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와 혁신기업]⑨ 애플과 아마존을 성공으로 이끈 핵심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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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와 혁신기업]⑨ 애플과 아마존을 성공으로 이끈 핵심 가치
  • 이영원 미래에셋대우 이사
  • 승인 2021.02.23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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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원 미래에셋대우 이사] 21세기 들어 혁신기업의 대표주자들 가운데 애플과 아마존은 가장 높은 빈도로 거론되는 기업 중 하나일 것이다.

현재 전세계 기업 중 시가총액 수위를 다투는 기업들이기도 하고,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와 아마존의 풀필먼트 서비스, AWS, 알렉사 등 혁신의 대표적 아이콘을 다수 보유한 기업이기도 하다. 스티브 잡스와 제프 베조스는 가장 혁신적인 기업가로 항상 거론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시장의 평가인 시가총액이 가장 큰 기업으로, 애플과 아마존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여러 요인들 중, 재무지표, 숫자의 이면에 존재하는 각 기업의 핵심 철학, 핵심 가치에 대해 알아보자.

현대 광고사 획을 그은 애플의 'Think Different'

애플의 핵심 철학, 핵심 가치는 'Think Different'라는 슬로건으로 집약된다. 이 슬로건은 1997년 쫓겨났던 스티브 잡스가 애플로 복귀한 뒤, 시작된 마케팅 캠페인의 일환이었던 광고에 실렸다. 이 'Think Different'편은 TV용 동영상 광고와 인쇄 광고가 함께 진행되었다. 애플의 모든 광고 가운데 가장 유명했고, 어쩌면 현대 광고사에 한 획을 그은 유명한 광고이기도 하다.

“Here’s to the crazy ones.”로 시작되는 광고의 대사를 우리말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여기 미친 이들이 있습니다. 부적응자들, 반항아들, 사고뭉치들 네모난 구멍에 박힌 둥근 말뚝 같은 이들, 세상을 다르게 보는 사람들, 그들은 규칙을 싫어합니다. 또 현실에 안주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당신은 그들을 인용할 수도 있고,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찬양할 수도, 비난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할 수 없는 일이 딱 한 가지 있습니다.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세상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인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어떤 이들은 그들을 미쳤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그들에게서 천재성을 봅니다.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을 만큼 미친 사람들, 바로 그들이 실제로 세상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다른 것을 생각합니다."

 

아인슈타인, 밥딜런, 마틴 루터 킹, 존 레논, 무하마드 알리, 마하트마 간디, 파블로 피카소 등등의 모습이 배경에 깔리면서 소개되는 위의 대사는 애플이라는 회사의 철학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애플의 'Think different' 광고

이 광고를 처음 소개하는 스티브 잡스의 연설도 동영상으로 공개되어 있는데, 잡스는 “마케팅은 기업의 가치에 관한 문제”이고, 애플의 핵심가치를 설명하기 위해 마케팅 광고를 만들었다고 설명하면서 애플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을 지원하고 애플 스스로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 존재한다는 핵심철학을 제시한다.

이때 제시된 애플의 핵심가치, 철학은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이후 출시된 애플의 주요 제품에 구현되어 있음은 물론, 구독자 모델을 도입해 사업구조를 바꿔가고 있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중이다. 스티브 잡스의 뒤를 잇는 팀 쿡은 잡스의 1주기 추도식에서 이 Think Different 광고를 함께 보면서 그 유지를 강조한 바 있다.

추가적으로 Think Different가 한국에 번역되어 소개될 때, 주로 “다르게 생각하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법적으로 보다 정확한 표현인 Think Differently 가 아닌 것은 “Think (Something) Different”로 이해해야 한다고 잡스의 자서전에 설명되고 있다.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생각하라는 말일 것이다. 그리고 그 슬로건은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아이폰이라는 걸출한 제품을 인류에게 안긴 바 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미친 사람들의 성과인 것이다.

아마존 '가장 고객중심적인 회사가 되자'

아마존의 핵심가치는 그들의 비전(Vision)에 잘 표현되어있다. “지구상의 가장 고객 중심적인 회사가 되자(To be earth’s most customer centric company)”라는 비전이 핵심 철학으로 유지되면서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시장의 절대강자로 올라설 수 있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아마존은 창립이래 이익을 내고 배당을 하기보다는 성장을 위한 내부투자에 집중해왔고 이는 모두 일관되게 고객 지향적인 관점에서 결정이 내려졌다.

유명한 제프 베조스의 냅킨 스케치 – 플라이휠(flywheel)이라 불리우는 – 를 통해 아마존의 비전이 구체적인 경영전략으로 반영되고 이는 것이다. 아마존의 신규 사업은 모두 이 플라이 휠의 선순환 구조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검토된다.

제프 베조스의 냅킨스케치. 이에 따르면 낮은 비용구조가 저가상품을 가능케 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인다. 이는 또다른 고객을 불러 기업의 협상력을 높이고 우수한 공급사를 선정할 수 있게 돼 고객만족으로 이어진다. 이 스케치엔 '이익'이란 단어는 없다.

여기에는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비용과 판매가격, 방문자, 판매자의 수와 고객선택(제품의 다양성), 고객경험은 포함되어 있지만 어디에도 이익(Profit)은 존재하지 않는다. 고객 가치를 중심으로 성장을 추구한다는 핵심철학이 경영전략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2000년대 들어 아마존의 매출성장률이 20%대 이상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익규모는 정체된 상태를 보이다 2018년 이후에야 이익규모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것도 이러한 핵심철학 아래 아마존이 존재해 왔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매출대비 순이익률은 2010년대 들어 1%를 넘지 못하다 2018년에 4%로, 2020년에야 5%를 넘어서게 된다.

하지만 소비자 만족도 조사결과(ACSI)는 2000년 이후 80%대를 꾸준히 유지하며 성장의 핵심동력이 되고 있다. 성장의 결과는 시장지배력이다. 2019년 말 기준 미국 전자상거래시장에서 아마존이 차지하는 비중은 52.4%에 달한다.

성공의 역사를 만들어낸 혁신기업의 성장 스토리에는 일관되게 유지되는 기업 고유의 핵심철학이 존재하고 이를 이해하는 것은 재무지표를 넘어선 성장에 대한 전망을 공유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정량적인 분석만큼이나 철학에 대한 정성적인 판단도 중요한 투자 요소이다.

 

●이영원 이사는 연세대 경제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마쳤다. 대우증권에서 리서치 업무를 시작해 푸르덴셜투자증권, 현대차투자증권에서 투자전략을 담당했다. 미래에셋대우에 합류한 이후 해외주식 분석업무를 시작, 현재 글로벌 주식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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