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협회 “車반도체 품귀 현상, 올 3분기까지 이어질것”
상태바
한국자동차협회 “車반도체 품귀 현상, 올 3분기까지 이어질것”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2.10 11: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차량용 반도체부족...핵심 부품은 MCU
글로벌 MCU 공급의 70%를 대만 TSMC가 담당
미국·독일·일본 정부 대만정부에 증산 요청
생산이 멈춘 자동차 공장. 사진=연합뉴스
생산이 멈춘 자동차 공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10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급 부족 사태에 따른 차량용 반도체 부족문제가 올 3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이날 협회는 ‘‘차량용반도체 수급차질과 대응’이라는 보도서를 통해 “TSMC가 글로벌 공급의 70%를 점유하는 차량 전력제어용 마이크로 콘트롤 유닛(MCU)의 공급 지연이 확산되면서 폭스바겐·도요타·GM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공장 가동 중단이나 생산량 하향 조정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공급차질의 핵심인 MCU의 리드타임(발주부터 납품까지의 소요시간)이 26주∽38주임을 감안하면 올 3분기까지 글로벌 공급 차질이 지속될 거라 전망했다. 

이에 따라 미국·독일·일본 등 각국 정부가 대만 정부에 차량용 반도체 증산을 요청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역시 “공급 차질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 차원에서 주요 생산국(대만 TSMC)에 차량용반도체 증산 협력을 요청하여 단기 물량 확보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단기적으론 TSMC 등의 증산을 대만 정부에 요청하는 등 정부차원의 국제협력 노력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론 국내 자동차 업계와 팹리스, 파운드리 업계 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국내 차량용 반도체 개발과 생산 역량을 확충해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TSMC가 MCU의 70%를 생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체 파운드리 발굴은 1년 이상의 검증과정이 불가피하여 기존 파운드리의 생산 물량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같은 각국 정부의 증산요청을 TSMC가 쉽게 받아주기 어렵다는 점에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각국 정부가 요청해봐야 결국은 풍선효과”라면서 “현재 파운드리 공급부족으로 IT 등 다른 제품용 반도체도 부족한 상황에서 먼저 들어온 주문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지난 2년간 역성장하면서 관련업체가 차량용 반도체 주문을 줄이는 동안 코로나19에 따른 노트북, PC 등 IT제품 수요 증가로 관련 반도체 주문은 늘었다. 파운드리 업체가 보통 1년치 생산 계획을 먼저 수립하는 만큼 갑작스런 물량 증산은 어렵다는 것이다. 더욱이 TSMC 입장에서 차량용 반도체 비중은 7~10%에 불과해 IT향 반도체 대비 수익성이 낮다. 

국내 업체 경우 현대·기아는 협력사가 재고를 미리 확보해 당장 생산차질 문제는 없으나, 한국지엠이 지난 1월 중 특근 취소를 시작으로 2월 부평 2공장 생산량 감축 등 차량용반도체 공급부족 여파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르노삼성은 르노그룹 차원에서 장기공급 관리, 쌍용은 생산물량 감소 등으로 단기적으로 생산차질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업계에서는 이미 생산량 감소가 나타났다. 협회에 따르면 폭스바겐·도요타·GM 등이 반도체 공급차질로 인해 공장 가동 중단이나 생산량 하향 조정을 확대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올 1분기에 중국에서 5만대 감산을 포함한 총 10만대 감산을 예상하며, 아우디는 1만여 명 이상 휴직 등 생산 차질이 확대되고 있다.

도요타는 중국(광저우), 미국(텍사스), 일본(아이치현) 공장에서 생산량을 일시 조절 중이며, GM도 미국, 캐나다, 멕시코, 한국의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생산 차질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그밖에 포드·르노·FCA·혼다·닛산 등도 일시 생산 중단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생산 차질은 통계상으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국의 1월 승용차 판매량은 3.7% 감소하였으며, 특히 재고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2% 감소한 277만대 기록했다. 

협회는 “완성차업체들은 수익성이 낮은 소형차 위주로 감산을 진행 중이며, 상용, 렌탈용 차량의 공급은 현저히 감소되는 추세”라며 “현재는 재고소진과 비인기 차종 위주 감산으로 타격을 최소화하고 있으나, 공급차질 장기화시 주력 모델들의 생산 차질도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올 1분기에만 67만대의 차량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의 경우 폭스바겐, 혼다 등 해외 기업 위주로 5∽14일간 공장 가동 중단에 따라 줄어든 생산량이 25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5만대는 중국의 지난해 총 완성차량 생산대수의 1%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