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흥’ 역대급 주택 공급…집값 안정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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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흥’ 역대급 주택 공급…집값 안정화 "글쎄"
  • 안은정 기자
  • 승인 2021.02.25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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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흥지구 여섯 번째 3기신도시 선정
분양 대기 수요 급증, 토지보상금으로 시중 유동성 장세 이어질 우려 있어
전문가 "단기적 시장 안정화 효과는 미미"
부산 대저지구·광주 산정지구 택지 개발 과유불급이라는 주장도
경기도 시흥 과림동 일대 전경.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시흥 과림동 일대 전경.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안은정 기자] ‘광명·시흥’에 주택 7만호가 추가로 들어선다.

여섯 번째 신도시로 낙점된 ‘광명·시흥’ 지구는 주택 공급량이 가장 많은 남양주 왕숙(6만6000호)도 뛰어넘어 벌써부터 역대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개발구상과 교통대책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돼 해당 지자체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이지만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4일 2.4공급대책 후속조치로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1차 신규택지로 광명·시흥 지구, 부산대저 지구, 광주산정 지구 등 3곳이 선정됐다. 각각 주택 7만호, 1만8000호, 1만3000호가 공급된다.

‘광명·시흥’ 지구는 서남권 발전의 거점이 되는 자족도시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서울 여의도에서 불과 12km 떨어진 곳에 있어 직주 근접성이 좋고 1·2·7호선과 신안산선, GTX-B, 제2경인선 등이 들어서면 여의도와 서울역까지 25분 이내로 이동할 수 있다.

국토부 발표와 관련해 광명시와 시흥시에서는 대체적으로 반기고 있다. 각 지자체는 정부 대책에 적극 호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8·4공급대책’ 발표 당시 신규 택지 후보로 꼽혔던 ‘과천정부청사’와 ‘태릉골프장’이 위치한 지자체의 반응과는 대조적이다.

'광명시흥'지구 위성에서 바라본 모습. 사진캡쳐=네이버지도
위성에서 바라본 '광명시흥'지구모습. 사진캡쳐=네이버지도

토지보상금 풀리면...시중 유동성 장세 변수로 작용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발표와 관련해 분양 대기 수요가 몰릴 수 있어 광명시흥 지구의 전세 시장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청약 조건을 맞추기 위해 단기적으로 전세 잠재수요가 폭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3기 신도시가 발표된 후 사전청약 대기수요로 인해 전세난이 불거진 바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연구위원은 “신도시 발표에 따라 분양 대기수요가 발생하면 단기적으로 전세난이 심해질 수 있는 우려는 있다”며 “공급대책은 중 ·장기대책에 해당하니 단기적으로 전세난을 완화하거나 잠재 수요를 줄여주는 단기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기존 공공택지개발보다 주요 기능들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어 기대감이 커진 만큼 임대시장의 불안정 장세는 공급이 가시화하기 전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어 임대시장의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개발에 따라 풀리는 막대한 토지보상금을 배분하는 방식도 주요 문제로 꼽힌다. 부동산개발전문업체 지존에 따르면 3기 신도시 개발로 풀리는 토지보상금은 약 33조원에 달한다.

토지 보상은 현금 보상과 대토 보상(현금 대신 다른 토지로 보상)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현금 보상이 이뤄질 경우 시중 유동성 장세로 부동산 시장이 과열될 수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수십 조원에 달하는 토지보상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면 아파트 값이 뛸 수밖에 없다”며 “예전에는 대토 보상으로 토지보상금이 주어졌다면 지금은 과거와 달라 강남 아파트 수요로 몰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 안정화 효과는 글쎄…

이번 광명 시흥 신도시를 두고 전문가들은 당장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기존에 발표된 3기 시도시의 진척 사항을 보면 토지 소유주들과 합의, 토지 보상 문제가 남아 있고 공급이 덜 가시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는 있어도 단기적인 시장 안정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번 신규택지가 당장 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불러온다면 기존의 대출 규제를 완화해도 될 텐데, 대출을 옥죄고 있는 것 자체가 시장이 불안정하다는 방증”이라며 “만약 규제를 완화할 경우 기존에 ‘영끌’을 하지 못했던 수요가 대거 쏟아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부산 대저동과 광주 산정동을 신규 택지로 묶어 개발하는 것은 과유불급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미 저출생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인 데다가 집값이 올라 과수요가 발생해 주택이 부족해 보이는 현상이 나타날 뿐 지방에서는 공급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최근 지방 대학교의 대규모 정원 미달 사태만 보도라도 인구감소화 현실이 되고 있다며 한국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는 수도권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부산 대저와 광주 산정까지 개발하는 대책이 당장 필요한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어 “공급 대책은 숫자보고서가 아니라 신뢰도와 일관성을 바탕으로 인구 변화와 향후 주택시장의 안정까지 감안해서 지역별로 철저하고 정확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먼저 발표한 3기 신도시 물량과 공공주도 개발까지 감안하면 2025년부터 2030년까지 공급 과잉이 이어질 수 있어 집 값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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