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예금·대출 모두 늘었는데… 리스크관리 목맨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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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예금·대출 모두 늘었는데… 리스크관리 목맨 까닭은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2.25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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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저축은행 수신·여신 잔액 전년대비 16.7%, 16.2%↑
저축은행들 예·적금 금리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
코로나19로 인한 리스크 관리 필요성 증가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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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저축은행이 지난해 예금과 대출 모두 늘었다. 그러나 마냥 웃고 있을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금융 리스크가 늘어나면서 예대율을 조절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상호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79조1764억원으로 전년대비 16.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신 잔액은 77조6675억원으로 16.2% 올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기준금리 동결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해석한다. 시중 은행들의 수신금리가 0%대를 찍은 상황에서 비교적 높은 예·적금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으로 돈이 몰렸다는 시각이다. 이날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했다. 

대출이 늘어난 것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보인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비롯해 서민 대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역마진을 우려하고 있다. 역마진이란 금융기관의 예금 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낮은 현상을 의미한다. 역마진 해소를 위해 업계에서는 최근 예·적금 금리를 낮추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예금이 많이 들어와서 운용이 어려우면 예금금리를 내려서 들어오는 금액이 줄어들도록 한다"며 "금리를 낮추면 수요가 자연스럽게 내려가도록 돼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2개월 기준 저축은행의 평균 정기예금과 적금 금리는 각각 1.81%, 2.42%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18일부터 12개월 이상 정기예금 금리를 연 1.8%에서 1.7%로 0.1%포인트 낮췄다. OK저축은행도 지난 17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연 1.7%에서 1.6%로 0.1%포인트 내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올해 저축은행과 카드사 등 제2금융권에 대한 대출총량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대출총량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대출이 급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신잔액이 늘어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금융위원회는 올해부터 저축은행에 예대율 100%를 적용하고 있다. 예대율은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잔액의 비율을 의미하며, 이 비율을 초과하면 영업 제한을 받는다.

현재는 예금잔액이 79조원, 대출잔액이 77조원으로 비교적 양호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총량규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서 무작정 대출을 해주면 금융당국에서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며 "저축은행이나 카드사는 서민들이나 중저신용자들이 이용하는 대출이기 때문에 이를 막으면 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금융사에 대한 부작용이 생겨서 대출총량규제를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예금 잔액이 저축은행 전반적으로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코로나19 리스크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 지금 당장 대출상품을 새로 출시하거나 금리를 조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같은 문제가 걸려 있고 리스크도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대출을 늘리거나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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