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에 묶여버린 테슬라 주가...갈수록 꼬이는 투자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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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에 묶여버린 테슬라 주가...갈수록 꼬이는 투자전략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2.2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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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급락하며 테슬라 주가도 23일 한 때 13%까지 폭락
테슬라, 비트코인에 15억달러 투자... 비트코인 급등락 따라 휘청
전문가 "비트코인은 테슬라의 양날의 칼...EV 성장비전 무색해져"
일각에선 비트코인 장기적 상승 흐름 기대...테슬라 주가도 긍정적 전망도
테슬라 주가가 비트코인 가격에 연동되면서 주가 전망이 더욱 복잡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테슬라 주가가 비트코인 가격에 연동되면서 주가 전망이 더욱 복잡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 대한 주가 전망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테슬라가 비트코인에 15억달러(약 1조6800억원) 투자를 결정하면서 사실상 비트코인 가격에 테슬라 주가가 연동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의 열렬한 지지자임을 자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에 비트코인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데다, 최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강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극도로 높아진 상태다. 테슬라 역시 주가가 출렁이고 있어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5만8000달러 뚫었던 비트코인..이틀만에 4만5000달러까지 추락

불과 이틀전인 22일(한국시간) 5만8000달러 벽까지 뚫었던 비트코인은 24일 오전 한 때 4만5000달러선까지 내주면서 이틀만에 20%가 빠졌다.

그간 고공행진을 펼쳐온 데 따른 부담감이 존재하던 상황에서 옐런 장관의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옐런 장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주최 '딜북 콘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이 거래를 수행하기에 극도로 비효율적"이라며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고 변동성이 극도로 높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들은 비트코인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머스크의 발언도 비트코인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머스크는 지난 20일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좀 비싸 보인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와 관련해 "개인 투자자와는 달리 정상 영업시간을 따르는 기관 투자자들이 머스크의 트윗에 22일 반응을 보이며 가격이 하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문제는 테슬라 주가 역시 비트코인과 꼭 닮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테슬라는 지난 22일 주가가 8.5% 이상 급락한 데 이어 23일 장 중 13%까지 빠졌다. 이후 낙폭을 다소 줄이며 2.2% 떨어진 698달러대에 거래를 마감, 700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테슬라 주가는 장 중 619달러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지난해 12월22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테슬라가 지난해 12월21일 S&P500 지수에 편입된 점을 감안하면, S&P500 편입 이후의 상승폭을 모두 반납한 셈이다.

결국 머스크가 '비트코인 가격이 높다'고 언급한 것이 비트코인 가격을 뚝 떨어지게 만들었고, 테슬라 주가 역시 두달 전 수준으로 되돌렸다고 봐도 무방한 것이다. 

전문가들 "테슬라와 비트코인 묶여...변동성 커졌다"

테슬라 주가가 비트코인과 연동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월가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변동성이 더욱 커졌다고 입을 모은다. 

심지어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에 대해 '현명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던 애널리스트까지 "안전벨트를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웨드부시증권의 대니얼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디지털 금'을 보유한 첫 달동안 10억달러의 장부상 이익을 냈지만, 이번 주에 보듯 이제는 리스크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주가가 비트코인 가격에 연동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테슬라 주가의 근본적인 스토리였던 전기차 성장 비전이 무색해질 수 있는 리스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는 "테슬라의 이야기에 위험과 변동성이 더해졌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머스크의 트윗 발언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내놨다. 

에릭 로너건 M&G 펀드 매니저는 "머스크의 트위터가 우려할만한 원인"이라며 "CEO의 영향력은 그들이 제조하는 자동차보다 10배 더 크다는 점에서 볼 때 투자관점에서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매우 매우 위험한 영역임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크립토 트레이더(The Crypto Trader)의 저자인 글렌 굿맨 역시 "이것은 가상의 산불"이라며 "나무가 바싹 말라있는 상황에서 불꽃이 튀었는데, 머스크가 바로 그 불꽃이었다"고 언급했다. 

테슬라 주가 추이.
테슬라 주가 추이.

테슬라 주가 전망은

비트코인에 대한 전망이 서로 엇갈리는 만큼 테슬라의 주가에 대한 전망도 극과 극으로 나뉜다.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2017년 2만달러에 육박하던 상황에서 이듬해 80% 이상 폭락한 것을 언급하며 "10%의 변동성은 암호화폐에서 드물지 않은 현상"이라고 말한다. 랠리를 펼치기 위해서는 조정이 필요하고, 현재 수준과 같은 조정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것. 

바벨 파이낸스의 설립자이자 CEO인 플렉스 양은 "현재 시장은 극도로 과열돼있고, 비트코인은 4만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엘맥스 디지털의 조엘 크루거 전략가 역시 "조정은 기존 투자자들의 포지션을 늘릴 수 있는 엄청난 기회이자, 새로운 참여자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토로(eToro)의 가이 허쉬 담당자는 "비트코인의 최근 하락세를 보인 기간 동안 비트코인의 신규 포지션이 26% 더 많이 개설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의 가격 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는 기관 투자자들 및 개인 투자자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상승 가능성에는 의심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지속될 수 없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CNBC는 "많은 회의론자들은 비트코인이 본질적인 가치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역사상 가장 큰 거품 중 하나라고 경고한다"고 보도했다. 

JP모건은 앞서 "급격한 주식 하락기에 가장 신뢰할 수 없는 헤지 수단"이라며 비판했다.

인도의 워런 버핏이라 불리는 억만장자 투자자 라케쉬 준준왈라 역시 "비트코인이 5달러가 된다 해도 절대 안산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월가 전략가들은 테슬라의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하라는 의견도 내놨다. 

테슬라 주가의 변동성 확대를 우려했던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결국 테슬라는 비트코인이 아닌 전기차의 성장을 통해 향후 수개월간 1조달러에 달하는 가치를 갖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을 필두로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본다"며 "이것이 테슬라가 향후 10년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는 이유임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비트코인이 2021년 테슬라의 성장 스토리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지만, 이것은 곧 지나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다만 테슬라에 대한 투자에 있어서 비트코인을 배제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발렌틴 반 니우번회의젠 NN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NNIP)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테슬라가 친환경적인 전기차를 생산해 세계 자동차 배출량을 줄이겠다고 오랜 기간 이야기해왔지만,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결정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채굴을 위해 엄청난 전력 소모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탄소 배출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ESG 경영과는 모순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ESG 경영을 중요한 투자 요인을 삼고 있는 적지 않은 기관 투자자들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이들이 테슬라에 대한 비중을 변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비트코인은 테슬라에게는 양날의 칼을 의미한다"며 "많은 기업들이 암호화폐를 수용함에 따라 이 회사 주가에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테슬라의 성장 전략을 무색하게 만든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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