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미래] ③로켓배송·플랫폼 경쟁력…해외진출은 당연한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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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미래] ③로켓배송·플랫폼 경쟁력…해외진출은 당연한 수순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2.2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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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위해선 매출 더 커져야…해외 진출 필요
'로켓배송', 아마존도 없는 경쟁력
플랫폼 수출로도 해외 진출 충분히 가능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건물. 사진제공=쿠팡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계기로 해외시장 진출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건물. 사진제공=쿠팡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쿠팡이 11년 만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로 직행한다. '만년 적자 기업'이라던 쿠팡 기업가치는 500억 달러(55조원)를 상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통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으로 확보한 투자금으로 쿠팡이 아마존을 벤치마킹해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 전망한다. 3편에 걸쳐 쿠팡의 미래를 분석한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쿠팡이 이르면 3월 안으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면서, 머지 않은 미래에 미국 아마존, 중국 알리바바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들과 경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쿠팡은 세계에서 가장 거래 규모가 큰 뉴욕증시에서 조(兆) 단위의 실탄을 확보하게 되면, 아직 국내 2위인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13%)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펼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지속된 투자로 타 이커머스 기업들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게 될 쿠팡이 이를 발판삼아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범석 이사회 의장은 쿠팡 창업 초기부터 꾸준히 해외진출을 언급했다.
  
다만 쿠팡은 현재 한국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투자를 감당하면서도 적자를 줄이고 이익을 내려면 총매출이 더 커져야 한다. 미국의 1/15에 불과한 국내 시장으로는 쿠팡이 원하는 만큼의 성장을 이끌어내기에 부족하다. 쿠팡의 해외 진출이 필요한 이유다. 

쿠팡맨이
쿠팡맨이 '로켓배송'을 위해 택배를 나르고 있다. 사진제공=쿠팡 

쿠팡만의 ‘로켓배송’ 경쟁력…동남아시장 1차 목표될 수도

쿠팡은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상장 신고서를 통해 “우리 사업을 다른 국가로 확장할 수 있으며, 서비스 현지화를 위해 상당한 자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해외 사업 진출 가능성을 열어뒀다. 

아직 누적적자가 41억1800만 달러(4조5500억 원)에 달하는 쿠팡이 지속적으로 해외 진출을 언급하는 것은 물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장은 꾸준히 신흥 아시아권 진출을 언급해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꾸준히 성장해 오는 2022년 전 세계 전자상거래 거래량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미국 내 온라인 시장 점유율 40%대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아마존은 영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진출국에서도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쿠팡으로서는 동남아시아 시장이 놓칠 수 없는 선택지다. 

쿠팡의 최대 강점 ‘로켓배송’은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 어디에서도 찾기 힘들다. 아마존도 원칙적으로 하루 만에 배송해 주는 프라임 서비스가 있기는 하지만 실제 배송은 2~3일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쿠팡에 합류한 구글 출신 전준희 부사장은 “한국 전자상거래는 주문하면 다음 날 도착한다고 말하니 미국 동료들이 '그건 미친 짓이야'라고 하더라”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쿠팡의 롤모델 격' 아마존도 이뤄내지 못한 물류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해외 진출을 한다면, 쿠팡만의 새벽배송·당일배송 등 획기적인 배송 시스템을 알릴 수 있다.

실제로 동남아 국가들은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고 MZ세대로 대표되는 젊은 세대들의 소비가 증가하면서 빠른 배송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고 있다. 코트라는 베트남 MZ세대에 대해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MZ 세대는 주로 온라인을 통해 소비활동을 하며,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매우 흡사하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동남아시아는 한국과 비슷하게 빠른 것을 좋아하는 문화가 있어 쿠팡의 ‘로켓배송’이 높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를 주력으로 할 경우, 해외 현지에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야하는 등 고려할 사항이 많다. 쿠팡이 자랑하는 배송력은 국내 30개 이상의 도시에 100개가 넘는 물류센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에 대해 “진출할 국가의 물류 사업자와 제휴를 맺거나, 인수합병(M&A)의 방법 등을 통해 (해외로) 진출해 ‘로켓배송’을 선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 쿠팡 물류센터 전경. 사진제공=쿠팡
인천 쿠팡 물류센터 전경. 사진제공=쿠팡

단 한 명의 이동 없어도 해외 진출 가능

또한 이커머스는 IT 기반의 플랫폼으로 이뤄지는 사업이기 때문에 해외에 오프라인 거점을 두지 않고도 현지 진출이 가능하다. 사업의 해외 진출에 있어서 특별한 물리적 제약이 없다는 뜻이다. 

예컨대,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 내 진출할 국가의 현지 언어를 지원하면 타 국가 소비자도 역직구를 통해 국내 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 현재 쿠팡은 직접 해외 상품을 소싱해 판매하는 ‘로켓직구’ 서비스를 통해 600만개 이상의 미국 상품들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또한 ‘로켓제휴’로 셀러들을 모집하고,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대표되는 일종의 툴(Tool)을 판매할 수도 있다.

쿠팡은 수 조원의 투자와 시행착오 끝에 ▲빅데이터·AI·머신러닝 등 IT 기술을 활용한 온라인 플랫폼 ▲‘라스트 마일(Last-Mile)’을 위한 대형 물류센터 구축 ▲‘락인 효과’를 위한 유료정기회원 서비스 ‘로켓와우’ ▲쇼핑과 콘텐츠를 결합한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여기에 배달서비스 ‘쿠팡이츠’, 간편결제 서비스 ‘쿠페이’까지 국내에 안착했다. 즉, 많은 영역의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진행시켰던 쿠팡의 사업 노하우와 기술력을 수출할 수 있는 것이다. 

김범석 의장은 지난 2019년 말 CNBC 인터뷰를 통해 “높은 도시화와 극한의 인구밀도, IT의 기반 등 한국의 환경은 많은 지역과 소비자들, 특히 아시아 지역이 현대화함에 따라 앞으로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쿠팡이 해외 진출을 염두해두고 있는 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 등 동남아 온라인 시장은 높은 모바일 보급률 등의 영향으로 연평균 30%가 넘는 고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커머스와 ‘라스트 마일(유통업체의 상품이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의 전과정)’ 서비스를 갖출 만한 여건이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김대종 교수는 “쿠팡은 사실상 베이징, 상하이, 선전, 싱가포르 등에 지사가 있고, 동남아시아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면서 “배달의민족이 싱가포르에 진출한 것처럼 쿠팡도 당연히 (해외 진출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쿠팡은 당분간 해외진출 보다는 국내에서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전략을 상장 신고서를 통해 밝혔다. 따라서 해외 진출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해외로 나간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아마존·알리바바·징둥닷컴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자사의 막대한 자본력을 가지고 세계 곳곳에 진출해 있다.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은 이커머스 시장 규모 1위인 중국을 장악하고 있고, 아마존 역시 2위인 미국 시장을 꽉 붙들고 있다. 

법인을 세우는 등의 직접 진출 대신 현지 관련 업체들의 자본 인수나 플랫폼 수출 등을 통한 간접적 진출이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서용구 교수는 “쿠팡은 테크 기업이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기술과 플랫폼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면서 “단 한 명도 해외로 넘어가지 않고 한국에서 그 나라의 유통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쿠팡이 지난 1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S-1)에 소개된 쿠팡. 사진=SEC
쿠팡이 지난 1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S-1)에 소개된 쿠팡. 사진=S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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