래도 폭증...투기적 성향 강해

문제는 게임스톱의 주가 움직임이 지나치게 투기적이라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게임스톱의 옵션 거래가 유독 활발히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 24일 게임스톱 주가가 급등하자 이날 옵션거래는 2주만에 최고 수준으로 늘어났는데, 전체 거래량의 60%가 장 막판 90분동안 이뤄졌다. 

더 주목할 부분은 게임스톱 주가가 800달러로 치솟을 가능성에 베팅한 이들이 상당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5일 주식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됐던 게임스톱 옵션은 26일 800달러까지 치솟는데 베팅하는 것이었다. 해당 옵션의 거래 규모는 약 5만2000계약에 달했다. 25일 종가 기준 게임스톱 주가가 108달러 수준이니, 26일 800달러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하루 만에 636% 폭등해야 한다. 수많은 투자자들이 이 가능성에 베팅을 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7번째와 8번째로 활발했던 거래는 다음주 금요일인 내달 5일 혹은 3주 후에 800달러에 도달하는데 베팅하는 콜옵션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계약이 주로 매수됐는지, 매도됐는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움직임은 투기적 성향이 다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인터렉티브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 전략가는 "투기적인 움직임이 걷잡을 수 없는 지경"이라며 "이것은 게임스톱 주식에 대한 광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고 강조했다.

앤서니 추쿰파 루프캐피털 마켓 애널리스트는 "지난 1월 게임스톱이 480달러까지 치솟았던 것은 지금까지 내가 봐 온 것들 중 가장 멍청하고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면서 "오늘 모습은 두번째로 멍청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게임스톱 주가 추이.
게임스톱 주가 추이.

밈 주식의 급등세가 전체 주식시장 압박할수도

전문가들은 투기적인 움직임으로 인해 소위 '밈' 주식이 폭등세를 보이는 것은 전체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를 압박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밈'이란 '모방'이라는 뜻으로, 온라인 상에서 유행어 등을 모방해 새로운 영상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밈 주식'이라고 하면 온라인 상에서 너도 나도 달려들어 투자에 나서는 주식을 말하며, 대표적인 것이 바로 게임스톱이다. 

펀드스트랫의 창업자인 톰 리는 "게임스톱 등 밈 주식의 급등이 또다른 공포 움직임을 일으키는 것은 더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언급했다. 

그는 게임스톱 주가가 흔히 공포지수라고 말하는 변동성지수(VIX)와 같은 흐름을 보이는 점에 주목했다. 게임스톱 주가가 진정되면 전체 주식시장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VIX 또한 낮아지지만, 게임스톱 주가가 급등세를 보일 때 전체 시장 내 공포감이 확산되면서 시장이 급락, VIX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는 설명이다. 

게임스톱과 같은 특정 종목이 폭등세를 보일 경우 헤지펀드는 포트폴리오를 변동하게 되는데, 이것이 전체 시장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CFRA 리서치의 토드 로젠블루스는 "게임스톱의 갑작스런 부활로 인해 패시브 펀드(특정 주가지수에 들어있는 주식들을 편입해 운용하는 펀드)의 3월 포트폴리오 재균형을 앞두고 더 큰 고통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게임스톱 주식을 담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S&P 리테일 ETF(XRT)의 경우 지금까지는 각각의 기업들의 비중을 1~2% 수준을 유지해왔으나, 게임스톱 주가가 급등하면서 균형이 깨지기 시작한 것.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게임스톱이 급격한 움직임을 보이기 이전에는 동등한 비중을 유지하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었지만, 이 종목이 지나치게 빠르게 급등하면서 균형이 깨져버렸다"며 "게임스톱은 현재 5.9%의 비중까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언론에 따르면, 지난 1월에도 해당 ETF 내 게임스톱 비중이 20%까지 부풀어오른 후 게임스톱 주가가 폭락하자 ETF 수익률 역시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씨티그룹의 스콧 크로너트는 "ETF는 특정 종목의 급변동에 대비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특정 종목의 급등락이 지속되면 ETF의 매력도 흐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펀더멘털은 무시한 채 급등세를 보일 종목만 좇기 시작하는 점도 전체 시장에서는 부담 요인이다. 

짐 크레이머는 "투자자들은 이제 어떻게 하면 3배가 뛰어오를 주식을 찾을 수 있을지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모두들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 등 펀더멘털이 탄탄한 기술주)'은 잊어라, 나는 3배를 원한다'고 외치고 있다"고 말했다. 

CNN은 "게임스톱으로 대표되는 밈 주식이 상승세를 보이면 전체 주식시장의 압박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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