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리포트] 日 패닉, 匠人정신 마저 실종...'토요타 납품업체 20년간 데이터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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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리포트] 日 패닉, 匠人정신 마저 실종...'토요타 납품업체 20년간 데이터 조작'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 승인 2021.02.18 17:0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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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케이신문, "메이드 인 재팬의 신용, 흔들리고 있다"
완성차업체 "워낙 방대한 납품물량...리콜 못한다"
브레이크 업체가 오랜 기간 대량의 검사 데이터를 조작
해당 업체는 국내외 유명 자동차 제조사에 브레이크 제공
리콜 거절, 어려워진 완성차업계 경영 상황 때문이라는 지적도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일본의 토요타·닛산, 미국 GM에 브레이크를 납품하는 차량용 브레이크 생산업체 ‘아케보노 브레이크공업’이 지난 20년간 11만건의 데이터를 조작한 것이 드러났다. 이 회사의 현재 최대주주인 토요타역시 이번 불량 브레이크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그동안 이 회사 브레이크를 납품받은 완성차 업체들은 브레이크 수량이 워낙 방대해 리콜에 대해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미야지 야스히로 아케보노 브레이크 공업 사장은 지난 16일, “브레이크라는 안전의 근간에 관련되는 제품을 제공하는 기업으로써 결코 일으켜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큰 걱정과 폐를 끼쳐 깊이 사과한다”고 고개 숙였다. 하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1929년 창업한 ‘아케보노 브레이크 공업’은 일본뿐만이 아니라 구미 지역과 중국, 동남아시아에도 거점이 있고 약 6700명의 종업원이 있는 일본내 중견기업이다. 주로 자동차용 브레이크를 중심으로 생산해 토요타와 닛산, 미국 제너럴 모터스(GM)를 중심으로 여러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브레이크 패드의 일본과 미국 시장 점유율은 40%에 이른다. 최대 주주는 토요타이며 독일의 대기업인 ‘로버트보쉬’와도 제휴하고 있다. 또, 자동차뿐 아니라 신칸센 브레이크 라이닝 등 철도 차량용 브레이크도 생산하고 있다. 신칸센의 비상용 브레이크는 1964년 이후 계속 제공하고 있고 매우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이런 중견 업체가 지난 20년간 약 11만 건의 브레이크 검사 데이터를 조작한 것이 밝혀진 것은 일본 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 토요타가 최대주주인 아케보노 브레이크 공업의 경영진이 브레이크 검사 조작에 대해 16일 사과했다. 사진=NHK 'NEWS7'화면 캡처.
일본 토요타가 최대주주인 아케보노 브레이크 공업의 경영진이 브레이크 검사 조작에 대해 16일 사과했다. 사진=NHK 'NEWS7'화면 캡처.

일본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면 구체적인 조작 정황은 지난 2019년 10월에 취임한 미야지 사장이 검사 조작이 있다는 내부보고를 받고 조사하면서 드러났다. 즉 미야지 사장 취임이전 20년 가까운 세월동안 데이터 조작은 반복됐던 것이다. 

일본 국내의 모든 공장을 조사한 결과, 야마가타현, 후쿠시마현, 사이타마시, 오카야마현의 4개의 공장에서 제조한 브레이크 부품의 검사에서 내구성 등에 관한 수치를 바꾸거나 과거의 데이터를 사용해 마치 검사를 한 것처럼 위장하는 등의 부정이 11만 4271건에 이르렀다. 게다가 그중에서 거래처인 자동차 업체와 합의한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사례는 4931건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오랜 기간 부정이 발각되지 않은 것은 담당 직원이 오랜 세월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케보노 브레이크 공업’은 과거에 생산한 제품을 재검사한 결과 성능에 문제는 없다고 판단한 것은 물론, 자동차 제조사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는 지적은 지금까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리콜을 시행할 예정은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향후, 검사 내용의 재검토와 교육을 강화해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아케보노 브레이크 공업이 발표한 부정, 자동차용 브레이크 등, 4종류의 제품에서 총 11만 4000 건의 검사 수치 조작 등’이라는 자막과 함께 보도하고 있는 ‘니혼TV 뉴스’. 사진=니혼TV화면 캡처.
‘아케보노 브레이크 공업이 발표한 부정, 자동차용 브레이크 등, 4종류의 제품에서 총 11만 4000 건의 검사 수치 조작 등’이라는 자막과 함께 보도하고 있는 ‘니혼TV 뉴스’. 사진=니혼TV화면 캡처.

이에 18일 지지통신은 ‘왜 리콜이 되지 않는 거야? 아케보노 브레이크가 검사 부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검사 부정에도 리콜이 되지 않는 이유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콜의 기준은 법령으로 정한 안전 기준에 적합하지 않아야 하는데 부품업체와 완성차 업체의 계약에 근거하는 기준은 법령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검사 비리는 계약에 어긋나는 행위지만, 사후 조사에서는 안전 기준에 미달하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고 완성차 업계에서도 인정했다. 또, 리콜은 완성차 업체가 판단하지만, 현시점에서 리콜 움직임은 없다고 지지통신은 보도했다. 이 통신은 또 “부실한 검사가 계속되면 브레이크가 듣지 않거나 망가지는 최악의 사태를 초래할 수 있어 그동안 고품질을 앞세워 온 일본차에 대한 신뢰가 추락할 수 있다”고 지적 했다. 

지난 17일 일본의 언론 매체인 ‘ITmedia 비즈니스’에 의하면 ‘아케보노 브레이크’는 사업 재구축을 위한 구조개혁의 일환으로서 지난해 2~3월에 본사 간접 부문의 조기 퇴직자를 모집하는 한편, 일본 국내에서 4개의 공장을 축소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2020년 12월~2021년 2월에 실시한 조기 퇴직자 모집에서 223명이 지원했고, 이것은 모집 예정이었던 180명을 다소 넘어서는 수치라고 전했다.

18일 산케이신문은 ‘아케보노 브레이크에서는 18년에 구 경영진이 부정을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방치. 현 경영진도 2019년 11월, 보고를 받고 자체 조사에 들어갔지만, 시급성은 없다며 1년 넘게 대외 공개를 꺼려 왔다. 고품질을 외쳐 온 ’메이드 인 재팬‘의 신용은 흔들리고 있다. 그 배경에는 생산 효율을 우선하는 기업 풍토가 있어,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경영진과 사원의 의식 개혁이 꼭 필요하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은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방송 연구를 전공하고, 현재는 '대한일본방송언론연구소'에서 일본 공중파 방송사의 보도 방송과 정보 방송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방송의 혐한과 한국 관련 일본 정부 정책의 실체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 '라미TV'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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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니 2021-02-18 21:50:10
기사 잘 읽었습니다 ^^ 일본은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모르겠네요

2021-02-18 19:38:26
일본이 일본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