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가는 쿠팡, 예상 몸값은 55조…2배나 비싸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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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가는 쿠팡, 예상 몸값은 55조…2배나 비싸진 까닭은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2.1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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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중 상장 예정...기업가치 500억달러로 평가
2020년 매출액 13.3조로 전년비 2배 이상 성장
'매출 성장·사업 확장 능력·소비자 지배력' 3박자
네이버·SSG닷컴 등 경쟁자는 위협요인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3월 중 상장된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쿠팡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3월 중 상장된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쿠팡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한국의 아마존’ 쿠팡이 미국 나스닥이 아닌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추진한다. 쿠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본문만 196페이지에 달하는 상장 신고서(S-1 양식)를 지난 12일 제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쿠팡의 기업가치에 대해 500억 달러(55조4000억 원)를 넘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쿠팡 상장을 알리바바 이후 뉴욕증시에서 최대 규모의 외국기업 IPO 중 하나로 꼽았다.

이는 그간 업계에서 평가한 쿠팡의 기업가치 250억~300억 달러(28조~33조원)의 두 배에 이르는 전망치이며, 쿠팡 내부에서 평가한 400억 달러(44조 원)도 뛰어넘는 결과다. 

쿠팡의 롤모델인 미국 아마존은 1997년 IPO 당시 예상 기업가치가 3억 달러(3300억 원)였다. 전자상거래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감안하고서라도, 쿠팡의 몸값은 놀라운 수준이다.

지난 2014년 9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바바는 뉴욕증시에 상장할 당시 1667억 달러(174조원)의 기업가치로, 구글(3905억 달러)과 페이스북(1939억 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IPO 전 평가받은 기업가치 또한 1680억 달러(186조원)로 실제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에 쿠팡 역시 지금 수준 500억 달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기업가치가 측정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쿠팡을 최대 60조원 안팎의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아마존-중국 알리바바-한국 쿠팡의 IPO 관련 수치. 자료제공=각 사
미국 아마존-중국 알리바바-한국 쿠팡의 IPO 관련 정보들. 자료제공=각 사

쿠팡이 상장을 위해 제출한 신고서를 보면 지난해 쿠팡의 대략적 총 매출액을 확인할 수 있다. 총매출은 119억7000만 달러(약 13조3000억 원)로, 지난 2019년 7조1000억 원과 비교해 2배 넘게 늘어났다. 

당기순손실은 4억7490만 달러(약 5257억원)로 전년(6억9880만 달러) 대비 2억 달러 이상을 줄였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온라인 쇼핑 확대의 수혜를 입은 덕분이다. 

하지만 쿠팡은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꾸준하게 성장 중이다. 2013년 47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후부터 지난해 275배에 달하기까지 그래프 상승 곡선이 한 번도 꺾이지 않았다.

영업수지면에서도 지난 2018년 1조1279억 원의 대규모 영업 손실을 기록한 이후 해마다 적자 폭을 크게 줄이고 있다.

이에 대해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상장을 계기로) 쿠팡은 흑자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 역시 “소매시장 내 쿠팡 점유율이 올해 5.8%에서 내년에는 7.8%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부천에 있는 쿠팡 물류센터.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부천에 있는 쿠팡 물류센터. 사진=연합뉴스

또한 쿠팡은 기존 이커머스 시장 이외에도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쿠팡은 최근 인천, 부산 등 항구에 온도·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특수 물류창고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창고는 일반 물류센터와 달리 상품의 부식, 변형을 방지해주기 때문에 유통업체의 경우 주로 고가의 명품 전용 보관으로 이용된다.

때문에 상품 품질 관리가 철저히 요구되는 명품 직수입 등 새로운 사업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만약 쿠팡이 명품 패션잡화 직매입 사업에도 뛰어들게 되면, 그간 논란의 중심이었던 ‘짝퉁 판매’ 꼬리표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샤넬 가방 가품에 이어 지난해 11월 롤렉스 브랜드 시계 가품을  팔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시계산업협동조합은 "쿠팡에서 팔고 있는 유명 상표 짝퉁 시계가 500여종에 달한다"며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밖에도 특허청에 상표특허들을 지속적으로 출원하면서 공연 예매·여행·보험·클라우드 사업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신고서에도 “4700억 달러(약 520조원)에 달하는 한국의 유통·식료품·음식배달·여행 시장에서 쿠팡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고 했다. 언급된 시장을 더욱 키우겠다는 의미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사진제공=쿠팡​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사진제공=쿠팡​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는 쿠팡의 소비자 지배력도 예상을 뛰어넘는 기업가치가 전망되는 이유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최근 3개월간 쿠팡에서 한 가지 이상 제품을 산 사람은 1485만 명에 달한다. 1년전인 지난 2018년 말 916만3000여 명과 비교하면 이용객이 2년 새 62% 정도 늘었다. 평균적으로 우리나라 사람 3.4명 중 1명이 쿠팡을 이용한 셈이다. 참고로 유통업계 1위인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이용자 수는 837만 명이었다. 

이용자당 구매 금액도 256달러(28만 원)로 전년 대비 59% 늘었다. 유료 멤버십 회원인 로켓와우 고객은 전체 32%에 달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서 2030세대 젊은 층은 물론, 나이많은 어르신들도 쿠팡을 쓰게 되면서 이용자수가 크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주식 투자에 관심이 큰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쿠팡의 미국 상장이 현실화되면 익숙한 쿠팡을 ‘아시아의 아마존’으로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한국에는 SSG닷컴, 네이버스토어, 11번가, 지마켓 등 쿠팡의 뒤를 추격하고 있는 경쟁자들이 많다. 쿠팡은 신고서에 이를 위협요인으로 언급하며 "한국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또 그만큼 가장 경쟁적인 시장"이라고 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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